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민주당 영입 1호 의정부갑 박지혜

국민에게 전하는 ‘초록색 약속’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60명의 정치 신인을 맞이했다. <일요시사>가 만난 첫 번째 주자는 민주당 박지혜 당선인이다.

경기 의정부갑에 승기를 꽂은 박지혜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호 영입 인재다. 법조인 신분으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지구 지킴이’로 민주당에 영입돼 4·10 총선을 거쳐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다음은 박 당선인과 일문일답.

-당선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말해준다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나 기후 위기를 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이든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내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기도 하다. 선거 과정서 의정부의 절박한 민심을 확인했다. 정권 견제와 민생경제 회복, 그리고 의정부 발전에 속도를 내달라는 유권자의 간절한 소망이 모여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진 것이다.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의정부 시민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한다.

-의정부를 선택한 이유도 궁금한데?

▲정치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입법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의정부는 유년 시절 꿈을 펼친 곳이자 마음의 고향이다. 그래서 정치를 시작한다면 그 꿈을 키워준 의정부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의정부서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등 시대적 과제에 잘 대응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어린 시절 꿈을 키워준 의정부를 시민의 꿈과 경기북부 도민의 꿈을 이뤄나갈 수 있는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

-선거 운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일시장 국밥집서 두 손 꼭 잡으며 민생경제를 걱정하시던 사장님부터 수선 골목서 묵묵히 실을 꿰던 아버님, 학교 앞 거리 유세 중 파이팅을 외쳐주던 학생들, 중랑천 벚꽃길서 만난 지지자들 한 분 한 분 모두가 기억난다. 선거운동 기간 중 만났던 의정부 시민의 말씀과 응원을 잊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정치에 임하겠다.

윤정부, 원전 앞세워 환경문제 역행
“개혁 의지 있는 민주당이 맞서겠다”

-비례가 아닌 지역구로 출마한 이유가 있는지?

▲비례대표 앞번호를 받으면 당연히 당선으로 이어졌겠지만 인재 영입과 비례대표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하며 의정활동의 연속성을 높이고 싶었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법안을 발의해 본회의에 통과시키고 시행 이후 개선할 점이 있으면 개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등 내 손으로 하나의 법안을 마무리짓고 싶다.

-영입 인재 1호로 발탁됐다. 민주당이 제일 먼저 뽑은 인재인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기후정책을 잊지 않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환경 관련 법조인 출신인 만큼 ‘준비된 사람’의 역할을 기대한 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이미 탄소중립 선언을 했고 지금은 과제를 이행시켜야 할 때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다. 기후 위기는 날로 심각해지는 반면 정부 정책은 역행하는 게 안타까웠다.

대안을 갖고 항상 국민의 눈높이서 생각하는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환경 정책을 세게 밀어붙이려면 그에 맞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 기후·환경 쪽으로 더 많은 인물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영입 인재로 드러낸 것이다.

그간 민주당은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맞서 싸워왔다. 기후 이슈가 환경적으로 중요하기도 하지만 국가 성장 과제서도 귀중한 아젠다인 만큼 앞으로 민주당과 함께 잘 해결해 나가겠다.

-22대 총선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윤정부를 향한 정권 심판 여론이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민생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과 함께 의정부의 지속가능한 미래, 그리고 발전에 대한 소망들이 모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법조인 신분이자 기후 전문가
“한국형 IRA‧RE100 지원 확대”

-민주당의 일원이 됐다. 22대 국회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 있다면?

▲그동안 법조인으로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활동을 해왔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활동이 중심이었는데 단순히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게 아니라 산업의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에너지 전환 산업 이슈를 중점으로 의정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국형 IRA(탄소중립산업법) 제정도 추진하고 싶은 정책 중 하나다. 이 밖에도 기업의 Renewable Electricity 100%(RE100) 이행 지원을 확대하고 K-탄소중립 생태계 조성 등 환경정책을 들여다보고 싶다. 물론 지역구인 의정부의 발전을 위한 환경정책을 모색하는 데에도 힘쓰겠다.

-현 정부가 기후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는지 평가해달라.

▲재생에너지 확대는 뒷전이고 원전 확대에만 골몰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재생에너지 산업이 축소되고 산업 공동화를 초래했다. 윤정부가 망가뜨린 기후 위기 대응 기반을 하루빨리 정상적인 궤도로 돌려놓아야 한다. 기후 위기 대응은 지구를 살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RE100 등 한국 산업경쟁력, 일자리 문제와도 직결되는 핵심 의제인 만큼 우리의 삶에 중요하다.

-끝으로 국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22대 국회서도 국민의 국회, 책임지는 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가겠다. 제21대 국회서 해결되지 못한 민생법안이 있다면 향후 재추진하겠다. 아울러 국민께서 내려주신 총선 민의를 받들어 지금까지 국정기조를 전면 쇄신하고 지난 2년 동안 무엇이 잘못됐는지 철저하게 점검해 바뀐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초심대로 오로지 시민만을 바라보며 의정부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깨끗하고 유능한 정치인이 되겠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면서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을 약속드린다.

<hypak28@ilyosisa.co.kr>
 

[박지혜는?]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 이사
▲녹색법률센터 상근 변호사
▲민주당 1호 영입 인재
▲22대 국회의원(민주당/경기 의정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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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