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대담>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 민주당 재집권을 말하다

“정권 붕괴 직전…수권정당 준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 운동권’ 대표 주자다.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DJ)에게 발탁돼 20대라는 이른 나이에 정치에 입문한 그는 제15·16·21·22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4선 중진에 올랐다. 지난 총선에선 상황실장을 맡아 민주당의 조타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는 수석 최고위원으로서 ‘민주당 재집권 플랜’ 밑그림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할 때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심각하다.” 윤석열정부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의 한 줄 평이다. 의료 대란부터 민생, 안보,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이나 남았지만 민주당은 “이대로는 안 된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8·18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재집권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일요시사>는 김 최고위원과 만나 윤정부에 대한 평가와 민주당 2기 지도부의 목표인 재집권 준비에 관해 질문했다. 다음은 김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이재명 1기 체제’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데 이어 이제는 수석 최고위원으로 2기 지도부에 합류하게 됐다. 한 달간의 짧은 소회를 밝혀준다면?

▲비교적 안정적인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워낙 현안이 많아 무척이나 바빴지만 다행히 이 대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새 지도부에 모두 빠르게 적응했다. 그 결과 당 지지율과 대선후보 지지율이 오차 범위 밖으로 기록되는 등 격차를 벌려 안정적인 추세에 접어들었다. 더욱 빠르게 변하는 정국에 잘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석 최고위원으로서 강한 책임감도 느낀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까지 하락하면서 사실상 레임덕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재집권을 준비하는 민주당의 현 상황은 어떤가? 전략을 설명해준다면?


▲지난 전당대회서 말했던 바와 같이 집권 준비에 전속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선이 3년이나 남았지만 사실상 정권은 붕괴 초입에 들어섰다. 서둘러 안정적인 수권 준비의 모습을 갖춰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이런 인식을 갖는 게 첫 번째이자 출발점이기 때문에 이에 기초해 각종 준비 태세를 하나하나 갖춰 나가고 있다.

현 정권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상태기 때문에 정권교체 후 국가를 안정화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게 급선무다. 두 번째는 민생 붕괴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의료 대란이 워낙 심각하니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중도층이 대선 승패를 가른다는 말이 있다. 중도층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민주당의 방안은 무엇인가?

▲대선은 중도층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각 정당의 지지층 등을 포함한 국민적인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우리 당 지지층은 물론 윤정부에 실망한 이른바 ‘합리적 보수’까지 정권교체의 흐름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큰 방향이 필요하다.

이런 시각서 봤을 때 국민의힘은 정당으로서 정책 주도권을 거의 상실했다. 최근에는 정치적 사안뿐만 아니라 지원금, 지역화폐,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같은 민생 이슈에도 반대 혹은 폐지를 주장했지만 실효성이 있는 대안은 아니다. 이에 두루 대처하는 것이 야당의 일이다.

-한국 정치는 이미 한 차례 탄핵 정국을 겪었다. 2016년 박근혜정부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2016년 당시 상황과 조금 다르다고 느껴지는 건 국민이 탄핵 정국을 경험해 본 만큼 그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같은 상황을 되풀이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때 이상으로 심각하고 가망도 없다고 본다.


집권 중반기에 들어섰지만 각종 국정지지도는 벌써 20%대 전후를 나타내고 있다.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이 커지고 있다. 국가를 운영하는 능력, 국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는 형국이다.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최고위회의서 돌연 ‘계엄설’을 띄우셨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현 정권은)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동기와 세력, 사고의 차이가 있는데 이를 막을 방법은 제대로 갖추지지 않았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 경호처장이던 당시 특정 연고, 이른바 ‘충암파(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등학교 출신의 인맥)’와 비밀 회합을 하지 않았나.

“윤, 손대는 족족 문제…국정 운영 능력 없어”
“계엄설 띄운 이유? 용산 세력도 동기도 충분”

용산의 불법적인 군기 위반, 대통령 경호처장 비밀 모임 등 계엄 준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것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에 대해 비이상적인 집착을 보인다. 대통령 본인과 김 여사 주변 인물 몇 명이 피의자 상태인 만큼 자리를 보전하고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권력에)집착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본다.

-최근 야권 곳곳서 탄핵을 언급하는 빈도수가 잦아지고 있다. 주말마다 윤정부 퇴진 집회도 이뤄지는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

▲국민 사이서 탄핵이라는 단어가 광범위하게 나오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정권이 한계가 드러났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셈이다. 오히려 민주당이나 지도부 내에서는 탄핵을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다. 전체 의원 가운데 일부에 해당하는 몇몇 의원이 집회에 참여하는 정도일 뿐, 당 전체의 주된 기류가 탄핵을 말하는 상황은 아니다.

-재집권 과정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될 것으로 보시나?

▲지금까지 그랬듯이 정권교체를 위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다. 지난 총선서 (혁신당 조국 대표가)‘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와 ‘쇄빙선’ 역할을 외쳤기 때문에 선도적 역할이 바람직하겠다.

-혁신당이 ‘지민비조’를 내세웠다지만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 금정구청장 단일화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야권이 갈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정권교체에 대한 큰 대의와 숙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 이 과정서 누군가가 이탈한다면 아마 존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생각할 때 원칙에 어긋난다 싶은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정치권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지금 일어나는 일 중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사안이 많지만 그래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연관된 의료 대란이 가장 심각하다. 가장 절박한 일이기도 하다. 사실 윤정부 자체가 문제다. 정부가 손을 대는 것마다 문제가 터지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4월 총선 이후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도 급박하게 돌아갔다. 각종 특검법과 정부의 개혁안을 둘러싸고 지금까지도 여의도 곳곳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충돌했다. 지난달 3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비롯한 ‘채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법’ 등 3건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면서다.

“하루하루 힘들다” 약자 눈으로 본 세상
“대통령 탄핵, 민주당 아닌 국민이 외친다”

민주당은 즉각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민을 버린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지 않으려면 거부권을 포기하고 특검법을 수용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거부권’ ‘의료 대란’ ‘여사 리스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파열음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도 연일 논란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명백한 국정 농단이라고 말하는데…

▲정황과 증거가 나온다면은 당연히 국정 농단이다. 지금은 의혹이지만 (공천 개입을)시사하는 정황과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본다.


-국회 이야기로 돌아와서, 특검법 통과와 정부의 거부권이 끝없이 반복되는 상황에 국민은 염증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의 해법은?

▲국민의 뜻과 다르게 가기로 작정한 정권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거부권을 쓸 거라고 본다. 현재로서는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200석서 딱 8석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발의했다지만 모든 야당 의원이 특정 법안에 100%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10석 정도가 모자란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는 상황서 민심에 따른 이탈표는 불가피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탈표는 10에서 9석, 8석, 7석으로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이날 대담서 김 최고위원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 나갔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발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답답한 심정을 드러내듯 작게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런 김 최고위원의 목소리가 조금은 부드러워지는 때가 있었다. 대표를 맡은 국회 연구 단체 ‘약자의 눈’을 설명하는 그는 “약자를 돕는 방식이 시대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개인적인 정치 활동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연구 단체 ‘약자의 눈’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데 관련해 간략히 설명해준다면?

▲‘약자의 눈으로 미래를 보는 것이 정치’라는 모토로 2020년 출범한 단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서야 하지만 세상의 변화와 함께하고 미리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됐다. 가령 우리나라가 AI가 주되는 사회로 변하게 된다면 약자를 돕는 방식 또한 바뀌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약자의 눈으로 미래를 보는 것, 이 두 가지를 결합한 결과다.

-약자의 눈을 모토로 한 이유가 있는지?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신념을 글로 풀어낸 것이다. 4년 전에 국회에 18년 만에 복귀했을 때 코로나19가 한창이었다. 그래서인지 국회 연구 단체 대부분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경제적인 이슈를 주로 다뤘다.

‘누가 특별히 챙기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적 약자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연구단체도 하나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만든 단체가 약자의 눈이고, 결과적으로 잘 받아들여져 지난 4년 내내 50개가 넘는 연구단체 중 1위로 선정됐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앞으로의 활동 방향도 궁금하다.

▲지난해에는 지하철 시위를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교통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종교계 지도자와 총리 면담을 실시하고 정부 예산을 반영하는 노력 등을 통해 지하철 시위가 상당 기간 중단되는 성과를 냈다.

물론 모든 요구 사안을 만족하기는 어렵다. 최근 시위가 재개된 것으로 알고 있어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장애인 교통권 확대를 의제로 올릴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단체에 함께하는 의원들의 관심사인 저출생, 위기 청소년, 정보접근성 등을 위한 노력도 함께하겠다.

대담 마치며 김 최고위원은 “하루하루가 참으로 어려운 때”라고 말했다. 그는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주어진 일에 매진하겠다. 너무나도 기본적인 말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김 최고위원은 국민을 향해 “늘 긴장감을 느끼겠다”며 “하나하나 열심히, 또 세심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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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여론은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힘을 실어주면서다. 하지만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간 이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동시에 여론도 뒤집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24년 4월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해 어도어를 독립시키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시 어도어 소속 가수는 아이돌 뉴진스가 유일했기에 분쟁의 크기는 순식간에 커졌다. 상처 입은 톱 아이돌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분쟁, 이른바 ‘민-하 대전’이 2년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민 전 대표가 전면에서 하이브와 이른바 ‘맞다이’를 벌였지만 이후 뉴진스가 직접 판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동시에 빌리프랩 등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어도어의 전 직원,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 등이 전선에 합류했다. 민-하 대전에서 여론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처음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은 민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민 전 대표는 ‘선’, 하이브는 ‘악’이라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뉴진스는 2024년 11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민-하 대전이 시작된 지 7개월 만에 뉴진스가 전면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뉴진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연말마다 발표하는 ‘올해를 빛낸 가수’ 순위에서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성이 높다. 그런 가수가 소속사와 정면 대결을 선택하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뉴진스가 소송 대신 구두로 계약 해지를 선언한 방식이 합당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소속사 간 다툼에 아티스트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갈등의 무대는 정치권으로까지 넓어졌다. 하이브와 뉴진스, 민 전 대표 간의 갈등 양상을 비롯해 연예인의 노동자성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지 인정 해인 혜린 하니 복귀 다니엘 해지 일각에서는 뉴진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점을 국감 때로 보기도 한다. 연예계 갈등을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 전 대표와 뉴진스에 대해 여론은 나름 호의적이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에서 여성 BJ와 만났다는 내용의 사생활 이슈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NS나 기자회견 등 민 전 대표와 뉴진스가 이른바 여론전을 위해 올랐던 무대가 법정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하이브와 어도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등이 연루된 소송은 10여개에 이른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전속계약,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풋옵션 계약,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직원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표절 논쟁에서 시작된 민 전 대표와 빌리프랩 간의 손해배상 소송,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어도어와 돌고래유괴단의 손해배상 소송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론과 법원 판결의 괴리다. 특히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여론까지 뒤집을 정도로 ‘원사이드’ 판결로 이어졌다. 뉴진스 측이 제시한 전속계약 해지 이유를 법원은 단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소송에 법원이 연이어 ‘인용’ 판결을 내리면서 뉴진스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뉴진스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어도어로는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던 뉴진스의 태도가 누그러진 것도 이 시기다. 독자 활동이 완벽하게 막혔고 활동을 위해서는 어도어에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연예계에서는 뉴진스가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론도 뒤바뀌어 실제 뉴진스는 복귀했다. 멤버 5명 모두가 함께 어도어로 돌아가는 ‘완전체’ 복귀는 아니었기에 각종 설이 흘러나왔다. 연예계에서는 판결을 기점으로 멤버들 사이가 갈라진 것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만큼 향후 발생할 손해배상, 위약벌 등이 천문학적 금액에 이를 수 있다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 해린과 혜인이 먼저 복귀했다. 어도어는 두 멤버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세 멤버(하니, 다니엘, 민지)와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하니 복귀, 다니엘 계약 해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민지는 논의 중인 상황이다. 어도어는 완전체를 깨더라도 다니엘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어도어는 다니엘과 그의 가족 1인,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다니엘 등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어도어가 다니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 431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다니엘에게 청구된 소송 액수는 331억원으로 이중 300억원은 위약벌, 31억원은 활동 중단과 광고 촬영 미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이다. 그외 100억원은 민 전 대표와 다니엘의 모친에게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 등으로 인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알려졌다. 다니엘은 지난 12일 어도어로부터의 피소 이후 첫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9분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다니엘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재판 간 연쇄 반응 뉴진스와의 소송전에서 압승을 거둔 어도어는 이제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뉴진스가 이미지 훼손, 금전적 손해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반면, 어도어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지켜냈다. 특히 다니엘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그간의 사정이 드러나면 여론 자체가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도 보인다. 한때 ‘뉴진스의 엄마’로 불렸던 민 전 대표도 코너에 몰렸다. 최근 민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던 돌고래유괴단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도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5년 설립된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홍보 영상 ‘주차장에서 생긴 일’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그 대표인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 감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 측을 상대로 낸 소송액 11억원 중 법인의 계약 위반 10억원이 인정됐고, 명예훼손으로 별도로 제기한 1억원은 기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의 곡 ‘디토’ ‘OMG’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2024년 8월 ETA 뮤직비디오를 ‘디렉터스컷(감독판)’으로 제작해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일이다. 어도어는 “당시 광고주로부터 해당 영상에 대한 컴플레인을 접수했다”며 “뉴진스 관련 영상 소유권은 어도어에 있고 계약서에 명시된 사전 동의 절차가 없었으므로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돌고래유괴단 10억원 배상 판결 주주 간 계약 해지&풋옵션 쟁점 그러자 돌고래유괴단은 ETA 감독판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하던 비공식 뉴진스 팬덤 유튜브 채널인 ‘반희수’에 게시돼있던 뉴진스 관련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어도어는 ETA 감독판 영상에 대한 게시 중단을 요청했을 뿐 뉴진스 관련 모든 영상 삭제는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판 영상을 별도로 게시하는 것에 대한 구두 협의가 있었으며 어도어 측 주장에 “바보 같고 어이없다”고 말한 바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판결이 민 전 대표의 소송에 미칠 영향이다. 민 전 대표는 현재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 및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뉴진스와 어도어가 벌인 전속계약 관련 소송 등도 판결이 나왔을 당시 민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재판에 끼칠 영향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 재판을 열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주주 간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민 전 대표와 전 어도어 이사진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매매대금 지급을 청구한 게 골자다. 이날 하이브는 데뷔도 하지 않은 뉴진스를 위해 어도어에 21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민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민 전 대표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고 하이브에 타격을 주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고의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를 탈취할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고 투자자를 만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2월이면 결론 난다 법적 흐름은 민 전 대표에게 단연 불리한 상황이다. 모든 소송이 민-하 대전에서 파생된 만큼 각각 재판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이 향후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 모친, 민 전 대표에게 제기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돼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