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0일,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의 한 도로서 테슬라 전기차량이 주행 중 도로 연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30대 남성 운전자 한 명이 사망했다.
사고는 오후 5시45분경 운전자가 도로 갓길의 연석을 들이받은 뒤 멈춰선 후 화재로 이어졌다. 불은 10여분 만인 오후 5시58분에 꺼졌으나 운전자는 차량 내부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날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 후)운전석 안쪽은 연기로 가득 차 있었고, 차량 보닛서 불길이 계속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가 사고 직후 뒷좌석으로 이동해 탈출을 시도하던 중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차량 앞쪽서 불이 나자 뒷좌석으로 이동해 문을 열고 탈출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테슬라 전기차량 모델은 실내서 차량 문을 열기 위해선 도어 버튼을 조작해야 하는 구조로 돼있다. 문제는 레버를 당기면 열리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 방식과는 달리, 직관적으로 버튼을 조작하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테슬라 차주들이 개폐 장치를 튜닝까지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테슬라 차주는 “모델 Y 타는데 직관적으로 (작동이 가능하도록)만들어져 있지 않아 저런 위급한 상황서 당황할 수도 있겠다 싶어 고리를 연결해놨다”고 설명했다.
사망 차주가 수동개폐기의 작동을 숙지하지 못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자신을 모델 Y 차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운전석에 전자식 개폐 스위치 근처에 수동개폐기가 있어 스윽 당기면 열린다”면서도 “다만 숙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모른다”고 설명했다.
다른 테슬라 차주도 “수동 개폐장치가 있지만 없는 것과 다름없어서 따로 달았다”며 “직관적이지 않다면 없는 것과 매한가지다. 차량 자체는 만족하면서 잘 타는데, 왜 문을 저런 식으로 열리도록 했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보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차량이 연석과 충돌로 인한 물리적 손상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비상 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런 이유로 사고 직후 운전자가 뒷좌석으로 넘어가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망사고가 안타까운 이유는 단순한 충돌로 인해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 (충격 등의 사고로 인한)비상시 도어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차량 도어만 열렸더라면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았을 거라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테슬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모델 3의 경우 후면 도어의 포켓 하단 커버를 탈거한 후 케이블을 당기는 방식으로 돼있으며, 모델 X는 스피커 그릴을 제거한 후 드러나는 케이블을 아래로 당긴 후 차량 전방을 향해 이동시켜 래치 해제가 가능하다.
모델 Y의 경우는 후면 도어의 포켓 바닥 매트를 탈거하면 드러는 빨간색 탭을 눌러 커버를 제거한 후 기계식 해제 케이블을 앞으로 당겨야 도어 개폐가 가능하도록 돼있다. 다만, 모든 모델 Y에 후면 도어용 수동개폐 장치가 제공되는 건 아니다.
테슬라 측은 기재된 ‘전력이 없을 때 후면 도어 열기’ 방법을 통해 “모델 Y에 전력이 없는 예외적인 상황서 후면 도어를 수동으로 열 수 있지만, 모든 차량에 후면 도어를 위한 수동 해제 장치가 장착돼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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