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톡 채널 사기사건 추적

‘국민 메신저’ 등에 업고 사기 방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카카오서 운영 중인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사기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기업 홍보를 위한 서비스가 사기꾼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한 놈만 걸려라’ 식의 사기에 이용자는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문제는 카카오가 팔짱을 낀 채 이 같은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월 기준 카카오톡 앱 사용자 수는 4790만명에 이른다. 1년 전(4645만명)과 비교해 3% 늘었다.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5120만명 가운데 94%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비판이 빗발쳤지만 아성은 굳건했다. 

전 국민
95% 이용

카카오는 메신저 분야서 차지한 압도적인 우위를 발판 삼아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긍정과 부정의 의미가 모두 녹아 있는 ‘공룡기업’이라는 수식어는 카카오톡의 성공으로부터 비롯됐다. ‘카카오톡 채널’ 역시 카카오톡 이용자 수를 배경으로 비즈니스를 하려는 기업 등을 위한 서비스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누구나 무료로 만드는 카카오톡 안의 비즈니스 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용자가 기업 등이 개설한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면 상품 관련 정보 등을 받아볼 수 있다. 문의사항이 생기면 카카오톡 채팅을 하듯 상담도 가능하다. 이른바 내 손 안의 ‘서비스센터’인 셈이다. 

문제는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는 오픈 플랫폼의 특성을 사기에 악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불거진 문제임에도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해를 입은 이용자는 물론 간접 피해자인 업체까지 ‘눈 뜨고 코 베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사기 수법은 단순하다. 실제 업체가 운영 중인 카카오톡 채널을 사칭해 채널을 만든 뒤 이용자가 걸려들기를 기다리면 된다. 업체명, 로고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 공식 채널과 유사하게 혹은 똑같이 만들면 이용자로서는 분간하기 어렵다. 카카오가 부여하는 인증 마크는 크기가 작고 색깔도 어두워 방지 효과가 크지 않다.

포털사이트 등에서 ‘카카오톡 채널 사기’로 뉴스 기사를 검색하면 다양한 피해 사례를 접할 수 있다. 기업은 물론 수사기관, 은행 등을 사칭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확인된다. 중소업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월 경기도의 한 컴퓨터 업체가 카카오톡 채널 사칭 사기로 피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A 업체 관계자는 “(피해가) 현재진행형”이라고 토로했다.

피해자만큼 업체도 피해 입어
경찰 신고해도 “특정 안 돼”

A 업체 관계자는 지난 2월7일 한 고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A 업체서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배송이 오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A 업체서 상담 등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해당 고객의 이름으로 거래한 내역도, 입금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직원과 고객의 말이 거듭 헛돌았다. 그러다 고객은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객 B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뭐에 홀린 듯이 당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하게 컴퓨터를 구입해야 했던 B씨는 인터넷을 뒤지다가 A 업체를 알게 됐다. 일요일이었지만 빨리 컴퓨터를 사고 싶었던 B씨는 A 업체의 카카오톡 채널을 찾아냈다. 당시 B씨가 확인한 A 업체의 카카오톡 채널은 2개였다. 

A 업체의 이름으로 된 채널과 ‘A 업체 상담원 챗팅(24시)’이라는 이름의 채널. 전자는 공식 채널이고 후자는 사칭 채널이다. B씨는 일요일인 점을 감안해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고 적어놓은 채널로 접속했다. B씨는 “일요일이었는데도 답이 정말 빨리 왔다”고 설명했다. 사칭 채널의 상담원(?)은 B씨의 문의에 거침없이 답했다. 


상담원은 배송이나 주문내역을 어떻게 확인하냐는 B씨의 질문에 “창고 발송이고 네이버페이 계좌 송금”이라며 “주문내역은 확인 불가하고 배송 완료 이후 송장번호를 전달한다”고 답변했다. “언제쯤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일 출고 무료배송’이라는 글자가 박힌 이미지를 보내는 치밀함도 보였다. 

결국 B씨는 “믿고 송금한다”면서 ‘발급된 계좌로 컴퓨터 값을 보내라’는 요구에 그대로 따랐다. B씨는 돈을 입금하고 난 뒤에야 의아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평소 사용하던 네이버페이 화면과 달랐기 때문이다. 의구심은 입금 다음 날인 월요일에 더 커졌다. 출고 여부를 묻는 B씨의 질문에 상담원이 바쁘다면서 답변을 미룬 것이다. 

사기꾼
놀이터?

하루 뒤인 화요일이 돼서도 송장번호와 택배업체 정보를 달라는 B씨의 요구에 상담원은 정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제야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상담원이 준 링크를 다시 접속했더니 인터넷 페이지 자체가 사라진 상태였다. 돈을 입금하고 혹시 몰라 캡처해둔 화면은 이상한 점 투성이었다.

“주문자/입금자명이 달라도 가상계좌번호로 정확한 금액 입금시 정상 입금됨”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일반적인 주문·입금 확인 문구와는 확연히 달랐다. 또 네이버페이의 경우 이용자가 돈을 충전한 뒤 업체에 보내는 방식인데 캡처 화면에는 입금 은행과 계좌번호, 예금주가 버젓이 기재돼있었다. 

더 충격적인 점은 해당 계좌가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인 ‘더치트’에 등록돼있다는 사실이다. B씨에 따르면 최근 8개월 사이 해당 계좌와 관련된 피해 사례는 19건, 피해 금액은 4800여만원에 이른다. B씨는 사기를 당한 이후 해당 계좌로 피해를 본 사람이 모인 오픈채팅방에 접속했다.

그 가운데는 혼수 일체를 사기당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B씨가 자신과 대화한 상담원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오픈채팅방의 피해자는 피해 해소를 위해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하지만 수사는 공전을 거듭한 끝에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난 7월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단서가 존재하지 않아 ‘관리 미제’ 사건으로 등록하고 추후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면 수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홀린 듯
당했다

B씨는 “업체 이름도 같고, 로고도 같아 사칭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평소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적도 거의 없는데 급한 마음에 알아보다가 당한 것 같다”며 “돈을 입금한 계좌도 대포통장이었던 게 아닌가 싶다. 경찰도 비슷하게 말한 걸로 기억한다. 인생 공부했다”고 말했다. 

B씨의 사례서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A 업체의 대응이다. 보통 카카오톡 채널 사칭 사기사건서 직접적으로 금전 손해를 본 이용자만 피해자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업체 역시 피해를 입는다. 눈으로 드러나는 직접 피해는 아닐지언정 브랜드 이미지 하락, 이용자 항의 등 간접 피해가 상당하다. 

여기에 A 업체는 B씨의 사례 이후 제2, 제3의 B씨가 나타나 곤혹스러운 상태다. A 업체를 사칭하는 카카오톡 채널이 거듭 생성돼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 사칭 채널을 발견하는 족족 카카오 측에 신고해 삭제를 시도하지만 그 절차가 복잡해 시간상 틈이 생기면서 피해자가 나오는 것이다.


수사기관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A 업체는 B씨의 사례를 파악한 직후 사칭 채널의 상담원을 고소했다. 하지만 금전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궁여지책 끝에 A 업체가 상담원을 고소한 혐의는 ‘상표법 위반’. 상담원이 사칭 채널을 만드는 과정서 A 업체의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A 업체의 고소 역시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우리 업체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교환 또는 환불하는 과정서 사칭 채널에 접속해 추가로 금전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 지난달 말에도 사기 피해를 입은 고객이 업체로 전화를 걸어와 한참 동안 항의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높은 접근성
‘아무나 당할 수 있는’ 피해 위험성

A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의 안일한 대응이 일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칭 채널을 발견하고 이를 신고해 처리하는 것도 오롯이 업체의 몫이다. 업체가 사칭 피해를 신고하면 카카오는 ‘권리침해신고센터’를 안내한다. 신고접수→증빙서류 제출→신고요건 및 내용 확인→게시 중단 및 처리 결과 통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근무일 기준 5일 이내 이뤄진다고 명시돼있다. 처리 과정서 최대 5일은 사칭 채널이 운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A 업체는 이 같은 방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사칭 채널을 삭제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출근하자마자 사칭 채널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며칠이 지나면 보란 듯이 다시 사칭 채널이 생성돼있다고도 했다. 업체 블로그에 카카오톡 채널 사칭 사기를 조심하라는 글도 올렸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A 업체 관계자는 “누구나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 수 있는 현행 방식을 인증받은 업체만 채널을 운영할 수 있게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 방식이 어렵다면 카카오톡 채널 생성 과정서 지금보다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업체가 공식 채널 인증 마크를 받으려면 ‘사업자 등록번호’를 필수로 넣어야 한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카카오톡 채널 관계자는 “(카카오톡 채널은)비즈니스 인증 채널이라는 마크를 통해 이용자의 인지와 식별을 돕고 있다. 인증 없는 채널은 채팅 시 상단에 주의를 요하는 경고 메시지가 노출된다. 최근에는 채널 홈에도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이라고 명시해 경고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 마크
경고 문구

이어 “향후 카카오톡 채널 프로필 관련 인증 강화를 위해 카카오 인증서과 결합된 비즈니스 프로필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인증서를 통해 인증된 사업자와 비즈니스 파트너 채널의 경우 이용자가 쉽게 구분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이용 환경을 꾸준히 개선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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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