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윤석열식 4대 개혁 막전막후

고집만 부리다…된 게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뭘 해도 안 먹히는데, 신선한 부분도 딱히 없다. 잘한다는 소리를 기대했던 걸까? 오히려 여론이 뒤집히면서 윤석열정부가 띄운 개혁이 줄줄이 막힐 위기다. 헤쳐나갈 관문도 좁은데 오히려 고집만 부린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연금·의료 등 4대 개혁을 끝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듯 함께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이미 정부에 등을 돌린 곳이 너무 많다.

의료개혁을 두고서 윤석열정부가 다급한 모습이다. 타협이나 설득을 주안점에 두지 않았었는데 최근 기조마저 미묘하게 흐른다. 일단 대화하자며 한 발 물러나는 액션까지 취했다. 의료 현장도 아수라장이다.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말 그대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의료대란
장본인

악화된 여론 탓에 윤석열 대통령의 고집만으로 추진하려는 대로 밀고 나가기 어렵다는 게 윤정부가 처한 현실이다. 이와 함께 다른 개혁들도 수면으로 떠올랐지만 처리된 게 뭐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도 환호를 받지도 못한다. 

분명 의료개혁에서는 초반만 해도 윤정부가 기선을 잡았다. 역대 정부서도 꾸준히 띄워왔던 덕분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거친 반발에 손을 들어왔다. 윤정부서 의료개혁으로 내놓은 핵심 골자는 의대 정원의 2000명 증원이다. 필수의료와 지방 의료를 살리는 데 정원의 증가가 필수라는 것이다. 

전공의 의존을 줄이고, 전문의 중심으로 정상화되도록 하며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또 이를 위해 오랜 기간 동결돼있던 정원을 현실에 맞게 증원해 의료 인력을 충분히 공급하는 방안을 띄웠다.


윤정부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의사 수는 1만명이 부족하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 의대 증원으로 귀결된다. 단순히 의료 수가 등을 올려도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함께 덧붙였다. 

의사들은 집단 반발했다. 특히 전공의 대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강수를 뒀다. 초반만 해도 윤정부는 사직 전공의를 향해 징계를 검토하겠다며 압박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전공의 사직률은 전체 전공의 1만506명 중 절반을 차지했다. 사직 처리를 하지 않은 곳까지 합치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빅5로 불리는 병원에서는 사직률이 90%를 넘었다. 복귀 역시 1%대에 그쳐 사실상 전공의들이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도 갖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저연차 전공의 대다수는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대신 일반의로 활동하거나 해외 혹은 군 입대를 고려하고 있다. 결국 의료 대란이 바로 코앞까지 들이닥친 셈이다. 전공의들의 복귀 의지도 딱히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의대 증원 유예안을 띄웠다. 

일각에선 정부의 2000명 증원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근거를 입증할 회의록도 존재하지 않는다.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의료의 질이 개선된다는 것을 결부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의료개혁, 유리했던 여론 갑자기 뒤집혀
노동개혁, 좋은 제도 도입해도 어려워져

대통령실은 크게 당황하는 눈치다. 현실적으로 한 대표가 띄운 유예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당장 유예한다고 해도 전공의 복귀 여부는 미지수다. 대다수가 이미 그만뒀고,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 전공의들마다 이해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사면초가로 여론이 완전히 뒤집혀가고 있다. 부정적인 견해가 가득해 어떤 방식을 택해도 힘을 받기가 어려워진 형국이다. 개혁은 윤정부가 늘 띄워온 정책이다. 여당의 대표는 힘을 실어주지 않고, 야권도 이에 합세한 듯 정부를 향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띄운 유예 안건으로 인해 주도권을 빼앗겨버렸다. 

한 대표의 답이 해법은 아닐 수 있지만 자신이 먼저 나서 ‘대화’라는 키워드를 가져갔다. 뒤늦게 정부서 대화하고 설득하겠다며 부드러운 태도로 나섰지만 이미 의료계는 사실상 등을 돌려버려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대신 한 대표가 의제없이 이야기를 나누자는 부분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결국 한발 물러난 쪽은 정부다. 한 대표는 중재자로서 이미지 메이킹에 어느 정도 성공하게 된 모양새다. 정부가 버티고 압박하면 이긴다는 식의 개혁으로 인해 오히려 지속적으로 부담감이 생기고 있다. 결국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이 아닌 의료 대란을 발생시킨 인물로 오명을 뒤집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노동개혁 역시 탄력을 받지 못하는 중이다. 이 역시 초반에는 지지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국정과제 중 최우선 과제로 앞세우면서 몇 가지 성과도 냈다. 대우조선 해양 하청 노조의 파업 사건 같은 건이다. 또 노조가 채용을 강요하고 집회를 벌인 부분도 잘 정리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문제는 그 이후다. 근로시간을 건드리면서다. 정치권서 주 4일제 논의가 이뤄진 시기에 오히려 69시간을 띄우면서 동력을 잃었다. 당초 연장 관리 단위를 주가 아닌 연·반기·분기·월 단위로 쪼갰다. 일이 많으면 몰아서, 없으면 쉬자는 성격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근로시간을 늘려 생산성과 유연성만 증대시키려는 목적이라는 악평이 쏟아졌다. 결국 해당 안건은 전면적으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또 건설업계 노동자를 건폭으로 부르면서 노조와의 관계가 좋지 못하다. 현재 여소야대 정국으로 입법은 막혔다. 간신히 마련한 대화 창구도 활용되지 못하는 중이다. 

주도권
빼앗겨

여기에 더해 ‘뉴라이트’ 인사로 평가받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개혁을 하겠다는 바람과는 달리 상황이 악화된 형국이다. 또 노동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뒤늦게 출범했다.

노조와 정부의 갈등이 더욱 심해져 진전이 없었다. 개혁의 심장부를 다룰 회의체들도 이제 막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국정 브리핑서 노동개혁을 다시 띄우겠다고 예고했다. 대표적인 계획은 유연 근무가 가능하도록 근로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유연 근무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시간, 장소를 조정해 인력 활용을 하겠다는 취지서 마련된 제도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생산성을 향상시켜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시자출퇴근제 ▲재량근로시간제 ▲원격 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다양한 제도가 적용된다. 유연근무 확대는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연계된다. 이 밖에 임금체계 개편 등도 함께 다루겠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해당 안건이 여전히 힘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입법의 문은 더욱 좁아졌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민주당만의 안건을 낼 게 뻔하다. 그동안 민주당을 비롯한 몇몇 야권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노란봉투법’을 내세워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법안을 마련해 왔다.

윤 대통령이 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결국은 야당을 설득해야 개혁이 완성된다. 여기에 더해 이미 노조는 윤정부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다. 의료개혁에 반대해 전공의가 사직하고 의사의 반발이 거세듯, 노조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지지율이 높고, 국정운영이 수월했다면 대화는 물론 개혁의 방향도 지금보다 더욱 수월했을 테다. 내놓은 해결책이라는 게 정부의 투사 격인 김 장관을 내세워 물러서지 않겠다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연금개혁도 상황은 비슷하다. 역대 정부도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해왔고, 지금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연금은 뜯어고쳐야 할 부분이 많고 이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연금 기금 소진으로 인해 추후 지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국민 모두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국내 연금제도 도입 기간은 유럽 등에 비해 길지 않으며, 국민 한 사람당 연금의 가입 기간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에
부담만


유럽은 많이 내고 많이 받는 구조인 반면, 한국은 보험료율조차도 올리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윤정부는 3개 개혁 중 하나로 연금개혁을 띄웠다. 정부는 지금 시기가 연금개혁안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국회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자기들의 안건 알리기에 나섰다. 

정부 연금개혁안의 핵심은 재정의 안정으로 현재 시행 중인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려 기금의 안정화를 이뤄내겠다는 게 골자다. 소득대체율도 약간의 상승이 있다. 40%서 42%로 인상하는 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연금액을 삭감하겠다는 방식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가 내놓은 안이다. 

자동조정창치는 정치권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여겨진다. 이를 적용하면 연금 수령액이 가입자 수와 기대 수명에 따라 조정되는 방식이다. 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서 연령별 생애 총 연금 수령액을 추산했는데, 자동조정장치를 적용한 결과값을 보면 1971년생의 경우 수령 액수가 줄어든다. 

정부는 해당 제도를 시행했을 경우 기금 소진 연장 시점을 공개했지만, 연금의 삭감 규모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서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정부 연금개혁안은 국가의 국민 노후 보장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게다가 세대별 차등은 강행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대화와 설득 없이 오로지 밀어붙이겠다는 기류다. 이대로라면 4050세대가 추가 부담해야 할 처지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와 50대서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일각에서는 연금 고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은 이미 고갈돼 국가서 부담하는 비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개선이 필요한데 윤정부에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연금개혁, 결국 누굴 희생시키는 정책들
교육개혁, 현장 잘 모르고 밀어붙이기만

연금개혁은 누구나 필요함을 인정해 찬성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특정 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방향은 옳지 않다는 점이다. 단순히 해당 방법으로는 기금 고갈 시기를 잠시 늦출 뿐이다. 

각계 각층의 반응은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교육개혁도 마찬가지다. 윤정부는 얼마 전 교육개혁 9대 과제를 내놨다. ▲유보통합 ▲늘봄 ▲함께학교 ▲교실혁명 ▲입시 개혁 ▲교육특구 발전 ▲글로컬 대학 대학혁신 생태계 ▲교육부 ▲대전환이다. 

정권 초기 사교육 카르텔을 때려잡겠다며 띄운 게 바로 킬러 문항 제거다. 해당 부분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듯 보인다. 문제는 유보 통합과 늘봄 교실이다. 이 역시 현실을 모르고 강행한 부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보통합은 유아교육과 보육 관리체계를 한 부처 소관으로 일원화하는 방식이다. 현재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이다. 이를 교육청으로 실시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은 사립지정형 어린이집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교육청서 관리하는 대상이 늘어난다.

그동안 구청, 시에서 관리하던 예산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유보통합을 하는 시범 케이스가 진행됐다. 

교사의 자격도 문제라고 거론된다. 가장 예민한 부분인 교사 자격통합을 위한 방식과 해법은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늘봄 교실 역시 교사는 배제한 채 학부모에게만 치중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볼 수 없을 때 선택되는 제도다.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예산 낭비가 지적되고 있고, 방과후 프로그램이 구체적이지 않으며 학교서도 업무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장의 근로자 역시 제대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행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잘해도
욕먹어

한 정가 인사는 “윤석열정부는 개혁을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만 한 점도 있다. 강행이 개혁은 아니다. 대화와 설득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을 추진해야 해법이 나온다”며 “앞으로 국정 동력이 약화된다면 지금껏 띄워온 개혁이 설령 잘된 것일지라도 역풍에 휩싸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료 대란 대화 물꼬?

최근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소속 비서관과 행정관을 각 지역 응급 의료 현장을 보내 점검했다.

그 결과 현장 파견 의료진 사이에서는 민·형사상 책임에 대한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병원의 재정난이 심각해 건강보험선지급금을 상환 날짜를 유예시켜 달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대통령실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대학병원과 중소 병원 등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한 뒤 다양한 내용의 애로 사항과 건의 사항을 들었다.

이 밖에 처우 개선, 병원 선호 및 쏠림 현상, 소방과 병원 간 환자 분류 이견 등에 대한 문제점도 거론됐다.

또 지방의 경우 지방서 근무하던 의사가 다수 수도권으로 옮겨 인력난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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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