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변신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10.06 15:14:10
  • 호수 14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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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과 싸우며 찾은 인생 2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가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지난달 21일 피해자 A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동종 범죄를 엄격히 처벌해야 하는데 나를 비롯해 억울한 피해자가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여전히 후유증을 앓는 와중에도 A씨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을 “성폭력, 스토킹 등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나 유가족과 함께 싸워나갈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A씨는 데이트 폭력이나 성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입니다”라는 소개로 SNS를 개설했다. A씨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피해자들의 이메일을 받고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경찰보다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소문났다. 

분노

지난 7월 ‘인천 스토킹 살인사건’도 피해자의 사촌 언니가 A씨와 소통하면서 공론화됐다. 추석 연휴도 유가족에겐 달갑지 않다. 비통한 심정으로 맞이할 이들에겐 위로의 말조차 건네기 어려웠다.

지난해 5월22일 새벽 5시쯤 귀가하던 A씨는 오피스텔 공동현관까지 10여분간 쫓아온 가해자 이모씨에게 ‘뒤돌려차기’를 당해 후두부(뒷머리)를 다쳤다. 기절할 정도로 다친 A씨는 외상성 두개내출혈과 우측 하지의 마비 등의 상해를 입었다.

겨우 회복한 그는 해리성 기억상실로 사건 당시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CCTV 기록이 없었다면 가해자는 여전히 활개 치고 다녔을 것이다.


현재 A씨는 기억력 감퇴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마비됐던 다리는 여전히 신발을 신기 어색할 정도로 무감각하다고 한다.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했던 그는 ‘범죄피해자 보호법’ 책을 독파했다. 

여러 겹의 책갈피를 뽑아 들던 그는 “후유증으로 가끔 읽었던 페이지를 까먹을 때가 많다”며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당당하고 유쾌한 A씨를 만난 기자들은 하나같이 “이런 피해자 처음 본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고 한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냐”고 묻자, 그는 “하반신 마비로 누워 있어야 한다는 좌절 속에서 하루아침에 걷게 되자 ‘내가 꼭 할 일이 생겨서 주어진 기회’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범죄 피해자들과 연대를 구성해 공론화에 힘쓰고, 사법부에 잘못된 판단을 바로 고치겠다는 의지다. 

A씨는 지난 7월 <청원24> 홈페이지에 ‘범죄와 관련 없는 양형기준을 폐지시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1심은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검찰의 20년 구형서 8년이 감형된 12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선 검찰이 강간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하자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그는 청원글을 통해 “가해자는 1심이 끝나고서도 자신의 죄명조차 인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보복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반성은 당연히 범죄자가 가져야 할 덕목인데 어떻게 이게 양형기준의 참작 사유가 되나요?”라고 되물었다.

‘인천 스토킹 살인’ 공론화 동참
성범죄 피해자들 모임 SNS 개설

CCTV 영상서도 혐의가 드러난 명확한 사건서 반성, 음주 등의 이유로 감형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그는 “‘반성’을 해서 피해자가 빠르게 회복됐는지, ‘초범’이라 범행이 미숙했는지”라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주는 양형기준이다. 가해자가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제 뇌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씨는 여전히 신발 신기조차 어렵고, 기억력도 감퇴했다. 

반면, 가해자는 한 여성을 기절할 만큼 폭행하고도 CCTV 사각지대를 파악할 정도로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님을 의심케 했다. 실제로 이씨는 A씨를 폭행한 후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 옷을 벗기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결국 검찰은 지난달 21일, 이씨가 A씨를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 옷을 벗긴 사실을 입증해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2심도 이를 받아들여 1심보다 무거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판결에 A씨는 “복수심만 갖는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함께하고 해결에 나서는 작가 ‘기저귀’라는 필명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마비됐던 자신의 발이 풀린 걸 보고 의사가 “기적”이라고 말한 데서 착안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7월 옛 연인으로부터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 사건을 공론화했다. 지난 7월17일 피해 여성 B씨는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 복도서 출근하던 중 옛 연인이었던 C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당시 B씨의 “살려달라”는 외침에 뛰어나온 딸(6)과 모친이 범행 현장을 목격했다. 범행을 말리려던 모친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했다. B씨의 딸은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과 테니스 동호회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가해자 C씨는 헤어진 이후에도 끈질기게 스토킹했다.

지난 5월경 B씨는 C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계속 집을 찾아왔다. 그러자 6월, 인천지법은 C씨에게 접근금지명령을 내렸다. B씨 유족에 따르면, 지속적인 스토킹 위협으로 불안했던 피해 여성은 스마트 워치를 차고 다녔다. 

그러던 중 6월29일 경찰이 찾아와 “스마트워치를 반납해달라”고 요청해 사건 발생 나흘 전인 7월13일 자진 반납했다. 유족들은 이 사건이 스토킹 신고에 앙심을 품은 C씨의 보복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C씨 측은 “스토킹 신고에 따른 보복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부적절한 감형 기준 없애야”
“20년 살더라도 최선 다할 것”

C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검찰은 보복살인보다 형량이 낮은 살인죄를 적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살인죄의 법정 하한선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이지만 특가법상 보복살인이 적용되면 최소 징역 10년이 선고된다.

이에 B씨의 사촌 언니는 A씨에게 연락해 고민을 털어놨다. A씨 조력하에 유가족들은 지난달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10일 만인 지난달 18일, 4만4000여명이 탄원에 동의했다. 피해자의 직장 동료와 지인 등 300여명도 유족 측에 탄원서를 전달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C씨의 변호인은 지난달 19일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B씨의 사촌 언니는 재판이 끝난 뒤 퇴장하는 C씨를 향해 “내 동생 살려내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을 잘 해줬으면 좋겠고 사법부가 엄벌에 처할 거라고 믿겠다”고 성토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A씨는 “‘인천 스토킹 살인’ 피해자 사촌 언니의 심정을 공감하는 입장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공론화하는 과정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A씨는 “스토킹 사건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해 피의자가 접근하면 울리는 양방향 스마트 워치를 부활시켜야 한다”며 “많은 피해자가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초기 수사의 부실 대응, 피해자에게 까다로운 정보 열람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

A씨를 변호해온 남언호 변호사는 “가해자는 현 시점으로부터 약 18년8개월 후면 50세의 나이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여전히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가중 요건을 더욱 적극적으로 고민하도록 양형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가해자가 복수하러 찾아오면 내가 살 수 있는 날이 20년”이라며 “죽을 때 죽더라도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석에도 피해자나 유가족들은 예전처럼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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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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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