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이후…4인 파워게임> ‘대권 빨간불’ 한동훈

언제든 부르면 다시 돌아온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차기 대권주자 1순위를 앞에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처참하게 무너졌다. 총선 참패를 두고 일단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지만 추후 국민의힘은 또다시 내분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란 속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였다가는 남은 정치 인생마저 위태로워진다. 

총선 역사상 보수정당이 3연패라는 진기록을 썼다. 간신히 개헌저지선은 막아냈지만, 앞으로 정국을 주도하기는 어려워졌다. 개표 당일이었던 지난 10일, 개표상황실에 도착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한 비대위원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책임 지고…
허무한 퇴장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곳곳에서는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한 비대위원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기자들 앞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는 짧은 말을 뒤로 하고 개표상황실을 떠났다. 

개표 결과 범야권은 192석을 차지했다. 야권의 압승으로 결과가 나오자, 여권 내부에선 책임론과 함께 한 비대위원장의 사퇴설이 고개를 들었다. 그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부족했던 국민의힘을 대표해서 사과한다.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나부터 깊이 반성하겠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당 자체를 떠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한 뉘앙스를 비친 그는 “뭘 하든 나라 걱정을 하겠다. 다만 (앞으로)특별한 계획은 없다”고도 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처음 등판했던 시기는 지난해 12월 말경으로 누가 봐도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기조를 맞춘 것으로 평가됐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를 구원자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실제로 여의도 화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스스로도 “여의도 문법 대신 5000만명이 사용하는 화법을 사용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윤석열의 황태자’ ‘조선제일 검’ ‘윤석열정부 2인자’는 지금껏 불려왔던 한 비대위원장의 별명들로 처음에는 이를 깨는 게 과제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단숨에 이 같은 프레임을 깨버렸다. 

지지율이 날로 치솟는 등 시작이 좋았다. 등판 초반만 해도 그를 향한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구사하는 언어서부터 다른 차별점을 드러냈다. 컨벤션효과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 이어졌다. 한 비대위원장은 전국을 순회하며 ‘한동훈’이라는 이름을 차기 대권주자로 각인시켰다. 

당초 그의 목적은 총선 승리가 아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원 출마를 하지 않는 대신, 자신의 대권 무대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의 작전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모든 패배 스스로에게 돌린 뒤 사퇴
친윤 대거 생환…친한은 움츠러들어

문제는 과연 한 비대위원장이라는 카드가 차별화 전략에 성공했는지 여부다. 선거 초반과 다르게 그의 메시지는 후반으로 갈수록 자극적이 돼갔다.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민주당이)정치를 개같이 했다” 등과 같이 수위 높은 워딩이 주를 이뤘다. 그만큼 마음이 급해졌다는 증거였다. 

그동안 한 비대위원장은 중도층에 읍소하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문제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한 게 이번 총선의 결정적인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 한 명으로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던 셈이다. 급한 마음에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를 한 자리라도 줄이고자, 리스크가 있는 후보 한 명 한 명을 각개격파 하는 식으로 선거전을 펼쳤다. 

그러나 한 비대위원장 혼자서는 무리였다. 이후 큰 메시지는 실종됐고, 야당의 개헌저지선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발언이 주를 이뤘다.

선거가 끝났지만, 한 비대위원장이 중도를 확실하게 잡겠다는 것이었는지, 보수에 쏠린 행보를 보이겠다는 것인지도 애매모호했다. 그렇다고 남탓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차라리 지지층의 결집을 선택했어야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로 개헌저지선만 막아달라는 요구가 전부였다. 다행히 선거 결과 범야권의 200석 확보는 실현되지 않았다. 

문제는 여전히 이곳저곳서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대권 잠룡’으로서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려면 민주당 ‘원팀’에 맞서 ‘원톱’의 경쟁력이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냈어야 했다. 뒤늦게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을 투톱으로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그간 메시지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보였다. 지난 1일,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서 처음에는 윤석열정부 탓을 했으나 바로 이튿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 카드가 시기상조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안도 
안 통해

사실 국민의힘은 위기 때마다 한 비대위원장의 등판론을 통해 그를 향한 기대감으로 연명해왔다.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붕괴는 막자는 식의 다급하게 내놓은 카드였다.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해온 만큼 한 비대위원장에게 막대한 책임론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차기 대선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이번 총선서 여당의 목표치였던 130석을 달성했더라면 한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몸값을 더욱 불릴 수 있었다. 차기 대권주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있어야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끊임없이 외쳐온 정권 심판론은 뒤집히지 않았다. 그나마 국민의힘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총선 직전 마지막 수를 뒀던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카드도 먹히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실제로 행동에 나섰어야 했지만,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통상적으로 정부는 여당 선거를 물밑에서 지원하는데, 이번 선거에선 윤 대통령의 민생 토론회 이외엔 그런 기조가 거의 작동되지 않았다. 

이런 탓에 한 비대위원장의 당 접수 시나리오도 위태로워졌으며,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도 몸집을 키우기 어려워졌다. 

앞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한 비대위원장은 총선 뒤 버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바 있다. 그나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도 했어야 향후 대선서 명분이라도 생길 수 있었다. 당내서도 그가 총선까지만 나서야 한다고 보는 의견이 다수였는데, 원톱의 한계만 드러낸 셈이다. 

이제부터는 친윤(친 윤석열)의 역공이 시작될 조짐이다. 총선 책임론을 두고서 당 안팎서 많은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 역시 마찬가지다. ‘시스템 공천’을 골자로 내세운 국민의힘 공천은 민주당에 비해 비교적 조용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와의 경쟁서 밀린다는 가혹한 평가마저 나왔다. 이제부터는 공천의 방향이 올바르게 작동됐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태세다. 

본격적인 
계파 싸움

앞서 국민의힘 공천 단추는 ▲새 인물은 없었고 ▲전직 인사들의 줄줄이 공천 등으로 처음부터 잘못 꿰매졌다는 비판을 받았던 바 있다. 이때부터 패배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공천은 본래 지지층의 지지만 이끌어낼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졌는데, 부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텃밭의 성지’로 불리는 영남서 보수의 분열이 일어나는 대혼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장예찬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으로부터 단일화와 관련해 공식·비공식적으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 비대위원장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한 장 후보를 설득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부산 수영구 지역에 방문조차 하지 않았다. 총선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한 비대위원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민의힘 장악의 판을 짤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그도 홀로서기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당내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에게 막대한 권한을 줬으나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

이 같은 상황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은 주도권 싸움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 비대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최근에는 의대 증원 등 3차례에 걸쳐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 비대위원장은 두 가지 의혹에 관해 여전히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중이다. 또 당과 정부의 거리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는 숙제가 남았다. 

앞서 그는 김 여사 명품백 논란을 두고 “국민의 눈높이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때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사퇴설이 흘러나오자, 한발 물러났다. 두 번째 갈등서도 한 비대위원장은 이 전 대사와 황 전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때도 대통령실과 호흡이 어긋났다.

당정 갈등 또 펼쳐질 양상
차기 당권 도전 뒤 부활?

뒤늦게 귀국으로 말을 바꿔 “(리스크가)정리됐다”며 자기 위로를 했지만, 조치 역시 뒤늦었다는 점에서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는 계기가 됐다. 

추후 김 여사와 의대 증원을 두고서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한 비대위원장 역시 기조를 바꿀 수 있다. 자신이 이득을 보려면 지금으로서는 대통령을 버려야 산다. 그래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대권주자들은 벌써 한 비대위원장을 때리기 시작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은 “셀카 쇼가 정치의 전부가 아니다”라며 “셀카 찍을 시간에 국민에게 담대한 메시지나 던지라”고 공격했다. 선거가 끝난 뒤엔“정리할 사람은 정리가 필요하다”며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조심판(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이 정권 심판론에 말렸다”며 사실상 한 비대위원장의 선거 전략에 대해 냉혹한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여권 내에서는 이조 심판 프레임을 멈추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 

초반에 먹혀든 검사와 피의자 프레임도 유권자들로부터 이렇다 할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탓도 컸다. 앞으로 한 비대위원장이 살아남기 위해선 당을 장악해야만 한다. 또 차기 당 대표 및 원내대표가 친한(친 한동훈) 세력서 탄생하는 게 중요하다. 차기 당 대표가 친윤 세력서 탄생할 경우, 친한 그룹의 위상은 더욱 쪼그라들게 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첫 째는 총선 이후 잠행을 택할 가능성이다. 잠행 시 한 비대위원장은 이미지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총선 패배 책임론으로부터 한발 뺄 수도 있다. 

나머지 하나는 잠행 대신 직접 당권에 도전하는 것이다. 일단 인지도 및 체급은 충분히 불렸다. 비록 총선서 패배하긴 했으나 당에 남아 빠르게 혼란을 수습하는 한편, 책임론을 윤 대통령에게 돌려 현 상황을 정면돌파하는 방식이다. 다행히 여론은 우호적인 편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덕분에 개헌저지선을 막아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여론의 동정론을 이끌어낸다고 해도 과연 윤 대통령이 그를 차기 대권주자로 밀어주겠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은 미래를 염두에 둔 권력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관리형 인물을 주로 선호해 왔다. 

당권 쥐고
정식 복귀?

한 비대위원장의 사퇴로 국민의힘은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졌다. 일단 한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차기 전당대회서 당 대표라도 거머쥐어야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시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에게 압도적 승리를 내준 한 비대위원장은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좁아지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면서도 “차기 전당대회가 중요한데, 당권을 잡아야 다음 행보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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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