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키워준’ 카카오의 배신 ③곪아 터진 이권 카르텔

겉만 번지르르…꼰대 기업 저리 가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카카오의 경영 위기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로 사내외서 질타받고 있다. 경영진이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서 내부 문제가 외부로 퍼졌다. 혁신기업으로 불렸던 카카오가 진짜 혁신할 때가 됐다. 준법과신뢰위원회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카카오가 경영 리스크에 따른 쇄신안을 내고 있지만 오히려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이른바 ‘100인의 CEO’라는 경영철학에 대해 책임없이 권한만 가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창업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의 ‘카카오 카르텔’ 폭로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내부 갈등
일파만파

‘카카오 카르텔’은 카카오 내부 경영진과 몇몇 특정 부서만 가지는 이권 모임을 칭한다. 특히 초기 사업을 함께한 임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카카오의 대표를 맡았던 남궁훈, 여민수, 조수용, 홍은택, 이석우, 임지훈, 류영준 등은 김 창업자가 삼성SDS를 다닐 때나 PC방을 운영할 때부터 알던 사이다.

최근 카카오 카르텔에 관해 폭로 중인 김 이사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 창업자와 함께 국내 인터넷 산업을 일군 벤처 1세대 주역이다. 1999년 이씨가 네이버컴(현 네이버)을 설립했을 때 서비스본부 이사를 맡았고, 2000년 네이버와 김 창업자가 설립한 한게임이 합병해 NHN을 만들 때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전 김 창업자의 삼성SDS 입사 선배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2001년 NHN서 엔터테인먼트 본부장, 2004년 부사장(COO) 등을 거쳐 NHN 한게임 대표를 맡았다. 김 창업자가 먼저 2008년 NHN을 떠나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을 설립했고, 김 이사장도 4년 뒤 NHN을 나와 2012년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소속은 달라졌지만 김 창업자와 김 이사장의 인연은 여전히 끈끈했다. 김 창업자는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베어베터에 개인 재산을 출자했다. 김 이사장도 김 창업자가 카카오를 창업할 때 투자금을 선뜻 내주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5월부터 자신의 재산 절반을 들여 설립한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김 이사장에게 맡겼다. 

그랬던 그가 지난 9월 ‘SM 시세조종’ ‘경영진 모럴해저드’ 등 카카오 위기 징후가 시작될 때 카카오 구원투수로 경영 현안에 직접 뛰어들었다.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CA협의체(공동체얼라이언먼트센터) 경영지원총괄로 선임된 것이다. 당시 김 창업자가 직접 김 이사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또 김 이사장은 최근 출범한 카카오 외부의 감사 조직인 ‘준법과신뢰위원회’에 카카오 내부 인사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 29일 카카오 내부 경영 실태를 폭로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굵직한 이슈를 진화하기 위해 투입된 김 이사장이 오히려 목에 칼을 대고 있는 셈이다. 

‘김범수의 남자’ 김정호 이사장 경영 실태 폭로 
어설픈 대기업 흉내내기 적나라하게 드러나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뒤죽박죽인 연봉 체계 ▲법인 골프 회원권 남용 ▲제주 본사 유휴 부지 개발 논란 ▲데이터센터(IDC)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관해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카카오에 합류한 이후)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데이터센터·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 부서 실장급의 연봉이 그보다 경력이 더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들 부서는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 회원권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특혜처럼 돌아가는 골프 회원권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소문도 있다”며 “파악해 보니 100여명의 대표 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한 달에 12번, KLPGA 투어 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카카오 카르텔’ 의혹을 밝히며 최근 논란이 된 폭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에 따르면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 일부를 방치한 상태였다. 당초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를 워케이션 센터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다만 그룹 내에서 1개의 회사만 워케이션 센터 이용 의사를 밝히면서 쓸모가 없어졌다.

이에 김 이사장은 해당 부지에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위해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 임원으로부터 “그 팀은 제주도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도덕적 해이
방만한 사업

김 이사장은 이 과정서 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해당 업무의 외주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과 이런 발언에도 아무 말 없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며 “이런 개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며 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했다”며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오지훈 자산개발실 부사장은 카카오 내부 전산망에 올린 공동 입장문서 제주도 유휴 부지 개발 과정은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내부 감사 중인 안산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서의 비리에 관해 시공사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의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로, 건설사와 계약한 건축·토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1436억원 달한다.


카카오는 최근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공사를 몰아줬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아 내부 감사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경우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며 “서울아레나의 공사업체 선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인적 쇄신?
책임 탈피

김 이사장과 경영진의 다툼을 두고 카카오 내부서도 여러 말이 나왔다. 본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괜찮냐’는 연락을 받는다”며 “경영진들의 문제가 외부로 나가 피해보는 건 그저 직원들뿐이다. 비상경영을 선포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구원투수가 오히려 폭투를 던지고 있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고 평가했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은 “신뢰와 소통, 근무제도에 이르기까지 카카오의 중요한 가치들은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다”며 “오히려 남은 것은 경영진 내부의 폭로다. 내부 경영진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기에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일침했다.


카카오 경영진이 직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0년 카카오게임즈로 시작된 ‘쪼개기 상장’과 2021년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제기됐던 바 있다.

카카오는 게임과 은행, 증권, 엔터 등 각 분야에 자회사를 만들며 사업을 확장했다. 카카오는 이들 자회사의 사업이 성공해 자리를 잡자 즉시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2020년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에 입성했고,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코스피에 연달아 상장됐다. 이러한 쪼개기 상장으로 애꿎은 일반 주주들만 손해를 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막대한 가치를 지닌 자회사가 증시에 따로 상장되면 모기업인 카카오의 주주가치는 점차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으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 격으로 주식시장서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인으로 구성된 ‘100인의 CEO’
무책임 권한 “잇속 챙기기 바빠”

2021년 11월3일 카카오페이가 상장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은 11월24일 쪼개기 상장 비판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터졌다.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스톡옵션을 행사해 카카오페이 주식 약 44만 주를 취득했다.

그런데 이들은 불과 16일 만인 2021년 12월10일 동시에 주식 44만주 전량을 시장에 매각한다. ‘스톡옵션’은 미리 정해둔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재 주가가 올랐어도 계약 당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매각 가격이 취득 가격의 40.8배였고, 이들이 얻은 차익은 총 877억6000만원, 1인당 평균 109억7000만원에 이르렀다. 경영진이 주식을 전량 매각하자 시장은 해당 시점이 고점이라고 받아들였고 카카오페이 주가는 폭락했다. 이때는 카카오가 코스피200에 편입된 첫날이었다.

일각에선 스톡옵션은 경영진이 주가를 올리기 위해 애쓰도록 만들어 경영진의 이해와 주주의 이해를 일치시키려는 제도인데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과연 주주의 이해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먹튀 논란’으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다가 사퇴했다. 그러나 이후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남궁훈 전 대표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켰다. 

내정 당시인 지난해 2월10일 그는 “(카카오가)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는 15만원 아래로 설정하지 않도록 (회사에)요청드렸다”고 밝혔다. 당시 카카오 주가가 8만7300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를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궁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 이전 시절에 받은 스톡옵션을 주당 1만7000원대에 행사해 약 94억원을 챙기며 다시금 신뢰를 저버렸다. 지난 9월에는 김기홍 카카오 재무그룹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신뢰위원회
조사 결과는?

서 지회장은 “김 창업자는 평소 ‘100인의 CEO’를 키우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100인의 자본가’만 키운 것 같다”며 “회사의 빠른 변화가 과연 혁신을 위한 게 맞는지 의문이었는데, 일련의 사태로 혁신이 아니라 경영진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이 명백해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관해 노조 측은 외부인으로 구성된 준법과 신뢰위원회에 조사 요청을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경영진의 인적 쇄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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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