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기 뿜뿜! 새해 여행 ⑤부산 해동용궁사

소원 하나를 이뤄주는, 부산 해동용궁사

 

바다와 맞닿은 해동용궁사는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누군가 해동용궁사를 찾는다면 이렇게 귀띔하고 싶다. 정성스레 고른 소원 하나를 품고, 동이 트기 전 부지런히 사찰로 향하라고. 전각과 불상, 탑 등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는 풍경이 특별하고, 그 여운이 묵직하다. 해동용궁사는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관음 성지로, 이곳에서 정성을 다해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고 한다. 해돋이 후 사찰을 유유자적 둘러보는 시간은 덤이다. 곧 관광객이 물밀 듯 몰려올 테니! 수려한 풍경 덕에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해동용궁사는 1376년(고려 우왕 2년) 공민왕의 왕사를 지낸 나옹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그는 뒤에 산, 앞에 바다가 펼쳐진 이곳을 신령스럽게 여겨 토굴을 짓고 수행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930년대 보문사로 중창했고, 1970년대 초 백의관음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을 꾼 주지 정암스님이 해동용궁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

사찰 입구에 이르면 잠시 후 눈앞에 드넓은 바다가 펼쳐질 거라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다소 복잡한 먹거리촌을 지나 위풍당당하게 늘어선 십이지신상을 만난다. 땅을 지키는 열두 수호신은 동물 머리에 몸은 사람이고, 각기 다른 무기를 든 모습이다.

십이지신상을 지나면 국민의 안전을 기원하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교통안전기원탑이 보인다. 기둥에 용 조각이 화려한 일주문도 바로 앞에 자리한다. 일주문으로 들어서기 전,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루는 해동용궁사’라고 힘주어 쓴 표석이 눈에 띈다. 여기부터 욕심을 버리고 한 가지 소원만 되새긴다. 일주문을 지나 대나무가 우거진 108장수계단을 하나하나 내려가다 보면 마음을 짓누르던 번뇌가 사라지는 듯하다. 계단에 코와 배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득남불, 귀여운 동자승 석상이 모인 학업성취불이 있다.

계단 중간에 이르면 파도 소리가 들리고 짙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사찰이 빠끔히 모습을 드러낸다. 먼저 계단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자. 비로소 탁 트인 바다와 판판한 암반의 제룡단 방생 터가 보인다. 지옥에서 고통을 겪는 중생을 구원하는 금빛 찬란한 지장보살이 바다를 등지고 앉았다. 바다를 품은 사찰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곳은 해동용궁사에서 해돋이 명소로 꼽힌다. 새해 첫날이면 드넓은 방생 터가 일출을 감상하는 이들로 빼곡하다. 음력 15일마다 물고기를 바다에 풀어주는 보름방생법회도 열린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관광지로 유명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

해동용궁사는 진신사리탑 아래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용두암을 시작점으로 사찰 곳곳에 있는 전각과 조각상 등을 이으면 꿈틀거리는 용의 전체 모습이 그려진다. 대웅보전 앞 비룡 조각도 비범하다. 용은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해동용궁사에서는 용의 모습이 더욱 친근하고 영험한 기운이 느껴진다. 대웅보전 옆 용궁단도 용과 관련된 공간이다. 예부터 어업 활동이 활발한 이 지역에 용왕 신앙이 전해오는데, 조선 시대에 근방의 제단을 경내로 옮긴 것이 용궁단이라고 한다.

용궁단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자. 해수관음대불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바다를 내려다본다. 온화한 표정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바다의 큰 관세음보살’을 따라 바다를 보기만 해도 모든 사람을 넉넉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동용궁사 옆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관 쪽으로 가다 보면 부산갈맷길 1코스와 만난다. 이곳에 있는 파식대지에서 사찰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도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해동용궁사 입장 시간은 오전 4시30분~오후 7시, 입장료는 없다. 사찰을 둘러보는 데 넉넉히 한 시간 반쯤 걸린다.

해동용궁사 주변은 다양한 지질학적 특징이 드러나는 명소다. 공룡이 살던 백악기에 화산활동으로 생긴 암석이 발견된 것. 균열 방향이 일정한 체계적 절리군, 공룡 발자국을 닮은 해양 돌개구멍, 암석 표면에 벌집처럼 생긴 타포니 등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체계적 절리군은 균열 방향을 측정해 암석에 가해진 힘의 방향을 가늠하는 자료로 쓰인다.

해동용궁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이 있다. ‘20 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든 오시리아관광단지 내에 자리한 쇼핑몰로, 그리스 산토리니 풍으로 꾸며 이국적이다. 해외 패션 매장과 레저·스포츠 매장 등 33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쾌적한 휴식 공간이 여럿이라 편안한 쇼핑이 가능하다.

국립부산과학관은 본관과 어린이과학관, 천체투영관, 사이언스파크 등으로 구성돼 과학과 친해지기 좋다. 자동차와 항공 우주, 선박 등을 주제로 꾸민 상설전시관에선 다양한 체험 시설이 과학에 흥미를 더하고, 과학 원리를 쉽게 알려준다.


송정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은 서핑에 적당한 파도와 수온으로 사계절 서퍼가 찾는 곳이다. 이들 덕분에 겨울에도 생기가 넘치며, 해변에 감각적으로 꾸민 카페가 여럿이라 색다른 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해변 끝자락에 소나무 향 그윽한 죽도도 둘러볼 만하다. 섬 끝에 있는 송일정을 배경으로 바라보는 해돋이가 인상적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해동용궁사→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송정해수욕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부산과학관→이터널지니→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둘째 날 해동용궁사→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관→송정해수욕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해동용궁사 http://yongkungsa.or.kr
-롯데프리미엄아울렛 www.lotteshopping.com
-국립부산과학관 www.sciport.or.kr

문의 전화
-기장군청 관광진흥과 051)709-4082
-해동용궁사 051)722-7744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1577-0001
-국립부산과학관 051)750-2300
-송정관광안내소 051)749-5800

대중교통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6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까지 도보 약 120m 이동, 교대역에서 동해선 환승, 오시리아역 하차, 해동용궁사까지 택시 이용(약 2.3㎞)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2~22:27)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 정류장에서 1001번 버스 이용, 용궁사·국립수산과학원 하차, 해동용궁사까지 도보 약 6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시버스정보관리시스템 https://bus.busan.go.kr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부산-울산) 동부산톨게이트, 1.3㎞ 이동→울산·대변항 방면 좌회전, 545m 이동→용궁사입구삼거리에서 해동용궁사 방면 우회전, 585m 이동→해동용궁사 주차장

숙박 정보
-아난티 앳부산코브: 기장읍 기장해안로, 051)509-1111, https://anan ti.kr/ko/busan
-마티에오시리아: 기장읍 동부산관광7로, 051)983-5500, www.hanwharesort.co.kr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 오션테라스: 기장읍 연화1길, 051)742-0078, http://best louishamilton.com

식당 정보
-기장해변짚불곰장어(짚불곰장어): 기장읍 공수2길, 051)721-4539
-나루터연화(해산물모둠·전복죽): 기장읍 연화1길, 051) 721-2415
-소향갈비탕소불고기전골(갈비탕·소불고기전골): 기장읍 차성남로51번길, 051)722-6234

주변 볼거리
롯데월드어드벤처 부산, 스카이라인루지 부산, 일광해수욕장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