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아버지 등진 박세리

돈으로 끊긴 부녀의 끈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가 이끄는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씨는 새만금에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박세리가 과거 아버지에 대해 언급한 방송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를 고소했다. 지난 11일 <텐아시아>에 따르면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씨를 사문서위조 및 사문서위조 행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금전 문제
‘리치 언니’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가 지난 2016년 골프 인재 양성 및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한 재단으로 이사장을 맡고 있다. 경찰은 이미 고소인과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또 아버지 박씨에 대한 혐의를 인정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리희망재단 측 변호인은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씨를 고소한 것이며 박세리 개인이 고소를 한 게 아니다” “재단 이사회를 통해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부녀 갈등으로 보기엔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박씨가 박세리의 이름을 내세워 사익을 추구하는 과정서 사문서 위조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씨를 고소한 배경에는 새만금 지역 국제골프학교 설립을 둘러싼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골프학교 설립을 추진한 A사는 박씨를 통해 박세리희망재단에 운영 참여를 제안했다. 이후 박씨로부터 도장이 찍힌 사업참가의향서를 받아 새만금개발청에 제출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박세리희망재단은 사업참가의향서에 찍힌 도장이 위조라며 박씨를 고소했다. 이에 박씨는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만금청은 박세리희망재단의 고소 이후 사업참가의향서 도장 위조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사업을 중단시킨 상황이다.

박세리희망재단과 박세리가 대표로 있는 바즈인터내셔널 홈페이지에는 “최근 박세리 감독의 성명을 무단으로 사용해 진행하고 있는 광고를 확인했다” “이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및 박세리 국제학교(골프아카데미, 태안 및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에 대한 전국 어느 곳에도 계획 및 예정도 없음을 밝힌다” “홍보한 사실과 관련해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며 이 같은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이전부터 게재돼있다.    

재단 이사장이 박세리인 만큼 간접적으로 딸이 아버지 박씨를 고소한 것이 돼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사건의 배경에는 3000억원대 새만금 레저시설 조성사업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희망재단, 박씨 고소한 이유는?
“3000억대 새만금 사업 있었다”

새만금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새만금 관광레저용지에 민간 주도로 1.64㎢ 규모의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022년 6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6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해당 컨소시엄은 해양 골프장과 웨이브 파크, 마리나 및 해양 레포츠센터 등 관광·레저시설과 요트 빌리지, 골프 풀빌라 등 주거·숙박시설, 국제골프학교 조성 등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박씨가 가짜로 꾸민 박세리희망재단 명의 의향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리 골프 아카데미를 세우겠다는 계획은 우선협상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후 새만금개발청은 박세리희망재단 측에 골프 관광 개발사업에 협조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 요청을 했으나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제야 서류 위조 사실을 알게 된 재단 측도 박세리의 부친 박씨를 고소하게 된 것이다. 

새만금개발청 측은 지난해 허위문서 제출에 대한 문제 상황을 인지한 후 해당 업체에 대한 선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추후 손해배상청구소송, 관련 사업자에 대한 사업 참여 제한 조처를 고려 중이다. 

본래 새만금 해양레저복합단지는 오는 10월 개장 예정이었지만 박씨의 위조문서 제출로 현재는 사업이 중단됐다.

특히 박세리는 과거 방송서 아버지와 동반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바 있어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세리의 아버지를 고소하자 박세리가 부친과의 관계를 언급했던 과거 방송 내용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산된 사업
부녀간 충돌

박세리는 지난 2013년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아버지의 빚을 갚는 데 자신의 골프 상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세리는 “은퇴 전까지 미국서만 상금으로 126억원 정도 벌었다”며 “상금만 그 정도였고 추가적인 비용까지 모두 합치면 수입이 500억원 정도는 될 텐데, 상금의 대부분은 아버지 빚 갚는 데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박세리는 “골프가 재밌어진 순간 아버지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졌다”며 “그렇게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는데 아버지가 제 골프를 계속 시켜주시고자 끊임없이 돈을 빌리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런 이유가 있었던 탓에 상금을 가장 먼저 아버지 빚 갚는 데 쓴 것”이라며 “모든 상금과 계약금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까지 하며 날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께 다 드렸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출연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세리는 해당 방송서 “아버지는 제 첫 번째 코치”라며 “아버지가 있었기에 모든 걸 헤쳐 나갈 수 있었고 제가 이 자리에 온 것도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박씨는 “살기 위해 노력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을 때였다” “늘 딸에게 미안하다” “이젠 무서운 코치가 아닌 좋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며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에 서기 위해 노력한 딸을 생각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 앞서 방송된 지난해 9월27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서 박세리가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제가 두 번째 딸이고 막내와 언니가 있는데 저만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을 시작했고 중학교도 육상부 스카우트를 받아 입학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골프를 권유하신 건 제가 6학년 때쯤이었다” “연습장에 저를 데리고 가셔서 쳐보라고 하셨다” “당시 골프 연습장에는 어르신들만 계셔서 큰 관심은 없었다”고 소개했다.

박세리는 “아버지 친구분이 저를 골프대회 관람에 데려가 선수 몇 명을 소개해 주셨다” “당시 최고 또래 선수들을 소개받으면서 뭔지 모를 스파크가 딱 왔다” “그 후로 본격적으로 골프를 해보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욕심이 좀 많아서 무엇을 하든 최고가 되고 싶었다”며 “이후 아버지 사업도 기울면서 마음 잡고 골프에 집중했다” “골프로 어머니를 돈방석에 앉게 해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박세리는 과거 한 방송서 “이제부터 열심히 벌어야 한다”며 “대전에 부모님을 위해 저택을 마련해 드렸다” “부모님께 해드린 것은 절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지극한 효심
과거 재조명

한편 과거 아버지 박씨는 불법·도박 및 폭행 가담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었다.


<비즈한국>은 지난 2016년 6월 박씨가 불법 도박 폭행 의혹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6년 2월20일 충남 공주시 한 사택에 개설된 속칭 하우스 도박장서 벌어진 도박판 현장에 있었다.

당시 도박에 참가했던 A씨는 청주지방검찰청에 박씨를 고소했다. 그는 “도박장서 상대를 속이는 수법으로 화투를 치다 적발됐고 함께 도박을 한 이들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당시 박씨가 내 손을 붙잡은 기억이 난다”고 주장했다.

이때 A씨의 일행인 B씨는 “박씨가 A씨를 폭행한 것을 목격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으나 해당 수사에서 제외됐다. 이에 A씨는 “박씨가 지역 유지라서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것 같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폭행을 직접 목격했는데 왜 수사 대상서 박씨가 제외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박씨는 “고추장을 사기 위해 갔다가 우연치 않게 도박장에 자리하게 됐다”며 현장에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지만 “도박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폭행도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측은 “도박은 입건 사안이 아니며 사기, 개장, 폭행, 현금 갈취를 중점으로 조사가 됐다”며 “이 사건은 사기가 있었기 때문에 도박 참여자들은 모두 사기 피해자가 돼 법적으로 도박죄를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A씨가 내가 유명인의 아버지라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부녀 갈등이라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박세리와 박씨의 갈등 관계가 수면 위로 표출됐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박세리는 아버지 박씨를 자신의 심장이자 첫 골프 스승이라고 밝히며 애정을 많이 드러냈다.

앞서 박씨가 불법 도박과 폭행에 연루된 일로 부녀 간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이어진다고 유추해 보기는 어렵다. 이번 일로 부녀 간의 갈등이 촉발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전에 갈등이 원인으로 돼서 박세리가 아버지를 고소했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딸 이름 내세워 사익 추구
문서·법인 도장 위조 의혹

박세리의 사연이 알려지자 국내 여러 스타들도 부모와의 금전 거래로 논란을 겪은 사례들이 재소환되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으로 방송인 박수홍은 친형과 매니지먼트 자금 횡령을 두고 지난 2022년부터 법정 공방 중이다. 

박수홍의 친형은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동생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운영한 연예기획사 라엘과 메디아붐서 약 20억원과 동생의 개인 자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22년 재판에 넘겨졌다. 형수 이씨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1심서 박수홍의 친형이 2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동생의 개인 자금을 빼돌렸다는 점은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형수 이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박수홍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오는 7월 열리는 항소심 2차 공판서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할 예정이다.

트로트 가수 장윤정 역시 부모와의 금전 문제로 논란을 겪었다. 장윤정은 부모의 과도한 소비와 부채로 인해 가족 간 갈등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법적 분쟁까지 이어졌던 바 있다.

박세리는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과 미국 무대를 오가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서 통산 25승을 수확했으며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골프선수기도 하다.

지난 1998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는 맨발의 투혼을 발휘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화제가 됐다. 당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날리던 박세리의 모습은 IMF 외환위기로 신음하던 국민에게 희망과 환희를 안겨줬다.

박세리는 2000년대 중반까지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과 함께 여자 골프 시장을 장악했다. 박세리가 선수 생활 동안 우승 상금으로 번 수익만 1258만 달러(한화 약 173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광고 모델료 등을 더하면 수입은 더 늘어난다.

뛰어난 선수였을 뿐만 아니라 한국 여자골프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박세리를 보고 자란 박인비, 신지애, 최나연 등 세리 키즈들이 박세리의 뒤를 이어 세계 무대를 누비며 한국 여자골프를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다. 

맨발의 투혼
최정상 골퍼

지난 2016년 은퇴를 선언했던 박세리는 같은 해 2016 리우올림픽서 골프 여자국가대표팀의 감독을 맡아 박인비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후 SBS <정글의 법칙>, MBC <나 혼자 산다>, E채널 <노는 언니>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서 남다른 예능감을 발휘하며 사랑받았다. 최근에는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에 특별 출연해 카메오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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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