‘한강 노벨문학상’ 비판 김규나 “악의적 보도로 선동” 언론 탓

지난 13일 페이스북 “파문 예상 못해”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작가 한강(53)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부끄럽고 슬프다”며 폄훼성 발언을 했던 소설가 김규나(56)가 지난 13일, 다시 한번 관련 입장을 냈다. 

이날 김규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팻 머피의 단편 추리소설 <채소 마누라>와 설정이 거의 똑같은 한강의 단편 <내 여자의 열매>엔 밑도 끝도 없이 ‘이 나라는 죄다 썩었어!’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여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우리나라 문단에 포진하고 있는 작가들 거의 대부분의 작품 속엔, 자기들이 발붙이고 사는 이 땅에 대한 악의적인 모욕과 비하가 감춰져 있다’는 후기를 적었다”며 한강의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비판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에 대한 이야기는 더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던진 돌이 어떤 파문을 몰고 올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세상이 나를 말하게 한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그래도 주류, 그래도 메인이라는 <조선일보>에 ‘소설 같은 세상’이라는 칼럼으로 정치적 발언을 해왔다”는 김규나는 “<이코노미 조선>에 ‘시네마 에세이’를 써왔지만 다른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의아해했다.

이어 “무엇보다 소설책 세 권을 내고 산문집도 냈지만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에 경도되지 않은 글을 쓰는 나는 문단서 일찌김치 외면당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 이후엔 동료 작가 하나 없이 외톨이로 견뎌온 처지”라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 10월10일, 밤 9시 조금 넘어 쓴 두어편의 글 때문에 어제오늘 일파만파라는 말을 실감한다. <한겨레> 등 지면을 통해 인용, 비판되더니 MBC, JTBC 등 TV 뉴스 매체를 통해 내 글이 악의적으로 보도되고 알려진 덕분”이라며 “내 글을 신나게 해체, 비판한 기자님들, 편집국은 어떤 의미로 쓴 글이냐고 내게 물어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저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려놓은 글을 멋대로 가져다 박제하고는 천박하게 제목을 달고 개에게 뼈다귀를 던져주듯 ‘감히 노벨상을 받으신 한강님을 비판한’ 김규나에게 달려가 돌을 던져라,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나는 “대체 왜 나 같은 듣보잡, 갑툭튀 무명 글쟁이의 글을 그토록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대중을 광분시키는지 궁금했는데, 이제 답을 안다”며 “내 글이 사실이기 때문이고 너무나 많이 공유된 탓”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어마나, 한국 작가가 노벨상 탔네’하고 축하하고 기뻐하는 분들게 ‘그건 사실 말이지요’라고 작가와 그 작품의 실체를 알려버린 게 내 죄”라며 “노벨문학상을 기점으로 오십팔(5·18 민주화운동)과 사삼(제주 4·3 사건) 미화를 완성하고 한국을 무너뜨리려 했는데 내가 그 위에 재를, 고춧가루를 팍 뿌려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린 글은 퇴고돼 정서된 글이 아니다”라고 밝힌 김규나는 “이렇게까지 퍼질 줄 알았다면 조목조목 훨씬 더 강력해졌을지언정 점잖게 표현됐을 것”이라고도 아쉬워했다.

이어 “그러지 못해 언론이 더 뜯고 씹기 좋았을 테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일반 독자님들 마음에 더 가깝게, 더 강렬하게 느껴졌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며 “언론은 내가 글 속에서 어떤 부분이 역사 왜곡인지는 쓰지 않았다며 거짓을 쓰고 있다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는데 사실은 언급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나는 “오십팔은 명단도 공개할 수 없는 수많은 유공자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의 무장반란을 우리 젊은 군인들이 목숨 바쳐 진압, 국가와 국민을 지킨 사건”이라며 “당시는 광주 사태라고 불렸는데 언제부턴가 민주화 운동이라는 이름의 성역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제주 4·3 사건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탄생을 막으려고 남로당 잔당 세력이 일으킨 무장 반란이고 우리 경찰이 진압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건 모두 진압 과정서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지만 애초에 반란이 없었다면 그 눈물 역시 없었을 것”이라며 “중요한 건 무엇이 먼저인가다. 두 사건 모두, 진압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권력이 죄없는 광주시민을 학살, 무고한 제주 양민을 학살했다고 소설마다 담아낸 한강은 대한민국의 탄생과 존립을 부정하는 작가”라며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6·25 전쟁이 북한의 남침이 아닌 ‘주변 국가의 대리전’이라고 말하기도 했던 작가에게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했다고 칭찬하며 상을 준 노벨 심사위원들도 대한민국의 존재를 부정한 셈”이라고 질타했다.

“가장 편하게 쓴 부분, 그리고 언론이 가장 신나게 깐 부분이 아마도 노벨상 심사위원들이 한강을 선택한 이유가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명단 놓고 선풍기 돌렸을 것’이라는 문장일 것 같다”는 김규나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오래된 진실로 노벨상은 대륙과 인종, 성별을 가려 차례차례 돌려가며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벨은, 특히 문학상은 정치적이며, 어느 대륙서 어떤 피부의 색깔을 갖고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며 “공산주의 치하에서 핍박받으며 고생하다 망명해야 했던 작가 이스마엘 카다레는 공산주의자 피터 한트케가 노벨문학상을 탄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문단과 서점을 장악해 온 유명 작가들의 발언과 작품 속엔, 그들 자신이 나고 자란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은 찾아보기 어려워 작품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 나라는 ‘썩은 나라’ ‘부정한 나라’ ‘미개한 독재 국가’라는 프레임 안에 갇히게 된다”고 우려하면서도 “오늘은 이쯤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차차 한국 문단의 현실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겠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10일, 한강은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한 2024 노벨문학상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작가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이날 한림원은 “역사의 상처를 마주보고 인간 삶의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가의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발표했다.

한강 부친은 한승원 작가로 이상문학상 수상자다. 친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이며, 남동생인 한강인도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리고 있는 문학 집안이다.

김규나는 1968년 서울 태생으로 수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10년간 중등교사로 재직해오다가 지난 2000년 <에세이문학>으로 수필가로 등단했다. 2006년 단편소설로 <부산일보> 신춘문예,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걸었다.

이듬해 제25회 현대수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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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