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기 뿜뿜! 새해 여행 ⑤부산 해동용궁사

소원 하나를 이뤄주는, 부산 해동용궁사

 

바다와 맞닿은 해동용궁사는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누군가 해동용궁사를 찾는다면 이렇게 귀띔하고 싶다. 정성스레 고른 소원 하나를 품고, 동이 트기 전 부지런히 사찰로 향하라고. 전각과 불상, 탑 등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는 풍경이 특별하고, 그 여운이 묵직하다. 해동용궁사는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관음 성지로, 이곳에서 정성을 다해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고 한다. 해돋이 후 사찰을 유유자적 둘러보는 시간은 덤이다. 곧 관광객이 물밀 듯 몰려올 테니! 수려한 풍경 덕에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해동용궁사는 1376년(고려 우왕 2년) 공민왕의 왕사를 지낸 나옹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그는 뒤에 산, 앞에 바다가 펼쳐진 이곳을 신령스럽게 여겨 토굴을 짓고 수행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930년대 보문사로 중창했고, 1970년대 초 백의관음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을 꾼 주지 정암스님이 해동용궁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

사찰 입구에 이르면 잠시 후 눈앞에 드넓은 바다가 펼쳐질 거라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다소 복잡한 먹거리촌을 지나 위풍당당하게 늘어선 십이지신상을 만난다. 땅을 지키는 열두 수호신은 동물 머리에 몸은 사람이고, 각기 다른 무기를 든 모습이다.

십이지신상을 지나면 국민의 안전을 기원하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교통안전기원탑이 보인다. 기둥에 용 조각이 화려한 일주문도 바로 앞에 자리한다. 일주문으로 들어서기 전,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루는 해동용궁사’라고 힘주어 쓴 표석이 눈에 띈다. 여기부터 욕심을 버리고 한 가지 소원만 되새긴다. 일주문을 지나 대나무가 우거진 108장수계단을 하나하나 내려가다 보면 마음을 짓누르던 번뇌가 사라지는 듯하다. 계단에 코와 배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득남불, 귀여운 동자승 석상이 모인 학업성취불이 있다.

계단 중간에 이르면 파도 소리가 들리고 짙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사찰이 빠끔히 모습을 드러낸다. 먼저 계단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자. 비로소 탁 트인 바다와 판판한 암반의 제룡단 방생 터가 보인다. 지옥에서 고통을 겪는 중생을 구원하는 금빛 찬란한 지장보살이 바다를 등지고 앉았다. 바다를 품은 사찰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곳은 해동용궁사에서 해돋이 명소로 꼽힌다. 새해 첫날이면 드넓은 방생 터가 일출을 감상하는 이들로 빼곡하다. 음력 15일마다 물고기를 바다에 풀어주는 보름방생법회도 열린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관광지로 유명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

해동용궁사는 진신사리탑 아래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용두암을 시작점으로 사찰 곳곳에 있는 전각과 조각상 등을 이으면 꿈틀거리는 용의 전체 모습이 그려진다. 대웅보전 앞 비룡 조각도 비범하다. 용은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해동용궁사에서는 용의 모습이 더욱 친근하고 영험한 기운이 느껴진다. 대웅보전 옆 용궁단도 용과 관련된 공간이다. 예부터 어업 활동이 활발한 이 지역에 용왕 신앙이 전해오는데, 조선 시대에 근방의 제단을 경내로 옮긴 것이 용궁단이라고 한다.

용궁단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자. 해수관음대불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바다를 내려다본다. 온화한 표정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바다의 큰 관세음보살’을 따라 바다를 보기만 해도 모든 사람을 넉넉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동용궁사 옆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관 쪽으로 가다 보면 부산갈맷길 1코스와 만난다. 이곳에 있는 파식대지에서 사찰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도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해동용궁사 입장 시간은 오전 4시30분~오후 7시, 입장료는 없다. 사찰을 둘러보는 데 넉넉히 한 시간 반쯤 걸린다.

해동용궁사 주변은 다양한 지질학적 특징이 드러나는 명소다. 공룡이 살던 백악기에 화산활동으로 생긴 암석이 발견된 것. 균열 방향이 일정한 체계적 절리군, 공룡 발자국을 닮은 해양 돌개구멍, 암석 표면에 벌집처럼 생긴 타포니 등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체계적 절리군은 균열 방향을 측정해 암석에 가해진 힘의 방향을 가늠하는 자료로 쓰인다.

해동용궁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이 있다. ‘20 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든 오시리아관광단지 내에 자리한 쇼핑몰로, 그리스 산토리니 풍으로 꾸며 이국적이다. 해외 패션 매장과 레저·스포츠 매장 등 33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쾌적한 휴식 공간이 여럿이라 편안한 쇼핑이 가능하다.

국립부산과학관은 본관과 어린이과학관, 천체투영관, 사이언스파크 등으로 구성돼 과학과 친해지기 좋다. 자동차와 항공 우주, 선박 등을 주제로 꾸민 상설전시관에선 다양한 체험 시설이 과학에 흥미를 더하고, 과학 원리를 쉽게 알려준다.


송정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은 서핑에 적당한 파도와 수온으로 사계절 서퍼가 찾는 곳이다. 이들 덕분에 겨울에도 생기가 넘치며, 해변에 감각적으로 꾸민 카페가 여럿이라 색다른 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해변 끝자락에 소나무 향 그윽한 죽도도 둘러볼 만하다. 섬 끝에 있는 송일정을 배경으로 바라보는 해돋이가 인상적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해동용궁사→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송정해수욕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부산과학관→이터널지니→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둘째 날 해동용궁사→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관→송정해수욕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해동용궁사 http://yongkungsa.or.kr
-롯데프리미엄아울렛 www.lotteshopping.com
-국립부산과학관 www.sciport.or.kr

문의 전화
-기장군청 관광진흥과 051)709-4082
-해동용궁사 051)722-7744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1577-0001
-국립부산과학관 051)750-2300
-송정관광안내소 051)749-5800

대중교통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6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까지 도보 약 120m 이동, 교대역에서 동해선 환승, 오시리아역 하차, 해동용궁사까지 택시 이용(약 2.3㎞)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2~22:27)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 정류장에서 1001번 버스 이용, 용궁사·국립수산과학원 하차, 해동용궁사까지 도보 약 6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시버스정보관리시스템 https://bus.busan.go.kr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부산-울산) 동부산톨게이트, 1.3㎞ 이동→울산·대변항 방면 좌회전, 545m 이동→용궁사입구삼거리에서 해동용궁사 방면 우회전, 585m 이동→해동용궁사 주차장

숙박 정보
-아난티 앳부산코브: 기장읍 기장해안로, 051)509-1111, https://anan ti.kr/ko/busan
-마티에오시리아: 기장읍 동부산관광7로, 051)983-5500, www.hanwharesort.co.kr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 오션테라스: 기장읍 연화1길, 051)742-0078, http://best louishamilton.com

식당 정보
-기장해변짚불곰장어(짚불곰장어): 기장읍 공수2길, 051)721-4539
-나루터연화(해산물모둠·전복죽): 기장읍 연화1길, 051) 721-2415
-소향갈비탕소불고기전골(갈비탕·소불고기전골): 기장읍 차성남로51번길, 051)722-6234

주변 볼거리
롯데월드어드벤처 부산, 스카이라인루지 부산, 일광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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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