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촉망받던 40대 젊은 과학자가 뇌종양으로 투병 끝에 안구를 기증하고 생을 마감했다.
포스텍에 따르면 국내 유능한 박사 출신이자 미세유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이름을 떨치던 포스텍 기계공학과 강관형 교수(44)가 지난 1일 지병인 뇌종양으로 별세했다. 강 교수의 마지막 뜻에 따라 그의 안구는 적출돼 필요한 환자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강 교수는 1987년 포스텍 1회로 입학해 학·석·박사까지 모든 엘리트 과정을 마친 후 2005년 졸업생 중 1호로 모교 교수가 됐다. 유체역학을 전공한 강 교수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1년여 간의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거쳐 국내 기업체와 정부출연연구소에서 3년여 동안 근무 했다.
강 교수는 비록 젊은 나이임에도 미세유체역학 연구의 응용기술인 ‘전기습윤’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내면서 교수로 임용되기 전부터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아온 바 있다. 교수에 임용된 후에는 휴대용 해수담수화 장치, 신개념 전기수력학적 펌프, 미세수술로봇의 손가락 정확성 능력 향상 기술 등을 개발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수차례 뛰어난 업적을 떨쳤음에도 불구 강 교수는 지난해 2월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고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지독한 병마와 싸우면서도 강 교수는 올해 초 액체를 3차원적으로 조작해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 가능한 ‘랩온어칩’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응용물리학 분야 권위지인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투병 과정에서 안구 기증의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며 고인의 뜻에 따라 강 교수가 숨을 거둔 뒤 에스포항병원에서 안구 적출 수술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