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쁜 벽산 후계자, 왜?

하루 멀다 하고 주식 매입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벽산그룹 오너 3세가 지주회사 주식을 사들이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들어 계속된 장내 매수에 힘입어 개인 지배력이 꽤나 높아진 양상이다.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는 가족회사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위상이 어느 때보다 굳건해지고 있다. 

벽산그룹은 상장사 2곳(㈜벽산·하츠)과 비상장사 8곳을 포함한 중견 기업집단이다. 지배구조상 핵심 축 역할은 사업형 지주회사인 ㈜벽산 몫이지만, 정작 ㈜벽산은 오너 가족회사인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지배를 받는 위치다. 

장내 매수

2010년 4월 건축자재 및 난방장치 도매업 목적으로 설립된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벽산 지분 12.42%(902만8275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큰 틀에서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벽산→하츠 등 계열회사’로 이어지는 옥상옥 형태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음을 엿볼 수 있다.

해당 지배구조는 2020년 3월경 완성됐다. ㈜벽산 최대주주였던 김희철 회장은 이 무렵 담보권 실행을 사유로 ㈜벽산 주식 603만5840주를 처분했고, 이를 계기로 ㈜벽산 주요주주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 회장이 처분한 주식 가운데 430만1357주는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로 향했다. 얼마 후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통해 주식 320만주를 추가 획득하면서 ㈜벽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벽산그룹 오너 일가는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를 지배함으로써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경우 지분 100%를 오너 일가에서 보유 중인데, 사실상 김성식 ㈜벽산 대표이사 사장이 지배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1967년생인 김 사장은 고 김인득 벽산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졸업 후 하버드대에서 MBA 과정을 마쳤으며, 2000년 ㈜벽산 전략총괄 전무, 2005년 ㈜벽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김 사장은 그룹 계열회사인 하츠에서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하츠는 2008년 벽산그룹에 소속될 무렵만 해도 김 사장과 유세종 전 벽산건설 부회장으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꾸렸지만, 2009년부터 김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 주주명부에는 ▲김 사장 ▲김찬식 ㈜벽산 부사장 ▲김주리 ▲김태인 ▲김태현 등 5인이 등재돼있고, 이들은 20%씩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이들 가운데 3인(김주리·김태인·김태현)은 김 사장의 자식이다.

직접 지배력 끌어올리기
남은 절차는 대관식뿐

김 사장은 최근 들어 ㈜벽산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가 ㈜벽산 최대주주라는 위상과 별개로 지분율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움직임쯤으로 읽힌다.

지난 1월18일 기준 ㈜벽산 지분 6.88%(471만8746주)를 보유 중이었던 김 사장은 지난 5월28일 보통주 1만1000주 취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식 매입 수순을 밟았다. 이날부터 6월4일까지 6차례에 걸쳐 총 13만2896주를 장내 매수했으며, 1주당 취득단가는 2022~2052원이었다.


주식 사들이기는 지난달 말까지 계속됐다. 김 사장은 지난 6월5일부터 17일까지 4차례 보통주 장내 매수에 나선 데 이어, 지난달에는 23일부터 30일까지 6차례에 걸쳐 보통주 14만6102주를 추가 취득했다. 

김 사장이 최근 두 달 사이에 벽산 주식 장내 매수를 위해 투입한 금액은 약 8억원 수준이다.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5월 1억3900만원(6만7700주 취득) ▲지난 6월 3억6000만원(17만6539주 취득) ▲지난달 3억원(14만6102주 취득) 등이다.

김 사장은 총 16차례에 걸쳐 진행된 주식 장내 매수에 힘입어 ㈜벽산 보유 지분을 7.56%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가 쥐고 있는 13.36%를 합산하면, 김 사장의 실질 지분율은 20.92%에 달한다.

거듭 매입

일각에서는 향후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가 ㈜벽산 지분 추가 취득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단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가 주식 취득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그간 그룹 계열사에서 일감을 받아 몸집을 불렸고, 자본금(5000만원)의 400배가 넘는 자본(223억원)을 쌓았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00억원, 총부채는 141억원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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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br>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4일, 전날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제21대 대통령선서서 49.42%(1728만7514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전 5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41.15%(1439만5639표)를 8.27%의 차이로 따돌리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골든 크로스’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국민의힘 예상과는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40대 기수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291만7523표)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34만4150표),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3만5791표)를 기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다. 30%의 개표 상황서 이미 지상파 방송 3사는 그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오후 11시40분경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과반 특표는 실패했지만, 총 1728만여표를 받으며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별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 대전, 세종, 충청, 전라, 제주 등 전국 다수 지역서 1위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서 이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서울, 세종, 충청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은 지난 20대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은 모두 김 후보에게 우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이재명 47.13% VS 김문수 41.55% ▲경기 이재명 52.20% VS 김문수 37.95% ▲인천 이재명 51.67% VS 김문수 38.44%로 이 대통령이 모두 앞섰다.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대전·세종 및 충청권에서도 충남 47.68%, 충북 47.47%를 기록해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세종서도 55.62%를 얻어 김 후보(33.2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이재명 48.50% VS 김문수 40.58% ▲세종 이재명 55.62% VS 김문수 33.21% ▲충남 이재명 47.68% VS 김문수 43.26% ▲충북 이재명 47.47% VS 김문수 43.22%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성격상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이런 연유로 과연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서울 및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가 이 대통령에게로 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오전 12시가 넘어 인천 계양구 자택서 나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소재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아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돼있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나머지 사명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가 당선인을 선언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임기 및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선거로 인한 국론 분열, 민생 경제 등 이 대통령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