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이후…4인 파워게임> 코너 몰린 윤석열

“할 수 있는 게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진짜 큰일났다. 22대 총선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5년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 ‘식물’이 될 처지가 됐다. 문제는 아직 임기 절반도 지나지 않은 점이라는 것이다. 위기를 돌파할 돌파구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일단 책임론을 피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앞으로 추락하는 일만 남은 게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시작과 끝을 여소야대 정국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서 참패한 탓이다. 여소야대 정국이었던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제대로 일할 수 없었다. 지방선거에서는 윤 대통령을 지원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승리했지만, 이번 총선은 달랐다. 

그의 얼굴은 총선서 사라졌고, 대통령실의 물밑 지원도 유야무야했다. 윤석열정부 중간 평가격인 총선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등판시켰으나, 역부족이었다. 총선 참패로 인해 윤정부의 국정운영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설마하다…
무서운 민심

총선을 통해 드러난 민심은 무서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범야권은 192석을 확보한 반면, 국민의힘은 108석을 가져오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 때보다 늘었지만 한강 벨트 등 수도권을 지키지 못해 사실상 완패다. 서울은 의석수가 늘었으나 경기도 60개 지역구 중 7곳에만 깃발을 꼽았다. 인천도 14곳 중 단 2곳만 얻었다. 

지난 20대 대선서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충청 민심도 철저하게 국민의힘을 외면했다. 충북·충남 19곳 중 6곳, 대전·세종 9곳 중 1곳만 가져오며 체면치레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총선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외신들 역시 윤 대통령이 낙제점을 받아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과거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와 이번 승리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문재인정부 당시 야당은 국민의힘이었던 반면, 이번 총선서 국민의힘은 여당인 상황서 패배했다는 점이다. 패배 원인으로는 ▲대통령실의 과도한 정무 개입 ▲황상무 전 민정수석 막말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수사외압 논란 등이 지목됐다. 

보스형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윤 대통령에게는 어느덧 오만과 불통, 그리고 독선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졌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을 주무르려는 정황도 다수 포착돼 왔다. 이런 부분들로 하여금 중도층이 등을 돌린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은 모두 허상이었다. 소통하겠다고 옮긴 대통령실서 시행됐던 도어스테핑은 폐지를 선언한 뒤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며, 기자회견은 항상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질문을 받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식이다.

거세지는 용산 책임론
대통령실·내각 개편

앞서 이미 민심은 윤정부를 향해 한 차례 경고를 날렸던 바 있다. 지난해 10월11일,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선거 당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등판시켰다. 김 전 구청장 후보는 막대한 지원 속에서도 17%p가 넘는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비슷한 추이를 보이다가 국민의힘 위기론이 불붙었다. 이런 탓에 총선 패배의 원인이 윤 대통령에게 있는 게 아니냐는 부정 여론이 들끓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결과가 참패로 발표되자 사퇴를 선언했다. 


총선 참패의 여파는 대통령실도 비켜갈 수 없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줄줄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1일, 대통령실 소속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줄줄이 물러났다.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의 대거 사의 표명은 윤정부 들어선 이후 최로로, 용산 역시 상당한 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후 내각 개편 및 새 참모진을 꾸려 사태를 하루 발리 수습하는 게 관건이다. 

내각 구성은 엄선해야 한다.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단독으로도 인사동의안 처리가 가능하다. 어떤 인사를 데려오든 인사청문회서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대통령실이 인사청문회 부담이 낮은 ‘차관 정치’를 실행해 온 이유다. 

윤 대통령도 “총선을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국정기조 변경을 시사했다. 

스피커들
대기 중

총선 기간 정권 심판론이 먹혀 들어간 탓에 윤 대통령은 제대로 된 총선 지원을 하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전국 ‘민생 토론회’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탓에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나기도 했다. 

윤석열정부 탄생 이후 2년 동안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지난 21대 국회보다 의석수를 늘린 민주당은 추후 윤정부를 한층 더 압박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국민의힘에서 당 대표를 지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 대립각을 세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생환에 성공했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즉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하겠다고 포석을 깔기 시작했다. 김 여사 특검법을 통해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사건 등의 리스크를 더욱 키워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과정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정 동력이 더욱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레임덕을 지나 데드덕까지 빠져들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채 상병 특검법까지 발의된다면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껄끄러운 상대로 여겨졌던 한 비대위원장과의 대결서 승리하면서 거칠 게 없어졌다. 당은 비명횡사라는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특정 인사들을 공천해 잡음이 일었지만, 결국 승리한 당 대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불편한 관계 대거 생존
남은 3년 국정운영 험로


이 대표가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영수회담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제껏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단 한 번도 갖지 않았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불리해지는 쪽은 윤 대통령이다. 만약 만나지 않는다면 야당과의 불통 이미지가 커질 수도 있다. 

부활한 조 대표도 윤 대통령 압박 대열에 합류했다. 창당 두 달 만에 비례대표 12명 당선이라는 쾌거와 함께 원내 제3당이 된 조국혁신당은 추후 패스트트랙 지정 국면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가능해졌다. 

조 대표와 윤 대통령은 상당한 악연 관계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조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맡았을 당시 조국 사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두 인물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자녀 입시 비리 수사건으로 얽혀있다. 

조 대표는 앞으로 김 여사 특검법과 각종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복수 의지를 대놓고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민주당이 손을 잡는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달리 막아낼 방법이 없다. 사실상 거야 주도의 특검 정국이 시작되는 셈이다. 

‘추나땡(추미애 나오면 땡큐)’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가졌던 추 당선인도 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6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힘겹게 거머쥐었다. 추 당선인과 윤 대통령의 관계 역시 상당히 불편하다.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추 당선인은 헌정사상 최초로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처분했던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추 장관 처분에 맞서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이후 검찰총장직서 물러나 대선 출마로까지 이어졌다. 당시 여론은 추 당선인이 윤 대통령의 대선행에 불을 붙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추 당선인은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해 국회의장 몫을 차지하게 된 상황서 그의 국회의장행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꿈틀대는
비윤계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 당적을 갖지 않도록 돼있다. 실제로 현행 국회법 제20조의2엔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된 때에는 당선된 다음날부터 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의장에게 당적 보유를 금지한 것은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서 벗어나 국회를 공정하게 운영해 ‘국민의 국회’로 만들라는 책무 때문이다.

하지만, 추 당선인은 “국회의장이 좌파도 우파도 아니지만, 중립은 아니다”라며 “중립은 가만히 있는 것으로 절충점을 찾으라는 이유로 개혁 입법이 좌초되거나 알맹이가 빠지는 일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개혁신당 이 대표도 상대해야 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영운 후보에 맞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천신만고 끝에 당선됐다. 

국민의힘 대표 시절 친윤(친 윤석열)계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징계를 받고 대표직서 물러났던 그는 개혁신당을 꾸렸다. 비교적 오랜 기간 잠행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젊은 층 이탈을 노렸던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윤 대통령이)내가 왜 당을 옮겨 출마할 수밖에 없었는지 곱씹어봤으면 좋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던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야당인 이 대표가 선거 기간 동안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이 더 많았다. 

윤, 당무 개입도 사실상 어려워져
인청·특검 정국서 권력 누수 불가피

보수당으로 분류되는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이 각종 내분으로 흔들릴 경우, 개혁신당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의힘 내부에는 윤 대통령을 엄호할 ‘빅 스피커’가 보이지 않는다. 한 전 비대위원장도 상당히 관계가 껄끄러워졌다는 평가다. 

황태자로 불린 그가 윤 대통령을 버리는 시나리오가 가동된다면 윤 대통령은 적잖은 위기를 맞게 된다. 실제로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이상 국민의힘서 8표가량의 이탈표가 나오게 될 경우, 탄핵 국면도 마주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 저지선을 막아달라고 읍소해 겨우 급한 불은 껐다. 다행스러운 지점은 권성동, 이철규 등 현역 친윤(친 윤석열) 의원들이 상당수 생환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핵심 친윤 그룹으로 윤 대통령을 엄호해 왔다. 이들의 역할에 따라 윤 대통령의 명운도 갈릴 전망이다. 

게다가 대구·경북(TK) 및 부산·경남(PK)은 선거 막판에 결집하면서 ‘전통적인 보수 텃밭’임을 증명해냈다.

국민의힘 곳곳에선 이미 친윤, 친한(친 한동훈)의 대결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 차기 당권 싸움서 승리하는 그룹만 정치적 미래를 도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현재는 비윤(비 윤석열)계에게 유리한 구도다. 그간 국민의힘서 당내 실세였던 친윤 그룹은 이번 총선 참패로 인해 전면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비윤 세력은 개인기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냈다. 윤정부와 차별화 전략을 꾀하려는 인물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전당대회서 비윤 세력서 당 대표, 원내대표가 탄생할 경우, 당정 관계서 불리한 쪽은 윤 대통령이다.

반면, ‘당무 개입’도 어려워졌다. 이미 좋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당 상황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시 야당에
공격의 빌미

여기에 더해 윤정부의 나라 살림 적자 규모는 87조원(관리재정수지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당초 예산보다 무려 29조원이 늘어난 규모다. 세수 펑크로 인해 지출 규모도 줄였지만, 재정 수지는 목표보다 악화됐다. 국가채무비율도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윤정부는 나라살림 규모 발표를 국가재정법상 발표 시한 날짜를 하루 넘겨 발표하면서 야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내각 구성에 따른 인사청문회 및 특검 정국 돌입 시 본격적인 권력 누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포스트 한동훈’ 누구? 버려진 사람들 급부상?

이번 4·10 총선서 개인의 능력을 앞세워 살아 돌아온 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이다.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았던 두 인물은 출구조사 개표 결과에서 밀리는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당선됐다.

안 의원과 나 당선인은 과거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만큼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도 분류된다.

실제로 친윤·비윤계 인사가 대거 탈락한 상황인 만큼 이들은 당권 전쟁서 유력한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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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