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관광 ④원주 간현관광지 나오라쇼

빛의 밤을 즐기러 나와~

낮에 뜨거운 볕은 아직 여름과 가을 사이에 있는 듯하지만, 어둠이 내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제법 시원한 밤공기에는 가을의 지분이 100%다. 덥지도 춥지도 않아 뭘 해도 좋은 가을밤, 허투루 보내기 아까워 간현관광지로 향한다.

강원 원주 대표 유원지 간현관광지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달라졌다. 2018년 높이 100m에 길이 200m인 산악 보행교 소금산출렁다리가 개장했고, 고도 약 200m 절벽을 따라 소금잔도가 놓였으며, 주변 절경이 한눈에 담기는 전망대 스카이타워가 들어섰다. 여기에 소금산출렁다리보다 2배 긴 소금산울렁다리가 합세했다. 이 시설을 아울러 소금산그랜드밸리라 한다.

소금산그랜드밸리

낮에 간현관광지를 찾는다면 소금산출렁다리에서 소금산울렁다리까지 돌아보는 코스를 꼭 들러야 한다. “그냥 높고 탁 트인 데 한번쯤 와보고 싶었어.”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서 이곳을 찾은 주인공 문강태(김수현 분)의 대사처럼, 높고 탁 트인 곳에서 아찔한 스릴과 짜릿한 전망을 만끽하고 싶다면 가야 한다.

밤에 간현관광지가 전하는 매력은 다르다. 낮에 소금산출렁다리와 울렁다리가 주인공이라면, 밤에는 나오라쇼가 주인공이다. 나오라쇼는 나이트 오브 라이트 쇼(Night of Light Show)를 줄인 말로, ‘간현에 나와 빛의 밤을 즐기자’라는 뜻도 있다. 미디어 파사드와 음악 분수, 야간 경관 조명 등이 밤을 수놓는다.

어둠이 내리면 간현관광지 일대에 야간 경관 조명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 다리와 숲, 암벽 등에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삼산천교는 빛의 터널로 변신하고, 강변 덱 산책로 바닥에는 원주 관광 명소를 담은 그림과 꽃이 등장한다. 빛으로 만든 꽃이 가득한 구간에서는 꽃길을 걷는 기분이다. 기암절벽 위 상공을 가르는 소금산출렁다리도 조명과 함께 존재감을 과시한다.


올해는 야간 개장 시 소금산출렁다리를 개방한다. 570여 개 계단을 올라 출렁다리를 건너고 보행교와 덱 산책로로 구성된 하늘바람길을 지나 돌아오는 코스다. 출렁다리에서 낮처럼 시원한 조망을 기대할 순 없지만, 은은한 야경이 만족스럽다. 주변이 어두워 높이가 가늠이 잘 안 되니 높은 곳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조금 편하게 걷는다.
간현관광지 야간 개장의 핵심은 나오라쇼 공연이다.

원주시 대표적인 유원지
유원지 내부 소금산출렁다리

소금산출렁다리 아래 웅장한 기암절벽과 잔잔한 삼산천 물길을 무대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와 음악 분수를 가동한다. 원주 지역의 ‘은혜 갚은 꿩’ 설화를 미디어 파사드로 선보이는데,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장면이 좌중을 압도한다.

어둠 속에 차분히 선 기암절벽 위로 꽃이 만발하고, 폭포수가 시원하게 쏟아지기도 한다. 소금산 기암괴석은 낮에 보인 묵묵하고 메마른 모습을 잠시 던지고, 화사하고 촉촉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익숙한 음악에 맞춰 현란하게 춤추는 분수가 감동을 이어간다. 100여 개 노즐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길이 다채로운 형태를 만들고, 형형색색 LED 조명이 화려하게 채색한다. 음악과 물, 빛이 완벽한 합동 무대를 연출하는데, 올해는 시설과 특수 효과를 보강해 완성도를 높였다. 분수가 최대 높이 60m까지 솟아오르면 관객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진다.

간현관광지 야간 개장은 다음 달 29 일까지 매주 금~일요일 오후 6시30분~10시(나오라쇼 공연은 오후 8시30분~9시20분), 토요일에는 버스킹과 마술 등 사전 공연이 재미를 더한다. 이용권은 1 3세 이상 5000원, 7~12세 3000원이다. 기상 악화나 운영 상황에 따라 공연이 취소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해야 한다.

간현관광지와 함께 ‘20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오른 뮤지엄 산(SAN)도 원주 가을 여행 일정에 넣어보자. 자연 속에 건축과 예술 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뮤지엄 산은 문화 공간이자, 각종 방송과 CF 촬영지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안도 타다오가 자연 지형에 따라 설계한 건축물, 그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산, 미술관 안팎의 다채로운 전시품이 대단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뮤지엄 산은 웰컴센터,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본관, 명상관, 스톤가든, 제임스터렐관 등으로 구성된다. 명상관에 이어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두 번째 명상 공간인 빛의공간이 올해 새로 문을 열었다.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안도 타다오: 청춘〉이 다음 달 29일까지 이어진다.

독서의 계절에 박경리문학공원을 빼놓기 아쉽다. 박경리 작가가 기념비적인 소설 <토지> 집필을 마무리한 옛집을 중심으로, 작가와 <토지> 이야기를 담은 박경리문학의집, 작가의 저서를 비치한 북카페 등을 조성했다. 야외 공간은 <토지>의 배경이 되는 장소나 등장인물 이름을 따 평사리마당, 용두레벌, 홍이동산 등으로 꾸몄다.

원주한지테마파크

아이와 나선 길이라면 한지의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체험하는 원주한지테마파크를 추천한다. 한지역사실, 한지체험실, 아트숍, 작은도서관 등을 갖췄으며, 한지역사실 관람 해설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지로 모빌이나 인형, 부채 등을 만드는 공예 체험뿐만 아니라 한지 뜨기 체험도 진행한다. 한지 뜨기 체험은 주말에 가능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박경리문학공원→원주한지테마파크→뮤지엄 산→간현관광지(나오라쇼)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뮤지엄 산→돼지문화원→간현관광지(나오라쇼)
-둘째 날 원주한지테마파크→미로예술원주중앙시장→원주 강원감영→박경리문학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원주관광 www.wonju.go.kr/tour
-간현관광지(원주시시설관리공단) https://cms.wfmc.kr/web/lay1/S1T155C194/contents.do
-뮤지엄 산 www.museumsan.org
-박경리문학공원 www.wonju.go.kr/tojipark
-원주한지테마파크 www.hanjipark.com

문의 전화
-간현관광지관리사무소 033)749-4860
-뮤지엄 산 033)730-9000
-박경리문학공원 033)762-6843
-원주한지테마파크 033)734- 4739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서원주역, KTX 하루 5~7회(09:22~18:13) 운행, 약 45분 소요. 서원주역 정류장서 52·57·58번 일-반버스 이용, 레일파크 정류장 하차, 간현관광지 입구까지 도보 약 6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원주시교통정보센터 http://its.wonju.go.kr 

-버스 서울-원주,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39회(06:10~22:0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시외·고속버스터미널 정류장서 52번 일반버스 이용, 레일파크 정류장 하차, 간현관광지 입구까지 도보 약 6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원주종합버스터미널 033)734-4114 원주시교통정보센터 http://its.wonju.go.kr


자가운전
광주원주고속도로→서원주톨게이트→서원주IC삼거리에서 원주 ·원주기업도시 방면 좌회전→용두교차로서 간현관광지·간현리 방면 우회전→간현로 방면 우회전→간현관광지 입구

숙박 정보
-오크밸리: 지정면 오크밸리1길, 1588-7676, https://oakvalley.co.kr,
-호텔인터불고 원주: 원주시 동부순환로, 033)769-8114, https://ibwonju.com,
-베니키아호텔비즈인: 원주시 만대로, 033)748-01 00, www.biz-inn.co.kr

식당 정보
-간현돈까스 본점(돈가스+칼국수): 지정면 간현로, 033)732-3111, 
-하얀집가든(오리찰흙구이): 지정면 작압길, 033)732-4882
-금룡(탕수육): 흥업면 남원로, 033)763-5690

주변 볼거리
동화마을수목원,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치악산국립공원, 원주 용소막성당 등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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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