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명태균 논란’ 윤 대통령 부부, 국민에게 사과해야

최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논란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명씨가 입만 벌리면 한 달 내에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도 된다고 한다. 일개 정치 브로커의 입에서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가 거론되는 이 나라 정국 흐름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공천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특히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을 입증할 핵심 증거를 쥐고 있는 듯하다.

명씨는 김 여사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난 2022년 5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받았으며,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로 공천에 대해 따졌다는 발언도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에 따라 그는 공천 청탁 관련으로 고발됐는데 검찰을 향해 잡아넣을 건지 안 잡아넣을 건지 감당할 수 있으면 알아서 하라면서 자신의 폭탄선언이 윤석열 대통령을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고 공개적인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기가 막히는 얘기다. 도대체 윤 대통령과 명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일개 정치 브로커에 불과 한 자가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운운한단 말인가.

명씨가 이렇게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탄핵·하야를 들먹이며 공개적으로 협박을 하는데도 대통령실은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윤 대통령이 대선 뒤 명씨와 소통을 끊었다는 원론적 해명만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대통령실의 해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올해 초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가 김 여사와 텔레그램을 주고받았으니 대통령실 해명은 그의 주장이나 관련 상황들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명씨가 밝힌 여권 실세와의 친분은 놀라울 정도다. 그는 2022년 대선 때 윤 대통령 부부를 수시로 만나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하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 전 의원, 안철수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교류했다는 실세 정치인들도 수두룩하다.

현 정부 출범 땐 공직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 여권 내부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길래 실세 정치인도 아닌 자가 활개를 치며 보수 인사들과 그런 친분을 나눴는지 의문이다.

명씨는 또 자신이 윤 대통령 서초동 사저를 여러 차례 방문해 정치적 조언을 했고,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 전 대표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는 자신이 윤 대통령과 안 의원과의단일화를 성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스로 ‘그림자’라고 표현할 만큼 음지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실세들을 줄줄이 만나 조언하고 후보 단일화 등의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보수에는 아직도 공식적 루트가 아닌 비선 인사들에 의존하는 정치 문화가 남아 있는 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이번 공천 파문의 핵심인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명씨 회사 직원 강혜경씨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명씨가 20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 비용 3억6000만원 대신 2022년 6월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따냈다고 주장했다.

강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중대한 문제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가 명씨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면 정치자금 부정 수수에 해당할 수 있다. 20대 대선 뒤 국민의힘이 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엔 명씨가 실시했다는 여론조사가 포함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명씨의 입을 평가절하하면서 거리를 두려 하지만, 공개된 발언 상당수가 김 여사를 겨누면서 자칫 관련 민심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는 윤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여당의 중견 정치인들까지 명씨와 접촉 내지 교류한 사실이 알려져 발언의 파급은 여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여기서 윤 대통령 부부의 허술한 주변 관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선 같은 선거 국면에선 득표 아이디어가 있다는 인물이 속출하기 마련이고, 후보로선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든 만나보고 싶기 마련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이런 사람들의 얘기를 듣곤 했다.

그러나 명씨처럼 대통령 부부와 주고받은 대화·메시지를 과시하듯 공개한 경우는 없었다. 역대 정권에서 보통 이런 일들은 대통령의 힘과 권위가 떨어지는 정권 말에 고개를 들었다. 반면 윤 정부는 임기가 반도 안 지났는데 대통령 부부의 밀실 대화가 봇물 터지듯 터지고 있다.

분명한 건 정권 지지율이 하락한 것과 연관이 있고 대통령 부부가 신중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는 점이다.

작금의 사태는 이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아무런 공적 권한이 없는 대통령 배우자의 공천 개입은 국정 농단에 해당한다. 선출되지 않은 비선 권력이 어떻게 국정을 망치고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가를 우리는 최순실(최서연으로 개명) 사태를 통해 뼈아프게 깨우쳤다.

그러나, 정작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을 잡아넣은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만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권력을 휘두르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또, 검찰이 명품가방 의혹에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건넨 당사자인 최재영 목사에 대해서는 검찰수사 심의위가 기소를 권고했다. 이뿐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 개입 정황이 새롭게 불거지고 있다.

김 여사와 연락한 적이 없다거나 결혼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주장해 온 주가조작 주범들이 김 여사와 여러 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도 공개됐다. 주범 중 한 명이 공범에게 쓴 편지에 김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잡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걱정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금이라도 명씨와 관련된 사안의 진상을 진솔히 해명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사과해야 한다. 또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 등 대통령 주변 관리를 강화할 대책도 시간만 끌지 말고 서둘러야 한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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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