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서 통산 15승을 올린 렉시 톰프슨(미국)이 29세의 나이에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5월29일(한국시각) <AP통신>에 따르면, 톰프슨은 올해가 그의 풀타임 골프 일정을 소화하는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톰프슨은 제79회 US여자 오픈 골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갖고 산다”며 “골프에서는 이기는 것보다 지는 일이 많다. 계속 카메라 앞에 서고, 열심히 연습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비판받아 힘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이어간 톰프슨은 “골프를 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요구하며 많이 외롭다”며 “최근 골프서 일어난 일 때문에 많은 사람이 우리가 프로 운동선수로서 겪는 많은 일들을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골프서 일어난 일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서 활동하던 그레이슨 머리(미국)의 죽음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골프 신동으로 유명세
정신적 어려움 털어놔
12세 때 사상 최연소로 US여자오픈 본선에 출전했고, 14살 때 US여자오픈 본선 1·2라운드서 공동 선두에 올라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톰프슨은 지난해부터 출전 대회를 크게 줄이며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톰프슨은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정규대회인 하나외환은행 LPGA 챔피언십에 매년 출전해 한국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두 오빠가 모두 프로 골퍼인 집안에서 자라난 톰프슨은 16세에 LPGA 투어서 첫 승을 올렸고, 300야드에 가까운 장타를 날리며 필드를 누볐다. 19세였던 2014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서 우승, 메이저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는 여러 차례 역전패당했다.
특히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옛 나비스코 챔피언십) 때 톰프슨은 마지막 라운드서 쉽게 우승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3라운드 때 공을 잘못 마크한 것이 드러나 총 4벌타를 받고 연장전으로 끌려가 한국의 유소연에게 우승컵을 넘겨줘야 했다.
톰프슨은 당시 경기위원에게 “이거 농담이죠?라고 물어봤다”며 “불행한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예상치 못한 팬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올해가 골프의 마지막이라는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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