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정치테러의 범죄학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4.02.02 15:04:25
  • 호수 14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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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적 테러가 연이어 발생해 전 국민을 놀라게 했다. 테러건 아니건, 정치적이건 아니건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도, 용서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번 정치인에 대한 폭력을 더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정치인이 폭력의 대상이었다는 점과 그 폭력의 동기와 폭력 행위자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단순한 폭력과 테러는 경계가 다소 애매할 수 있지만, 단순한 폭력이 사적 동기와 목적의 사적 행동의 결과라고 한다면, 반면에 테러는 사적이기보다는 상징성을 강조하는 개인 또는 단체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두 정치인에 대한 폭력을 우리가 정치적 테러라고 부르는 것은 물론 언론의 작명이지만, 정치인이라는 공인을 표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더 크고, 정치인과 가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와 동기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언론의 정치적 테러라는 표현은 틀리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정치적 테러가 일어나는가? 다양한 설명과 이유가 있겠지만, ‘급진화(Radicalization)’를 하나의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세계 테러의 추세도 정치적·종교적·사상적·이념적 급진화와 이로 인한 과격화를 엿볼 수 있듯이, 우리 사회에도 급진화 및 과격화 추세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급진화는 ‘극단주의(Extremism)’로 흐르기 쉽고, 이는 곧 분열과 편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증오심마저 갖게 한다. 그것이 사회 일반이라면 소위 ‘묻지마 범죄’로 나타나고, 반대로 집단이나 개인을 표적으로 한다면 일종의 ‘표적 범죄(Target Crime)’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 왜 일부 사람을 그토록 급진화·과격화하게 만들고, 사회를 누군가를 증오하게 만드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일련의 정치테러만 본다면, 우리 사회 정치의 후진성이 원인의 한 몫을 차지하지 않을까 한다.

사회를 편가르기하고 상대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부추기는 분열과 증오의 정치가 지적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일부 극단·과격·편향적 개인 방송이나 동영상, SNS가 기름을 붓고, 화염병을 투척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신사동의 정치테러를 자행한 중학생을 보면서 이들 청소년에겐 노출과 영향력이 훨씬 작다고 할 수 있는 영화나 거의 시청하지도 않는 거의 모든 TV도 연령별 제한등급이 있는 데 반해, 온라인 개인 방송은 심의 대상도 아니다 보니, 당연히 감시·감독도 받지 않는다.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수년 전, IS(Islamic State, 이슬람국가)의 인터넷을 통한 선전 선동에 넘어간 한 소년이 가입해 참전까지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전통적 테러가 조직과 집단적 행동이 특징이었다면 최근의 New Terrorism의 한 가지 경향으로서 소위 ‘외로운 늑대(Lone Wolf)’가 더 위험하다는 경고가 틀리지 않은 경우를 많이 목격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영어로 ‘Lone’ ‘혼자’ ‘나 홀로’라는 의미여서 ‘외로운’ 늑대보다는 ‘나 홀로’ 늑대가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현실은 청소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소위 SNS는 아무런 제약도 감독과 감시도 받지 않는 그야말로 해방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한 무분별한 동기의 자극과 충동, 학습과 모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폭력의 사이클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선 이미 청소년들의 SNS 접근과 노출을 차단하거나 제한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하원에서는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거의 만장일치로 16세 이하 청소년들의 SNS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통과되고, 일부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라는 소식이 우리에게도 타산지석이 됐으면 한다. 흔히 언론은 정부, 국회, 법원이라는 삼권에 더해 제4의 권력이라고 부를 만큼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만약 SNS가 청소년들에게 통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악용된다면 이를 절대 묵과해서는 안 된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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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