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떠난 이유를 말하다 홍영표 의원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새로운미래 홍영표 의원은 인천 부평서만 내리 4선을 지낸 인물이다. 누구보다 부평에 관해 깊고, 자세히 안다. 인터뷰가 있기 전에도 점심에만 5곳을 방문했다. 빡빡한 일정 탓에 점심은 선거사무소에 있는 호두과자로 때울 수밖에 없었다. 노인복지대학, 회사 방문 등으로 부평구서 홍 의원을 마주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다시 한번 부평서 ‘진짜 민주’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기 때문이다. 

“가짜 민주당을 떠나겠다.” 친문(친 문재인) 좌장으로 불리는 새로운미래(이하 새미래) 홍영표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당하자, 오랜 기간 몸담아왔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홍 의원은 최근 새미래로 들어와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 중이다. 진짜 민주당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일요시사>가 홍 의원을 만나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와 총선 전망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정이 쉼 없이 이어지는 것 같다.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11시30분부터 인터뷰하기 위해 사무실에 오기 전까지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기업, 노인대학 개강식, 노래 교실까지 다녀왔다. 주민 한 분 한 분 손을 잡고 인사를 드렸다. 그래도  지역 주민께서 나를 많이 알아봐 주셔서 기쁘다. 예상한 것보다 반응이 괜찮다. (주민께서)내가 민주당 사천의 희생자로 알고 계신다. 부당하게 공천서 배제됐고, 억울하다는 심정을 느끼신 것 같다. 일단 동정론이 많다. 어떤 주민께서는 울먹이면서 (민주당이) 너무했다고 하신 분도 계신다. 

-민주당을 탈당했다. 새미래로 입당을 결정한 배경은? 

▲사실 민주당을 떠나는 일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경선만 했다면 따르고 승복했을 거다. 경선의 결과니까. 그런데 경선 기회마저도 주지 않았던 게 탈당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국민은 윤석열정부의 무능, 특히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많이들 어려워하신다. 여전히 윤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주 강하기도 하다. 정권 심판을 위해서 민주당이 힘을 모았어야 했는데 실패한 상황이다. 조금만 잘했어도 민주당은 200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공천 배제가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인가?

▲공천 경선 과정서 드러났지만,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총선 승리가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재명의 사당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당에서는 친문파와 반대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골몰해 왔다. 지금도 경선 결과를 보면 아주 치밀한 계획하에 비명을 숙청 중이다.

이 대표의 사병과 같은 사람들로 공천하고 총선서 승리하겠다고 외친다. 결국 이 대표의 방탄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 지점을 두고 좌시할 수 없었고, 국민도 함께 분노하고 계신다. 그래서 탈당을 결정했다. 

-새미래에 합류하는 것을 두고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자면 새미래는 국민의 바람과 같다. 윤정부의 검찰 독재와 이 대표의 사당화 심판을 넘어서서 한국 정치의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실 새미래도 미흡한 게 많다. 그럼에도 새로운 정치의 시작점과 토대를 총선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합류하자마자 공동대표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나와 김종민 의원이 책임을 지고 총선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 

-민주당은 공천 시작부터 계속 분란이 발생해 왔다. 

▲항상 총선을 앞두면 정치에 불신 문제가 발생해 국민은 혁신을 요구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모든 것의 전제는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자기 희생이 필요했다. 측근이 불출마한다든가, 이 대표가 불출마하는 게 혁신의 시발점이다. 박지원, 정동영 같은 사람을 내세우면서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말에 어폐가 있다.

한국 정치의 적대적이고, 증오적인 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이언주 전 의원을 여전사라고 하면서 나 같은 사람을 쫓아냈는데, 당연히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나는 선출직 평가서 하위 10%에 들었다. 나를 포함해 31명 중에 28명이 소위 말하는 비명이었다. 

-친명을 대거 공천한 이유는 무엇인가?

▲비명이 탈락하면 이제 누가 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을 텐데, 이 자리를 이 대표의 법적 리스크를 관리해 오던 변호사들이 많이 공천받았다. 심지어는 서대문의 경우 청년 전략 특구로 지정됐는데 동아 변호사가 공천을 받았다. 그는 정진상의 측근이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에서 경선했을 때 4등을 했는데, 성치훈 변호사가 탈락하면서 3인 경선을 하게 됐고, 다시 경선에 참여해 공천을 받은 인물이다. 민주당의 공천은 이 대표의 측근과 법률 리스크에 도움을 줄 사람을 대거 진출시키는 행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대표는 혁신이 있는 공천이라고 자평했는데… 

▲이 대표는 항상 그런 식이다. 인지 부조화가 있는 것 같다. 그럴 때 하얀색을 검은색이라고 우긴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이런 일이 너무 비일비재하다. 공천을 하기 전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이 대표는 대선 승패가 결정났던 시간인 새벽 4시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이 돌면서 패배의 원인과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렸다.

“이 대표 총선 승리 목적 아냐”
“반대 세력 색출·제거만 골몰”

이후에는 경기도 성남시를 떠나 인천시 계양구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송영길 전 대표는 서울시장에 출마시켰다. 민주당은 예상했던 것보다 지방선거서 참패했다.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윤정부가 정치검찰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을 가하니 민주당은 리스크에만 집중한 측면이 있다.

민주당이 중도층 확장의 한계를 맞이한 때다. 체포 동의안이 압박해올 때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해놓고, 부결시켜 달라고 말했다. 

-분란이 자꾸 발생한 이유 중 하나는 이 대표의 리스크를 빠르게 정리하지 못했던 부분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맞다. 민주당은 리스크서 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윤정부의 정치 보복뿐 아니라 경제·외교 등 모든 분야서 해결할 문제가 많았는데, 시간 낭비가 많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중도 성향의 국민까지 민주당이 중도층으로 확장해야 선거서 이길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만 가지고 총선을 이길 수 없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영장이 기각되면서 리스크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에게 윤정부와 싸우지 않았다고 프레임을 씌워 엄청난 공격을 가했다. 그게 바로 소위 말하는 수박론이다. 나 같은 경우는 ‘왕수박’으로 불렸다. 한 가지 확실하게 짚고 갈 것은 나는 윤정부와 싸웠다. SNS에도 여러 차례 누구 못지않게 윤정부를 향해 고쳐야 할 부분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기재위 소속 위원이다. 경제 분야에서 윤정부가 잘못한 부분을 지적해 왔다. 정치 검찰이 대기업과 민간기업에 취업한 부분도 밝혀냈다. 굉장히 이슈화됐었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는데, 좌표 찍기 프레임에 끝없이 공격받았다. 

-민주당을 탈당하며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진짜 민주당은 무엇인가?

▲민주당의 역사는 70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던 가치와 노선이 있다. 내가 말한 가짜 민주당의 의미는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은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이 대표의 사당이 된 민주당, 오직 이 대표에게 충성하는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 민주당의 현실이다. 이걸 누가 민주 정당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이런 부분이 공천과 경선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개딸로는 선거 이기기 어려워”
“뚜껑 열면 30~40석 줄어들 것”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문제의식을 공감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우선 총선 상황을 말씀드렸다. 윤정부의 무능과 민주당의 밀실, 비선, 사천 때문에 총선판이 나빠졌고,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상황이 지금 실패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게 아닐까? 신당이 생기면서 과거 우리가 선거에 이기려면 야권 연대도 하고, 다양한 통합의 노력을 해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왔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가 목적이 아니다. 힘을 합쳐야 할 모든 개혁 진보 세력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고민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이 선거에 앞서 등판하리라 보는지?

▲전직 대통령이 선거에 전면으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제한적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총선을 전망한다면?

▲민주당은 21대 총선서 180석을 차지한 당이 됐다. 이 대표는 과반 151석을 차지하는 1당이 되겠다는데 나는 그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22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110석에서 13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선거 판세에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과 충청권의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영남 지역도 민주당의 의석수가 많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지금 현재 의석보다는 30석~40석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청도는 민주당이 총 28석 중 20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데, 비관적으로 보는 분들은 민주당이 6석을 차지하기도 어렵다고 예측하는 분도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선 결과를 보면 노영민 전 비서실장 도종환 의원 등이 모두 탈락했다. 이 결과는 민심과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다. 이런 부분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새미래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상승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정리되지 않고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지속된 게 문제다. 이제 막 당이 만들어졌는데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것들이 지지율을 답보 상태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다시 정비해서 반드시 새로운 미래를 그리겠다. 앞으로 각 지역서 후보가 뛰면 효과가 여론에 반영이 돼 지지율이 상승하리라 믿는다. 

-새미래에 현역 의원은 더 참여하나?

▲당을 떠나 탈당을 하거나, 결심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정치인에게는 지역구 문제와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 의원이 결단하는 게 쉽지 않다.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다. 다만 새미래에 합류한 의원이 7명은 돼야 기호 3번을 받는다. 선거 번호도 총선서 하나의 변수다. 유권자가 봤을 때 이름없이 무소속으로 끝에 위치하면 관심을 주지 않는다. 지금 비례 정당만 50개에 이른다. 이번 선거는 특히 앞번호를 받아야 유리한 구도다. 

-부평을을 계속 지키고 있다. 스스로에게 부평을은 어떤 의미인가? 

▲처음 선거를 시작했을 때부터 4선 의원이 된 지금까지 부평을을 지켜 왔다. 이 지역은 내게 사천의 대표적인 희생자인데, 딛고 일어서서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선거운동을 해보니 해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부평 발전을 위해 내세울 공약은?

▲당 이름과 같은 부평의 새로운 미래 7가지, 지역을 키울 3대 핵심 프로젝트와 부평구민의 4대 염원을 담은 7·3·4 약속을 하겠다. 대표적으로 제3보급단 이전 예정 부지에 수도권 최대 과학, 음악과 같은 테마도서관 단지를 조성해 시민께 돌려줄 생각이다. 최근 문제가 많은 소아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천 제2의료원 설립 계획에 소아응급의료센터 설치를 반영하겠다.

방치된 청천 숭수도본부 부지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을 카페, 동아리실, 소강당 등으로 구성되 교육문화복합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 밖에 ▲물길 잇기 ▲부평 제2아트센터 건립 ▲어르신 문화복지 바우처 시범 도입 ▲노후계획도시정비법을 대비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도 구성하겠다. 3대 프로젝트에는 부평 경제를 위한 ▲점프업 프로젝트 ▲군부대 이전 부지 대전환 프로젝트 ▲굴포천 물길잇기 프로젝트를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부평구민의 4대 염원인 ▲상동호수공원 변전소 건설 무산 ▲제1113공병단 복합시설 사업 계획의 상업시설 면적 확대를 추진 ▲경인선 철도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및 상부 개발 추진을 하겠다. ▲교육환경과 시설 개선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총선은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총선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대와 증오의 선동 정치만으로는 안 된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새미래가 다시 돌아보고, 국민을 편안하고 미래는 준비하는 게 목표다.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과 희망을 만들기 위해 선거에 참여하는 후보가 많았으면 좋겠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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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