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롸잇나우' 허본좌, 어디서 뭐 하나?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9 12: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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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마다 '단골후보' 이번에는 '관전자'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허경영 신드롬'을 일으키며 '황당한 공약'과 독특한 행보로 대중의 호감을 샀던 '만년 단골 대선후보' 허경영이 이번 대선에는 전과 비교해 너무 조용하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를 찾는 네티즌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치열하고 숨 막히는 정치판에서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자처해 정치권을 묘하게 풍자했던 '허본좌'. 기성정치에 심란한 유권자는 요즘 그를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일요시사>가 허경영의 행적을 추적해 보았다.


허경영의 미니홈피에는 "기다리겠다" "언젠간 대통령이 될 거예요" "왜 대통령 안 나와요"라며 그의 등장을 기대하는 글을 볼 수 있다. 한 트위터리안(@korea***)은 "허경영 풀어주고 새누리 대선후보로 세워라"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hy***라는 아이디의 트위터리안은 "허경영 갑자기 보고 싶네요. 깨알 같은 공약들"이라며 그를 그리워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허경영은 정치권이 아닌 유권자의 구애를 받고 있는 것이다.

유토피아 공약 '후끈'

제15·17대 대선에 출마한 당시 허경영 경제공화당 대선후보의 공약은 일명 '유토피아'를 가져올 것처럼 보였다.

허경영의 공약에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매월 50만원씩 지급, 출산 시 3천만원 지급, 결혼 시 남녀 각 5천만원 지급, 중소기업 입사한 청년에게 5년 한도로 월 100만원 쿠폰지급, 고교 1학년부터 1과목만 시험 볼 것,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출마자격 고시' 실시 등이 있었다.

그는 톡톡 튀는 발언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이어갔다.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라는 등 그의 새빨간 거짓말은 '황당본좌'의 '유희적 성격의 유행'처럼 빠르게 번지며 유권자에게 재미를 선사했던 것이다.

또한 그가 축지법·공중부양·외계인 접촉 능력이 있다고 말해도 오히려 대중은 '호감'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당시 허경영은 9만6756표를 얻으며 전체 0.4%의 지지율로 7위를 기록했다.

당시 이회창, 이명박, 정동영 등의 주요 후보들과 토론회에 참석했던 이인제 후보가 0.68%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보더라도 상당히 높은 득표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득표율에는 기성정치인에 대한 반감과 냉소가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허경영은 지난 4월9일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또 한 번 이목을 끌었다.

그가 내세운 주요 대선 공약은 5가지로 학생들이 시험에서 잘하는 과목 1개만 보도록 하는 시험해방, 결혼 시 1억원을 주는 결혼해방, 대학 등록금을 100% 지원하는 등록금해방, 국가가 직접 나서 취직을 알선하는 취직해방, 현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군대해방 등이다.

허경영은 또한 "대통령이 된다면 2개월 안에 현 국회의원들의 옷을 다 벗기고 정당제도를 모두 없애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도록 하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을 향한 그의 도전은 시작과 동시에 막을 내렸다.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 축하파티 참석 여부를 둘러싼 허위사실유포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결혼설을 흘려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이 그의 대선행에 발목을 잡았다.


숱한 화재를 뿌렸던 허경영은 이 때문에 내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돼 제19대 대선에나 나올 수 있는 신세가 된 것이다.

2009년 7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만기 출소한 허경영은 예전과 같은 비현실적인 주장과 독특한 행보를 계속했다.

박근혜 후보와 결혼설로 실형, 출마 불가
예능프로 출연하며 제3의 인물로 주목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이클 잭슨의 영혼이 자신을 찾아왔다거나, 수영선수 박태환의 세계선수권대회 부진이 본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서 그렇다고 발언하는 등 그의 언행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출소 직후 허경영은 '본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허경영은 <동방의 등불>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저서에서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가져오면 항구적인 평화가 보장된다" "한반도는 참으로 핵이 폭발한 히로시마가 되느냐, 세계의 중심 낙원 동방의 등불이 되느냐는 기로에 있으며 그 문제 해결을 위해 하늘은 허경영 슈퍼천재를 한반도에 '동방의 등불'로 예비해 둔 것입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경영은 저서 집필 당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은평구 국회의원 재보선 불출마, '허경영 쇼'에 대한 구상, 18대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한편 허경영은 2009년 8월14일 디지털 싱글 앨범인 <Call Me>를 공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이 곡은 발매 하루 만에 '싸이월드' 배경음악 차트 1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2009년 9월19일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인 <허경영 허본좌>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곡은 'Right Now' 콘서트에서 선 공개 되었다.

허경영은 9월18일 홍익대학교 브이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마쳤다. 허경영의 콘서트에는 500여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이날 관객들은 허경영이 무대에 오르자 "허경영"을 연호하고 그의 말 한마디와 몸짓에 열광했다는 후문이다.

공연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관객은 "노래를 듣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허경영은 공연 도중 "내 호르몬을 받으면 뇌의 경영이 바뀐다" "보통 누군가를 부르면 에너지가 나가는데 허경영을 부르면 우주에너지를 받게 된다" "'콜미' 영어버전으로 발표해 미국 빌보드차트 1위를 노리겠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고 전해진다.

이후 꾸준히 방송에 출연했던 허경영은 올해 들어 대선 출마선언 후 지난 9월12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공개강연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그는 유튜브 동영상과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지난 8월30일에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하자스타일'이라는 제목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에서 허경영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가 말춤을 추며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에서 허경영이 특유의 무중력 댄스를 선보이는 등 네티즌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9월17일 허경영은 방송에 출연해 '허세대통령'이란 별명으로 한국인 허세병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는 기성정치인들의 말도 안 되는 공약 자체가 허세라면서도 정작 본인 공약인 '결혼하면 1억' '대학 등록금 100% 지원' 공약은 상징적인 의미일 뿐 허세와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필' 충만 인기 여전

지난 9월30일에는 SBS의 예능프로에 허경영이 등장에 '롸잇나우'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사회자인 이수근이 "18대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출마한다면 어떤 공약이 있느냐"라고 묻자 허경영은 진지하게 공약을 말했다.

이에 이수근은 "코미디 쇼인데 너무 진지하다. 오늘 18대 대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며 급하게 마무리에 웃음을 안겼다. 

허경영의 공중파 프로그램 출연에 대다수 유권자는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록 당선 가능성은 없지만 국민은 그의 불출마를 내심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그 때문에 그의 깜짝 발언이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 안갯속 대선 판에 제3의 돌발변수가 되는 건 아닌지. 국민은 혹시 모를 그의 예측불허 언행을 장난스럽게 기다리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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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