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기 뿜뿜! 새해 여행 ①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과 해가사의터

청룡의 해를 기운차게 여는 여행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됐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맘때는 언행에 좀 더 신중해지고 곧잘 의미를 부여한다. 여행을 대하는 자세도 그렇다. 이왕이면 복된 기운을 받으며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여행이면 좋겠다. 이런 갈망을 담아 삼척으로 떠난다. 삼척 해안 남단과 북단에 자리한 수로부인헌화공원과 해가사의터는 <삼국유사>에 실린 수로부인 설화를 바탕으로 조성한 곳이다. 수로부인은 강릉 태수 순정공의 아내로, 향가 ‘헌화가’와 ‘해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수로부인헌화공원은 임원항 인근 남화산 정상에 있다. 지상과 산을 연결하는 높이 약 50m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오르기 쉽다. 바다가 내다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 뒤, 산책로를 따라 정상까지 걷는다. 정상에 이르는 길에 설화 관련 전시물, 바다전망대, 거북바위 같은 소소한 볼거리가 있다.

소소한 볼거리

정상에 도착하면 드넓은 공원이 펼쳐지고, 용을 탄 수로부인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천연 석재를 깎아 만든 조형물은 높이 10.6m, 무게 500t에 이를 만큼 규모가 대단하다. 해룡이 수로부인을 모시고 나타나는 ‘해가’ 관련 장면인데, 조각상 뒤로 망망대해가 보여 더욱 생동감 넘친다. 짙푸른 동해를 배경으로 여의주를 문 초대형 용이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하다.

조형물 아래 받침돌에는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았다.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던 중, 동해안에서 해룡이 갑자기 나타나 수로부인을 납치했다. 이에 한 노인이 백성을 모아 막대기로 땅을 치며 노래 부르니, 용이 다시 부인을 모시고 왔다고 한다. 이때 부른 노래가 ‘해가’로 받침돌에 그 가사가 있다.

수로부인 조형물과 마주한 언덕길에는 ‘해가’를 부르는 백성을 표현한 조각상이 설화 속 장면을 완성도 있게 재현한다. 언덕에 오르면 막대기로 땅을 치는 백성과 용을 타고 등장한 수로부인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세등등한 바다까지 합세한 풍경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 기운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언덕 위에 정교하면서도 해학적인 십이지신 나무 조각상이 있다. 본인의 띠를 찾거나 올해의 주인공인 용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겨보자. 단아한 수로부인 흉상이나 ‘I love U’ 같은 포토 존도 놓치기 아쉽다.

공원 내 카페는 시원한 바다 전망이 일품이다. 노인 행복 일자리 카페로, 음료가 3000~4000원대라 부담이 없다. 카페 앞 울릉도전망대에서는 맑은 날 맨눈으로 울릉도가 보인다. 안내판에 적힌 ‘삼대에 걸쳐 많은 덕을 쌓아야 보인다’는 문구를 감안해 큰 기대는 접어둘 것.

울릉도를 보지 못해도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하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 수로부인헌화공원 운영 시간은 동절기(11~2월) 오전 9시~오후 5시(매월 18일 전후 하루 휴관 / 방문 전 임시 휴관 확인),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경로 1500원이다.

수로부인 설화를 담은 또 다른 장소, 해가사의터로 여행을 이어가자. 삼척 최북단 해변인 증산해변 입구에 해가사의터 기념비가 있다. 소규모 공간이라 스쳐가기 쉬운데, 의외의 재미가 숨어 있으니 꼭 들러볼 것. 임해정은 ‘해가사’라고도 불리는 ‘해가’ 관련 설화를 토대로 복원했다. 정자에서 증산해변과 그 너머로 해돋이 명소인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까지 보인다. 고요하게 바다를 감상하기 적당한 장소다.

정자 앞에 설치한 ‘드래곤볼’ 조형물도 흥미롭다. 지름 1.3m, 높이 1.67m의 구형 석재에 ‘해가’와 ‘헌화가’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새겼다. 그림이 꽤 정교하고 자연 빛을 받아 오묘하다. 수로부인을 태운 용의 용맹한 자태가 돋보인다. ‘드래곤볼’은 눈으로만 보는 작품이 아니다.

수로부인 설화 장소 해가사의터
이외에도 숨은 재미가 곳곳에

조형물을 돌려서 용을 탄 수로부인 그림이 본인 앞에 멈추면 소망한 일이 모두 이뤄진단다. 사랑도 확인해보자. ‘헌화가’ 장면서 멈추면 연인의 사랑이 영원하고, ‘해가’ 장면이 나오면 마음에 묻어둔 사랑이나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거나 말거나, 새해니까 재미 삼아 한 번 돌려볼 일이다.


해가사의터는 증산해변, 삼척해변, 이사부사자공원, 추암해변, 쏠비치 삼척 등 유명 관광지와 인접해 지나는 길에 들르기 편하다. 증산해변이나 추암해변, 추암 촛대바위서 해돋이를 감상하고 해가사의터에서 ‘드래곤볼’을 돌리며 소망을 기원하면 새해맞이 여행 코스로 완벽하다. 해가사의터는 상시 운영하며(연중무휴), 입장료는 없다.

삼척에는 특별한 해안 여행지가 여럿이다. 우선 절경을 자랑하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이 있다. 이 일대는 원래 육상 접근로가 없어 기암괴석을 보려면 배를 타고 나가야 했다. 2019년 덱과 출렁다리로 된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이 개장하면서 육로로 편하게 접근하는 곳이 됐다. 바다와 맞닿은 탐방로를 걸어 촛대바위, 거북바위 같은 기암괴석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오랜 세월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다가 2021년 개방한 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도 빠뜨려선 안 된다. 맹방해변과 덕산해변 사이에 있는 이 길은 2개 코스로 나뉜다. 산 정상 전망대로 오르는 내륙 코스와 산 둘레를 걷는 해안 코스다. 전체 코스가 길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 무난하게 걸어볼 만하다. 맹방해변과 덕산해변 일대가 훤히 내다보이는 전망대와 두 해변에 놓인 외나무다리가 인기 사진 포인트다.

갈남항

한적하고 아담한 갈남항도 주목할만하다. 인근 장호항보다 덜 알려졌지만, 아름다운 풍경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진작가와 여행자가 알음알음 찾아든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마주 선 항구가 포근하고, 아기자기한 갯바위가 늘어선 해변이 아늑하다. 차분히 바다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해가사의터→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초곡용굴촛대바위길→갈남항→수로부인헌화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수로부인헌화공원→갈남항→삼척해상케이블카→초곡용굴촛대바위길→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
-둘째 날 증산해변→이사부사자공원→해가사의터→삼척해변→이사부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삼척문화관광 www.samcheok.go.kr/tour.web

문의 전화
-수로부인헌화공원 033)570-4995
-해가사의터 033)570-3077
-초곡용굴촛대바위길 033)575-4605
-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 033)570-3089
-삼척관광안내소 033)575-1330

대중교통
-수로부인헌화공원 버스 서울-임원, 동서울종합터미널서 시외버스 하루 11회(07:10~20:05) 운행, 약 3시간25분 소요. 임원정류소서 수로부인헌화공원까지 도보 약 9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해가사의터 버스 서울-삼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하루 19회(06:20~22:3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서 고속버스 하루 11회(06:45~20:10)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서 시외버스 하루 8회(07:40~20:05) 운행, 약 3시간5분 소요. 삼척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서 111번·112번 버스 이용, 쏠비치 정류장 하차, 해가사의터까지 도보 약 4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삼척시대중교통정보 www.samcheok-pti.kr

자가운전
-수로부인헌화공원 동해고속도로→근덕톨게이트→근덕 IC에서 울진·근덕 방면→동해대로→임원교차로서 임원 방면→임원항구로→수로부인헌화공원
-해가사의터 동해고속도로→동해톨게이트→동해 IC서 삼척 방면→동해대로→공단삼거리서 동해러시아대게마을·추암해변·북평국가산업단지 방면→공단1로→추암해변 방면→수로부인길→해가사의터

숙박 정보
-더블유펜션: 근덕면 용화길, 033)574-4343, http://samcheo kwpension.com
-장호비치캠핑장: 근덕면 삼척로, 033)576-0884, www.janghocamping.kr
-쏠비치 삼척: 삼척시 수로부인길, 1588-4888, www.sonohotelsresorts.com/sb/sc

식당 정보
-삼고정문(간장새우정식): 삼척시 새천년도로, 033)575-8686
-부림해물(대구김칫국): 삼척시 동해대로, 033)576-0789
-이화루(비빔짬뽕): 근덕면 교가길, 033)573-7749

주변 볼거리
대금굴, 환선굴, 삼척해양레일바이크, 삼척 죽서루, 가곡유황온천 등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