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뻥긋 아냐” 장윤정 ‘립싱크 논란’ 아쉬운 이유

“선 넘네” 등 누리꾼들 비판
업계 일각선 자성 목소리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다수의 가수들이 안무 등을 함께 소화해야 하는 무대에선 상황에 따라 라이브 MR(반주가 녹음된 음원)을 사용하는 때도 있다. 장윤정도 행사 진행 시 춤추며 관객들과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큰 볼륨의 도움이 필요해 댄스곡에 한해 목소리가 반주에 깔린 음원을 틀고 라이브로 노래하고 있다.”

최근 전국 공연에 돌입한 ‘트로트 퀸’ 장윤정 소속사 티엔엔터테인먼트(이하 티엔)가 ‘립싱크’ 논란이 일자 이 같은 입장을 냈다.

지난 1일, 티엔은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깔린 반주를 일부 상황서 사용하기는 하지만, 노래를 아예 부르지 않고 립싱크만 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며 “음원을 틀고 입만 뻥긋거리는 립싱크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간혹 컨디션이 좋지 못하거나 현장 음향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을 때 (라이브 MR)도움을 받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음원을 틀고 입만 뻥긋거리는 립싱크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라이브 MR을 종종 사용한 무대에 대해 “일부 불편하셨을 분들께 사과의 말씀과 이해를 부탁드리며 무대를 더욱더 풍성하게 하려는 선택이었으니 앞으로도 너른 이해 부탁드린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장윤정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 무대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며 “당사와 아티스트는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 더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당부했다.

입장문 발표와 맞물려 립싱크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티엔 홈페이지는 접속 허용량 폭주로 마비된 상태다(2일 오전 9시 기준).

앞서 지난 8월31일, 인천 왕길역서 열린 축제 무대 공연 이후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장윤정이 히트곡 ‘꽃’ ‘옆집누나’ ‘사랑아’ ‘짠짜라’ 등을 불렀는데, 유튜브 무대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들이 립싱크가 아니었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행사비 몇 천 받고 립싱크는 좀 아니지 않나?” “립싱크 티 난다” “트로트 가수가 립싱크하고 그렇게 많은 행사비 받으면 사기 아닌가?” “립싱크는 선 넘었네. 돈이 얼마인데… 등의 댓글을 달았다.

다른 행사장에 다녀왔다는 누리꾼도 “솔직히 행가 가서 립싱크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 “온다고 기대해서 갔는데 정말 진심 성의없었다. 그때부터 별로…”라고 아쉬워했다.

누리꾼들은 “1년 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라이브한다고 자랑하던데…” “별로다, 아니다를 떠나서 너무한 거 아니냐?” “노래 부르라고 돈 줬는데 안 부르는 건 계약위반 아닌가?” 등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목 상태가 안 좋았을 수도 있다. 일부러 립싱크할 리는 없다”는 동정론도 들린다.

우연한 계기로 장윤정의 야외 공연 무대를 봤었다는 한 누리꾼은 “과장이나 왜곡이 없는 해명으로 보인다. 시작 전에 MR 섞어서 부르겠다고 참석자들에게 미리 공지했다”며 “장윤정에게 호의적인 게 몇 번의 공연 모두 계약된 3곡 이상(최대 9곡) 부르고 갔던 기억이 있다. 콘서트도 아닌 야외 공연서 이렇게까지 불렀던 톱가수는 본 적이 없다”고 동조했다.

다른 누리꾼도 “지난해에 행사장 와서 노래 3곡을 (실제 라이브로)다 불렀다. 다른 가수와는 확실히 차이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댄스 가수, 아이돌의 경우 방송은 나가봐야 안무 비용 등으로 출연료도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AR(All recorded, 악기 반주와 노래 전주가 모두 녹음된 음원)도 립싱크라고 비판받는데 트로트 가수가 방송도 아닌 행사장 가서 립싱크했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다른 공연 업계 관계자는 “녹음실이나 방송, 공연장서 노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환경으로 공연장에선 건조한 목소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가수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다듬어져 나가기를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녹음이나 마이크, 스피커 등 음향 준비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대에 선 가수가 알아서 볼륨은 물론, 목소리 톤도 맞춰야 하고 이펙팅(효과)까지 감안해야 하는데, 스태프가 일일이 신경써주지도 않고 그렇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데엔 많은 비용이 드는 데다, 무대 환경도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무작정 시스템을 바꾸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며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선 가수들에게 ‘무조건 라이브로 노래해라’고 강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는 5일, 부산시 해운대 해수욕장서 예정돼있는 ‘2024 K-뮤직 시즌 굿밤 콘서트 in 부산(부산 콘서트)’ 출연 반대 민원까지 제기됐다.

한 민원인은 부산시청에 “부산시민의 세금으로 출연료가 지급되는 행사에 장윤정이 출연하는 것은 심히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출연 재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립싱크 논란에 휩싸인 장윤정이 콘서트에 출연해 행사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심히 부적절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행사를 후원하는 부산시는 장윤정의 출연 적정성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부산시청 관계자는 “특정 가수의 출연 여부 결정은 부산시청이 아닌 한국음악콘텐츠협회”라며 “지자체에선 장소(해운대 해수욕장) 제공만 한 것이고, 시비도 투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원인의 주장과는 달리 출연료에 부산시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출연 금지 민원 처리 결과를 묻는 질문엔 “최근 10월로 접어들면서 부쩍 지역행사가 많아져 (민원 처리에)시간이 소요될 것 같은데 최대한 빨리 피드백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일요시사> 취재 결과 장윤정의 부산 콘서트 출연은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주관 및 주최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장윤정의 출연 변동 사항 등 취재를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행사의 여왕’으로 불리며 장윤정은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아 지난 1월13일부터 양산, 광주(1월20일), 울산(1월27일), 남양주(2월3일), 대전(2월17일), 부산(3월2일) 등 전국 콘서트에 돌입했다. 지난달 28일부터는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3일~5일), 성남(19일) 등의 일정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장윤정은 콘서트 티켓 예매율이 저조하자 지난달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인기가 예전만 못해진 탓”이라며 현재의 부진한 인기 상황에 대해 인정했다.

그는 “‘모든 문제의 이유는 나에게서 찾는다’는 제가 자주 생각하고 하는 말”이라며 “트로트의 열풍이 식었다거나 공연 티켓값이 문제의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원이 적을수록 한 분 한 분 더 눈을 마주치며 노래하겠다”고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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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도 못 뚫은 선관위 방패

감사원도 못 뚫은 선관위 방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지방선거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에 쏟아지던 폭발적인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다. 그로 인한 나비효과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정작 핵심은 비껴가는 모양새다. 지난 6월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대형 정치 이벤트였던 만큼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미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은 압승으로 국정 운영에 동력을 더하고자 했고,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궤멸 직전에 몰려 있던 보수 진영은 ‘샤이 보수’를 기대하며 유권자에게 읍소했다. 사상 초유 참정권 침해 결과는 절묘했다.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때 판단하는 광역단체장 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16개 시도 중 12곳을 석권했다. 하지만 서울을 내줬고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도 빼앗지 못했다. 선거 운동 초반 16개 시도를 전부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황이라 민주당의 실망은 더욱 컸다. 특히 서울에서의 패배는 뼈아팠다. 이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시장을 내주면서 중간 평가를 받았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았고, 지방선거 직전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여파가 지지율을 흔들었다. 여기까지는 지방선거 이후 늘 나타났던 여파였다.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실한 관리로 선거의 근간 자체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각,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지가 부족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선거를 총체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태 이후 선관위의 대응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선관위는 투표지가 부족한 투표소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선관위는 6월5일 투표지를 추가로 송부한 투표소는 67개, 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50곳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사흘 뒤인 6월8일 140개 투표소에 추가 투표용지가 송부됐고, 이중 91곳에서 투표지가 부족했다는 발표로 바뀌었다. 3일 만에 각각 거의 두 배씩 늘어난 것이다. 결국 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졌다. 진상규명위원회는 10일(6월10일~19일)간의 조사 끝에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에 관한 책임 소재에 따라 수사 의뢰를 권고한다”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 수뇌부 등 12명을 지목했다. 채용 비리 의혹·소쿠리 투표 투표지 부족 사태로 민심 폭발 진상규명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당시의 상황을 보면 상급위원회에 대한 신속한 보고 체계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며 “상급위원회의 지휘권도 전혀 발동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선관위가 투표 시간 연장을 중앙선관위 보고나 논의 없이 결정했으며 송파구선관위가 투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를 개시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의 과거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휴직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10년여 동안 이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관위의 존재 의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선거 기간 휴직자의 증가로 인력 공백이 생기면서 ‘소쿠리 투표’ 사건 등 부실 관리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이번 선거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중앙선관위가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차례의 선거 중 휴직자 통계’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당일 선관위 직원 179명이 휴직 상태였다. 휴직자의 71%는 육아휴직(127명), 일반 질병(30명), 가족 돌봄 및 해외 동반 휴직(8명), 유학·병역 및 노동조합 전임자(1명) 등의 사유였다. 특히 최근 4년 새 진행된 다섯번의 선거에서 두 차례 이상 휴직한 직원이 97명으로 집계됐다. 2회 휴직자는 77명, 3회 휴직자는 19명이다. 다섯번의 선거 중 4번이나 휴직한 직원도 있었다. 선관위는 휴직자의 대다수가 육아 휴직자인 만큼 법적 권리를 보장했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제71조에 따르면 자녀 양육 및 임신·출산을 사유로 공무원이 휴직을 신청하면 임용권자는 휴직을 명해야 한다. 선관위 직원들의 휴직을 강제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쌓이고 쌓인 국민 분노 하지만 선관위의 항변은 국민의 분노를 꺼뜨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선관위 자체가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점을 방패 삼아 각종 문제를 피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선관위는 독립성이 생명인 기관이기에 감찰을 받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해도 자체적으로 덮고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던 것이다.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는 선관위의 채용 비리 의혹이었다. 2023년 선관위 전·현직 사무총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의 자녀가 ‘아빠 찬스’를 통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혜 채용 의혹이 전방위로 번지자 외부 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선관위는 독립성을 근거로 자체 조사를 고집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자 선관위는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조사를 받아들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당시 권익위가 2023년 이전 7년여 동안 선관위의 경력 채용을 전수조사한 결과 58명의 부정 합격 의혹 등 총 353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권익위는 고의성이 의심되거나 상습적으로 부실채용을 진행한 28명을 고발하고 가족 특혜나 부정 청탁 여부 등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한 312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일각에서는 권익위와 국회 국정조사만으로는 선관위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선관위의 조사 수용 방침 자체가 자신들이 그 범위를 정하는 방향으로 잡힌 점도 논란 거리였다. 결국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섰다. 선관위와 감사원 사이의 충돌이 시작된 지점이다. 독립성만 앞세웠다 실제 감사원의 감사가 이뤄지기까지 선관위의 저항은 상당했다.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를 일단 수용하면서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감사원에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를 감사할 권한이 있는지를 다퉈보겠다는 취지였다. 그사이 감사원은 2024년 4월 선관위 내부에 부정 채용이 만연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조직 전반에 걸쳐 채용, 인사, 복무 등 관계 법규를 무시하거나 이를 용인하는 행태가 관행화된 상태였다.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채용 담당자들은 각종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선거철 경력 경쟁 채용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 공무원으로 입직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들여다본 2013년 이후 시행된 경력 경쟁 채용 167회를 전수조사한 결과 확인된 위반 건수만 800여건에 달했다. 당시 감사원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사안은 신속한 수사 착수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감사원이 내놓은 결과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판단으로 무위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헌재는 지난해 2월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권한이 없다고 만장일치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권한은 행정부 내부의 통제 장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바, 정부와 독립된 헌법 기관인 국회·선관위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감사원이 실시한 직무감찰은 헌법 및 선거관리위원회법에 의해 부여받은 선관위의 독립적인 업무 수행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헌법상 독립기관’ 내세워 헌재 판단까지 ‘난공불락’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되면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이다. 헌재의 판단은 법원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선관위 직원 A씨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감사원은 감사에서 A씨에게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요구했고, 선관위는 징계를 의결,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21년 10월에 발생한 사안에 대해 징계시효 3년이 지난 2025년 3월 징계를 의결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징계시효는 성폭력 범죄 등이 아닌 기타 징계 사유의 경우 3년이다. 다만 감사원이 조사 개시를 통보하면 시효가 정지된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감사 자체가 위법이기에 조사 개시 통보를 시효 중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가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인용한 점을 들어 A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A씨에 대한 징계시효 3년이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헌재의 판단은 당시에도 선관위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든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투표지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관위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특히 투표지 부족 사태는 부정선거 논란으로 이어져 ‘올림픽 공원’ 시위 사태 발생 등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국 지난달 7일 출범한 선관위 특검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선관위 특검팀(특별검사 이태한)은 지난 7일 출범 한 달째를 맞아 강제수사, 포렌식 검증, 관련자 소환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관계자들의 해외 출장 유용 의혹, 투표함 입찰 담합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회에 끼친 악영향도 커 특검의 본 수사 기간은 90일이며 필요한 경우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최장 150일 간 수사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단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대범죄수사청 청장 인선 절차가 늦어지면서 선거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은 선관위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특검은 어떨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