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백범 증손자’ 하남을 김용만

“올바른 역사로 올바른 미래를”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60명의 정치 신인을 맞이했다. <일요시사>가 만난 세 번째 주자는 민주당 김용만 당선인이다.

4·10 총선서 경기 하남을에 깃발을 꽂은 김용만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영입인재 8호다. 독립유공자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할 때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백범의 올바른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먼저 당선을 축하드린다.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역사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우리 역사가 훼손되고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지는 모습을 방관할 수 없었다. 이번 총선 결과는 한마디로 ‘국민의 승리’다. 제게 일할 기회를 주신 하남 시민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기대한 성과를 내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민주당 영입인재 8호다.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것이 더 수월했을 텐데 지역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하남에 거주한 지 3년이 돼간다. 현장서 체감한 지역 현안들을 내 손으로 직접 해결한다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역사문제를 장기적 과제로 연속성 있게 대응하는 등 내가 이 사회에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지역구 출마라고 판단했다.

하남을 지역 상당 부분은 젊은 인구 유입이 많아 빠르게 변화하는 신도시다. 정치 신인 특유의 역동성이 이 지역구에 좋은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는 당의 판단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선거 도중 상대 후보가 당선인 배우자의 재산등록 의혹 등을 제기해 한때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는데...

▲악의적인 의혹 제기와 허위 사실 유포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가진 만큼 성의를 다해서 말끔히 해명했다. 정치인에게는 시민께 건전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보여드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로 알려져 있다. 증조부께서 당선인의 정치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증조부께서 남기신 말씀, 글, 그리고 정신 등에 두루 영향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증조부의 생애에서 일관되게 보이는 정도(正道)서 큰 가르침을 얻었다. 나의 증조부가 살아온 시대는 고난과 격동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는 평탄한 길도 있었고 타협 노선도, 침묵의 길도 있었다.

“고난 마다하지 않은 내 증조부”
김구 선생의 ‘정도’를 따라 걷다

하지만 증조부께서는 철저하게 정도를 지키며 고난을 마다하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었다. 나 또한 그 올바른 길, 올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려고 한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윤정부의 지난 국정운영을 평가한다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방관한 대일 굴종외교가 대표적이다. 무엇보다도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결정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우리의 소중한 역사가 훼손되는 일이 반복된 점은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한다.

이뿐인가? 대통령실 도청 의혹이 불거졌고, 대북 강경책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 밖에도 세수 펑크는 56조원을 기록했고 물가상승률 역시 2년 연속 3%대를 나타냈다. 민생경제가 말 그대로 파탄이 났다.

-2022년 역사정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처음 민주당에 입당했다. 어떻게 보면 ‘중고 신입’인 셈인데 지금까지 지켜본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나?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국회는 많은 일을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분이 많다. 실제 21대 국회서만 2만5000여 법안이 접수됐고 이중 약 9000여 건이 심사돼 법률에 반영됐다. 나아가 좌우 여야와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정작 국회에서는 국민 편을 가르는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모습에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역사가 정파와 관계없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제는 국회서 직접 뛰게 됐다. 22대 국회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 있다면?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역사문제는 가장 최전선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동시에 민생 현안에서는 현장의 불공정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 개정을 준비하는 등 민주당과 함께 다양한 민생회복 입법과 정책을 추진하고 싶다.

1호 제출 법안은 역사왜곡방지법
기민하고 역동적 초선으로 주목

내가 계획하고 있는 1호 제출 법안은 ‘역사왜곡방지법안’이다. 표현의 자유가 허락하는 선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 없도록 하되, 헌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는 걸 골자로 한다.

-이번 총선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또다시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과반 의석을 얻은 민주당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번 총선서 민심은 정권 심판을 선택하면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4년 전 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해놓고도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번 22대 국회는 달라야 한다. 민생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목적을 뚜렷하게 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입법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로 대표되는 윤정부의 의혹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많은 초선 의원을 배출했다. 국회서 초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치에 대한 샘솟는 의지와 열정으로 가장 활발하고 역동적인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금 민생 현장은 긴급 상황이다. 민생회복을 위한 법 개정, 예산 마련, 정책 제안 등 속도감 있는 대응책 마련을 위해서는 22대 국회 초선 의원들의 기민한 의정활동이 필요하다.

민주당 영입인재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 상호보완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연구단체와 같은 모임을 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2대 국회가 열리기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선거 끝나니 얼굴 보기 어렵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개원 전이지만 하남시민 단 한 분이라도 더 만나뵙기 위해서 노력하려고 한다. ‘하남을’ 하면 ‘김용만’을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남 곳곳을 누비겠다. 그리고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계획한 의정활동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준비하는 시간도 충실하게 가지려고 한다.

-끝으로 한마디 한다면?

▲백범의 후손으로 정치에 입문한 만큼 백범처럼 올곧고 올바른 정치를 보여드리겠다. 공약을 잘 지키고 발전이 기대되는 사업, 삶을 바꾸는 정책을 철저하게 이행하겠다. 가장 낮은 곳, 가장 어두운 곳을 바라보며 초심과 종심이 같고 사심 없는 공심으로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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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