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톡 채널 사기사건 추적

‘국민 메신저’ 등에 업고 사기 방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카카오서 운영 중인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사기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기업 홍보를 위한 서비스가 사기꾼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한 놈만 걸려라’ 식의 사기에 이용자는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문제는 카카오가 팔짱을 낀 채 이 같은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월 기준 카카오톡 앱 사용자 수는 4790만명에 이른다. 1년 전(4645만명)과 비교해 3% 늘었다.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5120만명 가운데 94%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비판이 빗발쳤지만 아성은 굳건했다. 

전 국민
95% 이용

카카오는 메신저 분야서 차지한 압도적인 우위를 발판 삼아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긍정과 부정의 의미가 모두 녹아 있는 ‘공룡기업’이라는 수식어는 카카오톡의 성공으로부터 비롯됐다. ‘카카오톡 채널’ 역시 카카오톡 이용자 수를 배경으로 비즈니스를 하려는 기업 등을 위한 서비스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누구나 무료로 만드는 카카오톡 안의 비즈니스 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용자가 기업 등이 개설한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면 상품 관련 정보 등을 받아볼 수 있다. 문의사항이 생기면 카카오톡 채팅을 하듯 상담도 가능하다. 이른바 내 손 안의 ‘서비스센터’인 셈이다. 

문제는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는 오픈 플랫폼의 특성을 사기에 악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불거진 문제임에도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해를 입은 이용자는 물론 간접 피해자인 업체까지 ‘눈 뜨고 코 베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사기 수법은 단순하다. 실제 업체가 운영 중인 카카오톡 채널을 사칭해 채널을 만든 뒤 이용자가 걸려들기를 기다리면 된다. 업체명, 로고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 공식 채널과 유사하게 혹은 똑같이 만들면 이용자로서는 분간하기 어렵다. 카카오가 부여하는 인증 마크는 크기가 작고 색깔도 어두워 방지 효과가 크지 않다.

포털사이트 등에서 ‘카카오톡 채널 사기’로 뉴스 기사를 검색하면 다양한 피해 사례를 접할 수 있다. 기업은 물론 수사기관, 은행 등을 사칭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확인된다. 중소업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월 경기도의 한 컴퓨터 업체가 카카오톡 채널 사칭 사기로 피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A 업체 관계자는 “(피해가) 현재진행형”이라고 토로했다.

피해자만큼 업체도 피해 입어
경찰 신고해도 “특정 안 돼”

A 업체 관계자는 지난 2월7일 한 고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A 업체서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배송이 오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A 업체서 상담 등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해당 고객의 이름으로 거래한 내역도, 입금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직원과 고객의 말이 거듭 헛돌았다. 그러다 고객은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객 B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뭐에 홀린 듯이 당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하게 컴퓨터를 구입해야 했던 B씨는 인터넷을 뒤지다가 A 업체를 알게 됐다. 일요일이었지만 빨리 컴퓨터를 사고 싶었던 B씨는 A 업체의 카카오톡 채널을 찾아냈다. 당시 B씨가 확인한 A 업체의 카카오톡 채널은 2개였다. 

A 업체의 이름으로 된 채널과 ‘A 업체 상담원 챗팅(24시)’이라는 이름의 채널. 전자는 공식 채널이고 후자는 사칭 채널이다. B씨는 일요일인 점을 감안해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고 적어놓은 채널로 접속했다. B씨는 “일요일이었는데도 답이 정말 빨리 왔다”고 설명했다. 사칭 채널의 상담원(?)은 B씨의 문의에 거침없이 답했다. 


상담원은 배송이나 주문내역을 어떻게 확인하냐는 B씨의 질문에 “창고 발송이고 네이버페이 계좌 송금”이라며 “주문내역은 확인 불가하고 배송 완료 이후 송장번호를 전달한다”고 답변했다. “언제쯤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일 출고 무료배송’이라는 글자가 박힌 이미지를 보내는 치밀함도 보였다. 

결국 B씨는 “믿고 송금한다”면서 ‘발급된 계좌로 컴퓨터 값을 보내라’는 요구에 그대로 따랐다. B씨는 돈을 입금하고 난 뒤에야 의아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평소 사용하던 네이버페이 화면과 달랐기 때문이다. 의구심은 입금 다음 날인 월요일에 더 커졌다. 출고 여부를 묻는 B씨의 질문에 상담원이 바쁘다면서 답변을 미룬 것이다. 

사기꾼
놀이터?

하루 뒤인 화요일이 돼서도 송장번호와 택배업체 정보를 달라는 B씨의 요구에 상담원은 정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제야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상담원이 준 링크를 다시 접속했더니 인터넷 페이지 자체가 사라진 상태였다. 돈을 입금하고 혹시 몰라 캡처해둔 화면은 이상한 점 투성이었다.

“주문자/입금자명이 달라도 가상계좌번호로 정확한 금액 입금시 정상 입금됨”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일반적인 주문·입금 확인 문구와는 확연히 달랐다. 또 네이버페이의 경우 이용자가 돈을 충전한 뒤 업체에 보내는 방식인데 캡처 화면에는 입금 은행과 계좌번호, 예금주가 버젓이 기재돼있었다. 

더 충격적인 점은 해당 계좌가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인 ‘더치트’에 등록돼있다는 사실이다. B씨에 따르면 최근 8개월 사이 해당 계좌와 관련된 피해 사례는 19건, 피해 금액은 4800여만원에 이른다. B씨는 사기를 당한 이후 해당 계좌로 피해를 본 사람이 모인 오픈채팅방에 접속했다.

그 가운데는 혼수 일체를 사기당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B씨가 자신과 대화한 상담원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오픈채팅방의 피해자는 피해 해소를 위해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하지만 수사는 공전을 거듭한 끝에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난 7월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단서가 존재하지 않아 ‘관리 미제’ 사건으로 등록하고 추후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면 수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홀린 듯
당했다

B씨는 “업체 이름도 같고, 로고도 같아 사칭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평소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적도 거의 없는데 급한 마음에 알아보다가 당한 것 같다”며 “돈을 입금한 계좌도 대포통장이었던 게 아닌가 싶다. 경찰도 비슷하게 말한 걸로 기억한다. 인생 공부했다”고 말했다. 

B씨의 사례서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A 업체의 대응이다. 보통 카카오톡 채널 사칭 사기사건서 직접적으로 금전 손해를 본 이용자만 피해자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업체 역시 피해를 입는다. 눈으로 드러나는 직접 피해는 아닐지언정 브랜드 이미지 하락, 이용자 항의 등 간접 피해가 상당하다. 

여기에 A 업체는 B씨의 사례 이후 제2, 제3의 B씨가 나타나 곤혹스러운 상태다. A 업체를 사칭하는 카카오톡 채널이 거듭 생성돼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 사칭 채널을 발견하는 족족 카카오 측에 신고해 삭제를 시도하지만 그 절차가 복잡해 시간상 틈이 생기면서 피해자가 나오는 것이다.


수사기관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A 업체는 B씨의 사례를 파악한 직후 사칭 채널의 상담원을 고소했다. 하지만 금전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궁여지책 끝에 A 업체가 상담원을 고소한 혐의는 ‘상표법 위반’. 상담원이 사칭 채널을 만드는 과정서 A 업체의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A 업체의 고소 역시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우리 업체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교환 또는 환불하는 과정서 사칭 채널에 접속해 추가로 금전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 지난달 말에도 사기 피해를 입은 고객이 업체로 전화를 걸어와 한참 동안 항의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높은 접근성
‘아무나 당할 수 있는’ 피해 위험성

A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의 안일한 대응이 일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칭 채널을 발견하고 이를 신고해 처리하는 것도 오롯이 업체의 몫이다. 업체가 사칭 피해를 신고하면 카카오는 ‘권리침해신고센터’를 안내한다. 신고접수→증빙서류 제출→신고요건 및 내용 확인→게시 중단 및 처리 결과 통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근무일 기준 5일 이내 이뤄진다고 명시돼있다. 처리 과정서 최대 5일은 사칭 채널이 운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A 업체는 이 같은 방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사칭 채널을 삭제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출근하자마자 사칭 채널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며칠이 지나면 보란 듯이 다시 사칭 채널이 생성돼있다고도 했다. 업체 블로그에 카카오톡 채널 사칭 사기를 조심하라는 글도 올렸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A 업체 관계자는 “누구나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 수 있는 현행 방식을 인증받은 업체만 채널을 운영할 수 있게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 방식이 어렵다면 카카오톡 채널 생성 과정서 지금보다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업체가 공식 채널 인증 마크를 받으려면 ‘사업자 등록번호’를 필수로 넣어야 한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카카오톡 채널 관계자는 “(카카오톡 채널은)비즈니스 인증 채널이라는 마크를 통해 이용자의 인지와 식별을 돕고 있다. 인증 없는 채널은 채팅 시 상단에 주의를 요하는 경고 메시지가 노출된다. 최근에는 채널 홈에도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이라고 명시해 경고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 마크
경고 문구

이어 “향후 카카오톡 채널 프로필 관련 인증 강화를 위해 카카오 인증서과 결합된 비즈니스 프로필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인증서를 통해 인증된 사업자와 비즈니스 파트너 채널의 경우 이용자가 쉽게 구분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이용 환경을 꾸준히 개선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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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