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키워준’ 카카오의 배신 ③곪아 터진 이권 카르텔

겉만 번지르르…꼰대 기업 저리 가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카카오의 경영 위기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로 사내외서 질타받고 있다. 경영진이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서 내부 문제가 외부로 퍼졌다. 혁신기업으로 불렸던 카카오가 진짜 혁신할 때가 됐다. 준법과신뢰위원회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카카오가 경영 리스크에 따른 쇄신안을 내고 있지만 오히려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이른바 ‘100인의 CEO’라는 경영철학에 대해 책임없이 권한만 가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창업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의 ‘카카오 카르텔’ 폭로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내부 갈등
일파만파

‘카카오 카르텔’은 카카오 내부 경영진과 몇몇 특정 부서만 가지는 이권 모임을 칭한다. 특히 초기 사업을 함께한 임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카카오의 대표를 맡았던 남궁훈, 여민수, 조수용, 홍은택, 이석우, 임지훈, 류영준 등은 김 창업자가 삼성SDS를 다닐 때나 PC방을 운영할 때부터 알던 사이다.

최근 카카오 카르텔에 관해 폭로 중인 김 이사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 창업자와 함께 국내 인터넷 산업을 일군 벤처 1세대 주역이다. 1999년 이씨가 네이버컴(현 네이버)을 설립했을 때 서비스본부 이사를 맡았고, 2000년 네이버와 김 창업자가 설립한 한게임이 합병해 NHN을 만들 때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전 김 창업자의 삼성SDS 입사 선배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2001년 NHN서 엔터테인먼트 본부장, 2004년 부사장(COO) 등을 거쳐 NHN 한게임 대표를 맡았다. 김 창업자가 먼저 2008년 NHN을 떠나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을 설립했고, 김 이사장도 4년 뒤 NHN을 나와 2012년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소속은 달라졌지만 김 창업자와 김 이사장의 인연은 여전히 끈끈했다. 김 창업자는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베어베터에 개인 재산을 출자했다. 김 이사장도 김 창업자가 카카오를 창업할 때 투자금을 선뜻 내주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5월부터 자신의 재산 절반을 들여 설립한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김 이사장에게 맡겼다. 

그랬던 그가 지난 9월 ‘SM 시세조종’ ‘경영진 모럴해저드’ 등 카카오 위기 징후가 시작될 때 카카오 구원투수로 경영 현안에 직접 뛰어들었다.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CA협의체(공동체얼라이언먼트센터) 경영지원총괄로 선임된 것이다. 당시 김 창업자가 직접 김 이사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또 김 이사장은 최근 출범한 카카오 외부의 감사 조직인 ‘준법과신뢰위원회’에 카카오 내부 인사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 29일 카카오 내부 경영 실태를 폭로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굵직한 이슈를 진화하기 위해 투입된 김 이사장이 오히려 목에 칼을 대고 있는 셈이다. 

‘김범수의 남자’ 김정호 이사장 경영 실태 폭로 
어설픈 대기업 흉내내기 적나라하게 드러나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뒤죽박죽인 연봉 체계 ▲법인 골프 회원권 남용 ▲제주 본사 유휴 부지 개발 논란 ▲데이터센터(IDC)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관해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카카오에 합류한 이후)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데이터센터·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 부서 실장급의 연봉이 그보다 경력이 더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들 부서는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 회원권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특혜처럼 돌아가는 골프 회원권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소문도 있다”며 “파악해 보니 100여명의 대표 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한 달에 12번, KLPGA 투어 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카카오 카르텔’ 의혹을 밝히며 최근 논란이 된 폭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에 따르면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 일부를 방치한 상태였다. 당초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를 워케이션 센터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다만 그룹 내에서 1개의 회사만 워케이션 센터 이용 의사를 밝히면서 쓸모가 없어졌다.

이에 김 이사장은 해당 부지에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위해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 임원으로부터 “그 팀은 제주도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도덕적 해이
방만한 사업

김 이사장은 이 과정서 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해당 업무의 외주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과 이런 발언에도 아무 말 없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며 “이런 개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며 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했다”며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오지훈 자산개발실 부사장은 카카오 내부 전산망에 올린 공동 입장문서 제주도 유휴 부지 개발 과정은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내부 감사 중인 안산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서의 비리에 관해 시공사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의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로, 건설사와 계약한 건축·토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1436억원 달한다.


카카오는 최근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공사를 몰아줬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아 내부 감사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경우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며 “서울아레나의 공사업체 선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인적 쇄신?
책임 탈피

김 이사장과 경영진의 다툼을 두고 카카오 내부서도 여러 말이 나왔다. 본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괜찮냐’는 연락을 받는다”며 “경영진들의 문제가 외부로 나가 피해보는 건 그저 직원들뿐이다. 비상경영을 선포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구원투수가 오히려 폭투를 던지고 있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고 평가했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은 “신뢰와 소통, 근무제도에 이르기까지 카카오의 중요한 가치들은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다”며 “오히려 남은 것은 경영진 내부의 폭로다. 내부 경영진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기에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일침했다.


카카오 경영진이 직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0년 카카오게임즈로 시작된 ‘쪼개기 상장’과 2021년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제기됐던 바 있다.

카카오는 게임과 은행, 증권, 엔터 등 각 분야에 자회사를 만들며 사업을 확장했다. 카카오는 이들 자회사의 사업이 성공해 자리를 잡자 즉시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2020년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에 입성했고,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코스피에 연달아 상장됐다. 이러한 쪼개기 상장으로 애꿎은 일반 주주들만 손해를 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막대한 가치를 지닌 자회사가 증시에 따로 상장되면 모기업인 카카오의 주주가치는 점차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으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 격으로 주식시장서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인으로 구성된 ‘100인의 CEO’
무책임 권한 “잇속 챙기기 바빠”

2021년 11월3일 카카오페이가 상장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은 11월24일 쪼개기 상장 비판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터졌다.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스톡옵션을 행사해 카카오페이 주식 약 44만 주를 취득했다.

그런데 이들은 불과 16일 만인 2021년 12월10일 동시에 주식 44만주 전량을 시장에 매각한다. ‘스톡옵션’은 미리 정해둔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재 주가가 올랐어도 계약 당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매각 가격이 취득 가격의 40.8배였고, 이들이 얻은 차익은 총 877억6000만원, 1인당 평균 109억7000만원에 이르렀다. 경영진이 주식을 전량 매각하자 시장은 해당 시점이 고점이라고 받아들였고 카카오페이 주가는 폭락했다. 이때는 카카오가 코스피200에 편입된 첫날이었다.

일각에선 스톡옵션은 경영진이 주가를 올리기 위해 애쓰도록 만들어 경영진의 이해와 주주의 이해를 일치시키려는 제도인데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과연 주주의 이해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먹튀 논란’으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다가 사퇴했다. 그러나 이후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남궁훈 전 대표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켰다. 

내정 당시인 지난해 2월10일 그는 “(카카오가)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는 15만원 아래로 설정하지 않도록 (회사에)요청드렸다”고 밝혔다. 당시 카카오 주가가 8만7300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를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궁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 이전 시절에 받은 스톡옵션을 주당 1만7000원대에 행사해 약 94억원을 챙기며 다시금 신뢰를 저버렸다. 지난 9월에는 김기홍 카카오 재무그룹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신뢰위원회
조사 결과는?

서 지회장은 “김 창업자는 평소 ‘100인의 CEO’를 키우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100인의 자본가’만 키운 것 같다”며 “회사의 빠른 변화가 과연 혁신을 위한 게 맞는지 의문이었는데, 일련의 사태로 혁신이 아니라 경영진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이 명백해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관해 노조 측은 외부인으로 구성된 준법과 신뢰위원회에 조사 요청을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경영진의 인적 쇄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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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