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첫 승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서연정과 마다솜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서 첫 승을 장식했다. 서연정은 260개 대회, 마다솜은 51개 대회 출전 끝에 거둔 갚진 승리였다. 두 사람은 우승을 계기로 상금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서연정(28)이 259전 260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서연정은 지난달 3일 경기도 용인시의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서 열린 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원, 우승 상금 1억4400만원)’ 최종 3라운드서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기다림 끝에…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서연정은 노승희와 동타를 이룬 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파5)에서 펼쳐진 연장 첫 번째 대결서 서연정은 먼저 파를 기록한 반면, 노승희의 파 퍼트는 홀을 외면하며 서연정이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서연정은 2014년부터 정규투어서 활약해왔지만, 지난 10년간 259개 대회서 우승 없이 준우승만 5회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서 9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더니, 연장 승부 끝에 정상에 오르며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260개 대회 만에 첫 승을 기록한 서연정은 KLPGA 투어 사상 대회에 가장 많이 출전한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기존 기록은 237개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33)였다.


서연정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3억2499만원을 벌어 상금 순위 20위로 올라섰다. 2025년까지 KLPGA 투어를 뛸 수 있는 시드권도 확보했다.

서연정은 이날 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생애 첫 우승을 향해 순항하는 분위기를 탔다. 하지만 6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해 1위 자리를 위협받았다. 그러나 7번 홀(파4)에서 버디로 잃었던 타수 가운데 1타를 만회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노승희는 6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다 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1위가 됐다. 후반 들어 서연정과 노승희는 나란히 보기 없이 버디만 3개씩을 낚아 연장전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서연정, 투어 10년 만에 정상
260경기 출전 얻은 갚진 승리 

이 대회는 올해도 K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자가 탄생해 6회 연속 데뷔 첫 우승자를 내는 전통을 이어갔다. 2017년 김지현을 시작으로 2018년 정슬기, 2019년 박서진, 2020년은 코로나19로 개최되지 않았고, 2021년 김수지, 지난해 황정미에 이어 서연정이 올해 우승자가 됐다.

지난해 이 대회서 황정미도 연장전서 2연패에 나섰던 김수지를 물리치고 우승해 2년 연속 연장 접전 끝에 우승자가 탄생했다.

서연정은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했다”며 “우승이 나오지 않아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꿋꿋이 참고 열심히 하니 우승을 하게 된 것 같다. 다들 열심히 하면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민은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3위, 박민지와 임진희·최예림·고지우·최가빈은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수지와 이소미, 이가영이 10언더파 206타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황정미는 9언더파 207타로 이승연, 최혜용과 함께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마다솜(24)은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총상금 8억원)’서 연장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마다솜은 2021년 KLPGA 드림투어서 2승 기록을 갖고 있다. 

마다솜은 지난달 17일 인천 중구 클럽72 하늘 코스(파72)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해 마다솜은 정소이(21)와 동 타를 이뤄 승부를 연장전서 가리게 됐다. 정소이는 이날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쳐 연장전에 진출했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첫 번째 연장전서 마다솜과 정소이는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놨다. 먼저 정소이의 2.5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나며 파를 기록했다. 이어 마다솜은 우승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다솜은 버디 퍼트 성공으로 K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마다솜, 연장 접전 끝 마수걸이
상금 순위 아홉 계단 수직 점프

2년 차를 맞은 올해 더욱 안정적인 경기로 상위권 진입 횟수를 늘렸다. 21개 대회에 참가해 한국여자오픈에선 연장 끝에 준우승했고,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서 시즌 두 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6회 톱10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에 가까워졌다.

조금씩 우승에 가까워진 마다솜은 프로 데뷔 51개 대회 만에 기다렸던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시즌 상금 28위서 상금 11위로 뛰어올랐다.

1타 차 공동 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마다솜은 11번 홀까지 버디 2개를 뽑아내며 공동 선두를 달리다 13번 홀(파4)에서 이날 3번째 버디를 낚으며 이주미와 정소미, 박보겸을 따돌리고 1타 차 단독 선두로 앞서 갔다.

분위기를 탄 마다솜은 이어진 14번 홀(파4)에서 약 180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5m에 붙인 뒤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이때까지 공동 2위였던 이주미와 정소이는 경기를 끝냈고, 박보겸은 같은 홀에서 보기를 해 무난한 우승을 예고했다.

그러나 우승을 앞둔 긴장 탓인지 17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를 하며 보기를 적어냈고, 그 사이 앞에서 경기하던 정소이가 버디를 하면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 연장 없이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파에 만족해 우승을 잠시 뒤로 미뤘다.

연장에선 마다솜과 정소이가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겼다. 먼저 퍼트에 나선 정소이는 버디를 놓쳤고, 마다솜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버디를 넣어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다솜은 “전반에는 그렇게 크게 긴장하지 않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긴장되고 입도 말랐다”며 “한 번 연장 경험이 있어서 조금 여유로운 마음이 들었고, 이기자는 마음보다 끝까지 내 경기를 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7번 홀만 잘 넘기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그 순간 티샷 실수가 나왔다”며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으나 터닝포인트가 됐고, 자신감이 많이 높아졌다. 올해 목표가 첫 승이었는데 집에 가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간절한 순간

정소이는 생애 첫 우승을 놓쳤으나 준우승상금 88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85위서 49위(1억5318만4545원)로 올라서 내년 시드 확보 안정권에 들었다. 60위까지 다음 해 시드를 받는다.

8타를 줄인 이주미가 첫 승을 노렸던 최예림과 같이 14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고, 국가대표 김민솔은 13언더파 공동 5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시즌 2승이자 통산 2승 기회를 잡았던 박보겸은 1타를 잃고 12언더파 공동 7위로 밀렸고, 상금·대상 1위 이예원은 11언더파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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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