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마을을 찾아 ①속초 몽트비어

수제 맥주의 매력에 빠지다

갈증을 풀어주는 시원하고 청량한 라거(Lager, 하면발효맥주) 맥주가 여름에 제격이라면 가을엔 농익은 에일(Ale, 상면발효백주) 맥주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라거맥주 위주였던 우리나라에 탄산이 적고 색이 진하며 풍부한 향이 특징인 에일맥주가 소개되면서 사람들의 기호도 다양해졌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맥주를 찾아 마시는가 하면 집에서 직접 맥주를 만드는 홈브루잉을 즐기는 사람도 생겨났다. 수제 맥주의 매력에 빠져 맥주 만들기 동호회에서 홈브루잉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 몽트비어다.

홈브루잉을 즐기던 동호회원들이 양조장을 설립한 것은 술을 만들어 외부 유통이 가능하도록 개정된 주세법이 계기가 됐다. 진정한 수제 맥주가 무엇인지, 지역 맥주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맥주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수제 맥주

붉은색 벽돌과 파란색 간판이 어우러진 건물은 양조장이라기보다 카페의 느낌에 가깝다. 비어 바(Beer Bar)가 있는 2층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울산바위를 중심으로 설악산과 북한부터 이어진 금강산의 봉우리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프랑스어의 산을 뜻하는 단어에서 착안한 ‘몽트(Mont)’라는 이름과 울산바위를 형상화한 로고가 만들어진 이유다.

몽트비어를 찾는 가장 큰 즐거움은 갓 나온 신선한 맥주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몽트비어가 선보인 맥주 종류는 10가지가 넘는다. 그중에는 스트로베리 에일과 피치 화이트 사워처럼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 맥주도 눈에 띈다.

맥주에 들어가는 재료는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서 만난 업체의 농산물을 사용한다.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로컬맥주라는 생각에서다.

처음엔 속초 응골딸기마을에서 생산된 딸기로 과즙을 내서 ‘스트로베리 에일’을 만들었다. 생딸기를 아낌없이 넣어 은은한 딸기향을 느낄 수 있는 봄철 한정판 맥주다. 소비자의 반응도 좋았다. 뒤이어 양양의 곰마을에서 재배한 복숭아를 이용해 ‘피치 화이트 사워 맥주’도 만들었다.

유산균 발효 공정을 거쳐 복숭아의 향미와 더불어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맥주다. 

지난해 대한민국 국제 맥주 대회서 피치 화이트 사워는 금상을, 스트로베리 에일은 동상을 받아 품질도 인정받았다. 몇 년 전, 강원도서 감자 파동이 있었을 때는 감자로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춘천에 있는 강원농식품연구소와 협업해 2년간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든 것이 강원감자 맥주 ‘쟈니’다.

신선한 맥주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는 곳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리도 구비

국내산 효모와 감자 전분을 사용했다. ‘쟈니’라는 이름은 ‘야, 이거 ×× 쟈니?’라는 식의 강원도 사투리 말투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맥주의 주재료 중 하나인 홉도 국내산을 사용하기 위해 밭에서 직접 재배한다. 홉은 맥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내는 재료로 품종에 따라 맛과 향이 다양하다. 홉의 향과 풍미를 더하기 위해 더블 드라이 호핑(Double Dry Hopping) 공정을 거친 하와이안 IPA(India Pale Ale)도 인기다.

미국식 IPA로 홉에서 나오는 열대과일향과 쌉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IPA 맥주는 홉을 많이 넣어 쓴맛이 강한 것이 특징인데, 쓴맛을 선호하지 않는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쓴맛을 최소로 줄였다. 

‘필 바이젠’은 외부 유통을 하지 않아 몽트비어에서만 마시거나 구입할 수 있는 맥주다. 독일어로 밀을 뜻하는 ‘바이젠(Weizen)’ 이름대로 온도에 민감한 밀맥주기 때문이다. 필 바이젠은 맥주에 효모가 살아 있는 독일식 헤페 바이젠(Hefe Wei zen)으로 바나나 향을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젠 맥주의 맛은 효모가 발효되면서 정해지는데 온도와 습도 등 환경을 유지해주는 것은 사람의 영역이지만 맛있게 익는 것은 자연의 영역이어서 상업용 맥주를 만들 때 효모를 발효해 향 내는 과정이 너무나 어려웠다고 한다. 

‘라운드 미드나잇’이라는 이름의 한정판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맥주도 빼놓을 수 없다. 싱글몰트위스키서 제조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고품질의 맥주다. 참나무 향을 입히기 위해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1차 발효를 한 후 병에 넣어 2차 발효해 완성한다.

알코올 도수는 12°에 이르며 향과 풍미가 좋아 이 맥주만 찾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다. 

몽트비어 맥주는 모두 병에 담겨 시중에 유통된다. 맥주는 양조한 뒤 탱크 안에 들어있을 때가 가장 맛이 좋다. 두 번째는 생맥주를 담는 20ℓ짜리 스테인리스 통이고 세 번째가 유리병이다. 유리병은 맥주의 맛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를 만나기에 가장 좋은 형태기 때문이다.

병은 와인병 크기인 750㎖를 고집하는데 우리나라서 유일하게 금형을 만들어 OEM 방식으로 유리병을 생산해 사용하는 업체기도 하다. 비어 바에는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리도 준비돼있다. 피자와 감바스, 소시지, 먹태, 감자튀김 등 모두 맥주와 잘 어울린다. 

몽트비어는 맥주를 만드는 양조시설을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개인 방문자의 경우, 관람 가능한 동선 내에서 자유롭게 양조장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건물 입구와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중간에 맥주를 만드는 양조 탱크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창이 나 있다.

10명 이상이라면 투어를 신청하는 것도 좋다. 관람 가능한 날짜에 예약해 방문하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양조장 곳곳을 견학할 수 있다.

가을을 느끼기 좋은 설악향기로는 설악동 계곡의 절경과 어우러지는 산책로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순환형으로 자차를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쌍천 수변을 따라 설악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코스로 총길이 2.7㎞ 중 863m는 출렁다리를 포함해 새로 조성된 스카이워크 구간이다.

저녁에는 고보조명(영상조명)과 반딧불 조명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봄에는 목우재삼거리부터 길을 따라 벚꽃 터널을 이룬다.

영랑호 맨발 황톳길은 수채화 같은 영랑호 풍경을 벗삼아 맨발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편도 420m 순환형 코스로 황톳길과 산책길, 세족장, 황토볼장, 황토족장의 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다. 황톳길 흙이 수분을 머금고 있어 발에 전해지는 감촉이 푹신하며 걸을 때 관절에 무리를 덜 주도록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설악 향기로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외옹치항과 외옹치해변 사이 위치한 리조트 주변 바닷가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약 890m 길이의 산책길이다. 수십년 동안 군사작전 지역으로 묶여있다가 지난 2018년에 개방됐다. 탁 트인 동해와 함께 어우러진 암석관찰길과 안보체험길, 하늘데크길, 대나무명상길로 구간마다 변화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몽트비어→설악향기로→영랑호 맨발 황톳길→외옹치 바다향기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몽트비어→설악향기로→영랑호 맨발 황톳길→외옹치 바다향기로→몽트비어 속초해변점
-둘째 날 속초아이→크래프트루트→척산온천휴양촌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몽트비어: montbeer.modoo.at 
-설악향기로: https://www.sok cho.go.kr/ct/tour/attraction/nature?contentSeq=162 
-영랑호 맨발 황톳길: https://www.sokcho.go.kr/ct/tour/att raction/nature 
-외옹치 바다향기로: https://www.sokcho.go .kr/ct/tour/attraction/nature

운영 정보
-몽트비어 BEER BAR 운영시간: 평일·일요일 13:30~220:00(L.O 21:30), 금~토요일 13:30~23:00(L.O 22:30)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입장 무료
-설악향기로 운영시간: 상시 이용 가능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무료
-영랑호 맨발 황톳길 운영시간: 09:00~18:00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무료
-외옹치 바다향기로 운영시간: 06:00~19:30(4월~9월), 07:00 ~17:30(10월~3월) 휴무일: 연중무휴(기상악화 시 통제) 요금: 무료

문의 전화
-몽트비어 033)636-9010
-설악향기로 033)639-2077
-영랑호 맨발 황톳길 033)639-2422
-외옹치 바다향기로 033)639-2362

대중교통
버스 속초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수복탑 정류장서 3번 또는 3-1번 버스(일 15회 운행) 이용, 한화리조트별관입구 정류장서 하차 후 몽티비어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속초시청 교통과 033)639 -2368, www.sokcho.go.kr/sc/fields/traffic/transport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 속초IC→속초 방향 56번 도로(미시령로) 쪽으로 진출→콩꽃마을교차로서 좌회전→몽트비어 이정표서 우회전→몽트비어

숙박 정보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 속초시 미시령로, 033)630-5500, www .hanwharesort.co.kr 
-어반스테이 속초해변C: 속초시 해오름로, 0507)1375-7694, https://urbanstay.co.kr 
-위드유호텔앤게스트하우스: 속초시 동해대로, 010-9631-3620, https://withugh.modoo.at

식당 정보
-옛날할머니순두부(두부부침, 순두부):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033)636-8641 
-옥미정산채정식(산채비빔밥, 황태구이정식):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033)631-7799 
-은진네횟집(대게, 모둠회): 속초시 대포항길, 033)636-3562

주변 볼거리
-설악문화제(속초음식축제 포함): 10월4~6일, 엑스포잔디광장
-새해맞이 축제: 12월31일~1월1일 일출 시까지, 엑스포잔디광장(12월31일), 속초해수욕장(1월1일) 
-속초아이, 크래프트루트, 척산온천휴양촌(맨발 걷기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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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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