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유총연맹 동원 선거개입 논란 대통령실 참모 수상한 통화 공개

콘크리트 지지 ‘극우 유튜버’ 깔고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대통령실이 직접 선거개입에 나섰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참모의 녹취나 정황 증거도 상당하다.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와 접촉한 인사 대부분은 ‘극우 아스팔트 유튜버’다. 진보 진영 깎아내리기 시위와 데모를 요청받은 이들은 김건희 여사의 고모인 김혜섭 목사와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파 시민들 총동원해서 시위해야 된다.” “주변에 좀 그렇게 전하라.” 이는 지난해 9월 이뤄진 국민의힘 관계자 A씨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간 통화 내용이다. 이외에도 강 수석은 A씨에게 강신업 변호사의 당 대표 출마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의 직접적 선거개입 논란이 터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직접적 개입
대통령 의지?

A씨와 강 수석이 통화한 건 지난해 9월 MBC의 ‘바이든-날리면’ 관련 보도 직후인 22일이다. 녹취록서 강 수석은 “MBC나 저런 놈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자 A씨는 “MBC 앞에 가서 우파 시민들 총동원해서 시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그렇게 전하시라”며 사실상 데모를 지시했다.

실제로 이들의 통화 이후 지난해 말까지 MBC 앞에서는 30번이 넘는 외부인 집회가 신고됐다. 강 수석이 언급한 보수 유튜버 소모씨는 집회를 진행했고 강 수석과 식사도 했다. 당시 소씨 성을 가진 집회 신고자는 지난해 9월27일부터 10월14일까지 11차례였다. 강 수석은 강 변호사 측에게 출마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강 수석은 지난 1월4일 A씨와의 통화서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냐”며 “왜냐하면, 전선이 지금 이렇게 V(대통령)가. 이번에는 당 대표, 최고위원이고 V가 그림을 그려서 총선을 내년에 V 얼굴로 치러야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간 갈등 과정서 김건희 여사가 논란이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변호사는 결국 컷오프당하면서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전 대표로서 유튜브 채널 ‘강신업TV’를 운영하며 여권 내 입지를 넓혀갔다.

그러나 그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본심이었다는 분석은 여권 내에서 제기돼 왔다.

해당 녹취들은 시민언론 <더 탐사>와 KBS가 지난달부터 단독 보도했던 내용이다. 보도 이후 강 수석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A씨에게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그는 1992년 현대그룹의 ‘왕회장’인 고 정주영의 대선 출마 당시 정무특보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씨는 A씨에게 지난 8일 “윤석열과 강승규를 배신하고 나니 기분이 좋냐? 대통령실서 법적 조치를 하려고 해서 내가 김대기 실장에게 하지 말라고 요청했는데 월요일 수석비서관 회의서 결정이 날 것 같다. 별일 없기를 하늘에 빌어라”고 반협박식 어조로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자신이 작성한 ‘반성문’을 보내자 “잘 썼네.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이씨의 연락을 받았다.

강승규 수석, 국힘 관계자에 데모·시위 지시
윤석열 “대통령 귀찮다” 김건희 “감사” 통화

A씨는 강 수석과의 친분이 깊지 않다. 강 수석보다는 윤 대통령, 김 여사와 먼저 통화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의 원로 정치인들과도 알고 지내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용은 A씨와 윤 대통령 간 통화서도 드러난다. 윤 대통령과 A씨의 통화는 대선 전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보다 국힘을 더 싫어한다”며 “(국민의힘)이놈 XX들 들어가서 개판 치면 당 완전히 뽀개 버린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이제 주워 먹으러 가야 한다”고 국민의힘을 비하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는)정권교체하려고 나온 사람이지, 대통령을 하려고 나온 사람이 아니다”며 “어쨌든 이거(문재인정부)는 엎어줘야 하고, 국힘에 이걸(대통령) 할 놈이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이준석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해당 녹취 파일의 제목에는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다. 취재 결과 해당 번호는 김 여사의 최측근이자 코바나컨텐츠 출신인 정모씨의 연락처였다. 정씨는 김 여사가 지난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이기도 했다.

특히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와 함께 코바나컨텐츠서 여론조작 의혹을 받던 인물이기도 하다. 정씨는 김 여사의 일정과 각종 계획을 도맡아 관리해왔다.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 여사와 접촉할 때도 정씨를 통해 일정을 확인했다.

정씨는 코바나컨텐츠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프리랜서 신분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회사에 자주 출입하며 사실상 김 여사 ‘비서’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공식적인 대선 캠페인에도 참여하면서 윤 대통령의 SNS 계정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대통령 총무비서관실 한남동 공관팀 소속으로 근무했으나 지금까지 근무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A씨는 축하를 전달하려 했다. 대신해 전화를 받은 건 김 여사였다. 김 여사는 “선생님 고생 많으셨다”며 덕담을 건넸다.

녹취 파일
들어보니…

A씨는 “윤석열정부 성공하려면 지방선거 압승해야 한다. 경기도지사에 김은혜 당선시키려고 제가 특보로 임명받았다. 선거전략 다 만들어놨고 윤 대통령 당선시켰는데 경기도지사 그까짓 거 당선 못 시키겠냐”고 하자 김 여사는 “선생님 감사하다”고 답했다.

A씨는 강 수석이 윤 대통령을 도와준 대가로 자리를 알아봐준다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지킬 가능성이 없었던 약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자칭 보수 ‘유튜버’만 해도 100여명이 넘는다. 게다가 지난 7월 한국자유총연맹(이하 자유총연맹)이 미디어분과 자문위원으로 보수 유튜버를 대거 위촉한 인사만 수십명이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던 인물이다. 유튜버로 구성한 자문위원단은 자유총연맹에 이른바 ‘아스팔트 투쟁’ 과정서 발생하는 벌금에 관한 예산 지원도 요청했다. 자유총연맹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매해 약 4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자문위원으로 임명된 사람은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 겸 유튜브 채널 ‘시사파이터’ ‘시사창고’ 운영자, ‘짝지tv’ 운영자 유승민씨 등이 임명됐다. 지난해 8월 <한겨레>가 공개한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에 따르면 ‘이봉규TV’ ‘시사창고’ ‘시사파이터’ ‘너알아tv’ ‘짝지tv’ ‘애국순찰팀’ ‘가로세로연구소’ ‘자유청년연합’ ‘정의구현박완석’의 관계자들은 김 여사의 추천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다.


황 단장은 미디어분과 자문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황 단장은 2021년부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지지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왔다. 황 단장과 유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평산마을서 시위를 벌였던 극우 유튜버 중 ‘한동훈삼촌tv’(구 ‘우파삼촌tv’) 운영자 김기환씨도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으로 임명됐다.

욕설·막말로 여러 차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안정권씨의 측근도 자문위원이 됐다. 자유총연맹 신규 자문위원이자 유튜브 채널 ‘홈런왕 김탁탁’ 운영자인 김정환씨는 안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벨라도’의 본부장이다. 그는 안씨가 운영하던 채널인 ‘GZSS’서도 활동했다.

끊을 수 없는
끈끈한 관계

또 다른 자문위원인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깨시연)’ 대표도 김 여사와 관련이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18일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서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사랑’ 카페의 성장을 나와 깨시연이 도와줬다”며 “윤 후보가 이걸 어떻게 알았는지 3·1절날 식당서 나랑 마주 앉자마자 ‘와이프 팬카페 만드는 걸 도와줘 고맙다’며 사인을 해주더라”고 말했다.

황 단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상진 신자유주의연대 대표는 지난해 9월 “묵묵히 흘린 땀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의 미래를 비출 것입니다. 대통령 내외 윤석열 김건희”라고 적힌 엽서와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신의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외에도 자문위원 명단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지지하거나 부정선거론을 펼치는 유튜버 등이 다수 포함됐다.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들 간의 연결고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극우 유튜버를 포함한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명은 지난 3월 대통령실을 방문해 김대남 시민소통비서관과 사진을 찍었다. 보수 유튜버들은 당시 계정 폐쇄를 막아달라는 민원을 했고, 대통령실 행정관은 살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인 한 유튜버(BJ톨)는 “오늘 대통령실 간담회 다녀왔다. 좀 많은 분들이 함께 간담회에 갔다”며 대통령 시계를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총선이 7개월여 남은 시점부터 극우 유튜버들이 들끓기 시작한 것은 김 여사의 고모인 김혜섭 목사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 목사는 지난해부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에게 큰손으로 불리는 ‘로뎀지기’다.

가짜뉴스 생산자 자문위원 위촉만 수십명
비서관에 “계정 폐쇄 막아 달라” 민원도

로뎀지기는 지난해부터 유튜브 채널마다 돌아다니며 슈퍼챗을 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튜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실제로 김 목사로부터 옷이나 신발을 선물 받은 이들이 다수였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을 그만둔 안씨의 누나도 김 목사를 통해 대통령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목사는 기하성여의도총회 로뎀교회 소속 목사다. 2002년 2월 대한중앙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2004년 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여목총회서 안수를 받았다. 예장 연학여목총회 산하 교육 기간은 정식 인가하지 못했다. 이후 2006년 2월 기하성 목회연구원(서상식 목사)을 수료하고 2013년 9월 기하성여의도총회 연수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김 목사 남편인 장모씨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거론된 인물이다. 장씨는 경기도 평택 물류항서 큰 이권을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 관세포탈과 세금 탈루를 일삼던 최순실 국정 농단 세력이 쥐고 있던 가공식품 제조업체 선라이즈F&T를 꿰차는 과정서 비리를 제보하던 이성열 슈퍼마린종합물류회사 대표를 도산으로 몰아넣은 인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기 직전 대검찰청 앞에 많은 화환이 놓였던 일화도 있다. 앞서 안씨와 같은 성향을 띠면서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이 된 김상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윤 대통령을 임명했을 당시 계란을 들고 출근하는 윤 대통령에게 계란을 들고 직접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협박하는 방송을 진행하다가 구속된 바 있다.

김 대표는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고 안씨는 김씨를 마중 나갔다. 안씨는 이후 대검찰청 앞을 화환으로 꾸며놨다. 김 목사는 본인이 직접 해당 화환을 둬왔다고 주장했었다. 안씨가 김 목사의 지시를 받아 화환을 놓아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이는
연결고리

대통령실과 친분을 강조한 유튜버도 있다. 이봉규씨는 직접 지난 대선 과정서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이봉규TV’를 즐겨본다”고 주장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데, 이씨는 해당 사진이 자신의 채널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에 대한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직과 분명한 친분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전혀 없는 말을 지어낸 것으로 보기에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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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상원 모른다”<br> 윤석열 거짓말 포착

[단독] “노상원 모른다”
윤석열 거짓말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이라는 사람 아는 바 없다.”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형사 재판서 한 말이다. ‘경고성 계엄’일 뿐이었다는 기적의 논리에 딱 들어맞는 주장이다. 국군정보사령부 전·현직 간부들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검찰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모를 수 없는 정황은 곳곳서 포착된다.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노 전 사령관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여름부터 정보사 전·현직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수도권 여러 안가서 모였다. “모를 수 없다” 곳곳에 정황들 이 자리에는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군 정보·공작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은 회의서 언급된 내용을 정리해 수첩에 적은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했다. 김 전 장관은 이를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9월부터 김 전 장관의 임기가 시작되자 노 전 사령관은 계엄판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블랙요원 명단 유출 이전 900여단) 사무실인 B 연구원서 여러 차례 회의를 소집했다. 민간인이었던 노 전 사령관은 문 전 사령관으로부터 계엄에 필요한 인원과 앞으로의 계획을 보고받고 김 전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정리해 윤 전 대통령에게 알리고 ‘계엄 시기’에 대해 고민했다. 한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노상원이 마음대로 정보사를 주무를 수 있었던 이유로는 김 전 장관이 든든한 뒷배로 있었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의 힘이 컸다”며 “윤 전 대통령이 노 전 사령관의 계획에 대해 굉장히 흡족해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이 관리한 수사2단은 1·2·3대로 나뉜다. 계엄 사태에 연루돼 업무가 배제된 김모 대령이 1대장을, 노 전 사령관과 햄버거집 회동을 한 정보사 김모·정모 대령이 각각 2·3대장을 맡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조직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 국방부 조사본부 출신으로 예비역인 김용군 전 대령이 실질적으로 지휘하려 했다. 이들의 주 임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와 선관위 직원 납치·감금·심문이었다. 정 대령은 앞선 조사에서 선관위 장악을 위해 직원들을 케이블타이, 두건, 마스크 등을 사용해 무력 통제한 뒤 특정 장소에 감금하는 방안을 노 전 사령관, 문 전 사령관 등과 함께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선관위 직원들을 심문하려 할 때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가 쓴 책을 참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간부들에게 김형철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이 쓴 책을 숙지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노 미팅·정보사 플랜 윤에 수시 보고 “윤, 흡족…김이 대통령 미팅 제안한 이유” 한 정보사 간부는 검찰 조사에서 “(노 전 사령관이)‘책과 유튜브를 보면서 만약 부정선거에 가담한다면 이 조직, 이 사람들일 것’이라는 취지로 정리해줬다”고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가 노 전 사령관에게 건넨 명단에는 임시 사무소 예산 담당 직원을 비롯해 선관위 전산 시스템 운영 직원, 전산 운영 실무자 등이 포함됐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약 한 달 전 정보사 간부들을 만나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나면 선관위에 가서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확인해야 한다”며 선관위 직원 30여명 명단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 캠프서 공명선거·안심투표 추진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원장이 2021년에 쓴 책은 부정선거 의혹 거점으로 임시 선거사무소를 언급한다. 각급 선관위와 임시 사무소 사이 설치된 통신망을 통해 사전투표 및 개표 통신망에 접속해 득표수를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책에는 부정선거 의혹 근거로 ‘사전투표지 QR코드 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적혀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관계자들에게 “QR코드 증거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는 QR코드로 사전투표지에 선거구별 일련번호를 부여한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선관위가 부여하지 않은 일련번호가 찍힌 사전투표지가 많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법원이 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 소송에서 4만5000여장 사전투표지 QR코드를 모두 판독한 결과 가짜 투표지는 한 장도 없었다. 노 전 사령관은 신인호 전 국가안보실 2차장과 김 전 장관과는 달리 윤석열 캠프 외곽서 활동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는 “외곽서 활동했기에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캠프 출신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현재 군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칭찬을 윤 전 대통령에게 많이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윤 커넥션 캠프서 시작?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전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 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한 군 고위 관계자는 “노상원이 윤 전 대통령을 사실 굉장히 보고 싶어했다. 출세욕이 강한 만큼 김 전 장관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을 만나면 다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도 “성범죄 문제 때문에 윤 전 대통령에게 폐를 끼칠 수 있기에 김 전 장관의 제안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고 말했다. 주변 인맥 활용 국방사업 개입?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18년 1월 육군정보학교장으로 임명된 후 같은 해 10월1일 국군의 날 교육생 신분의 부하 직원을 술자리 등에서 수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역 장성 신분으로 구속된 그는 1심 보통군사법원서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심서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불명예 전역 수순을 밟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으로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모두 상실했다”는 걸 감형 이유로 댔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을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노, 윤 캠프 외곽 활동해 조언 일부 현실화 ‘김건희 비화폰’ 미스터리 “노와 교집합”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건희씨와 노 전 사령관의 소통을 의심한다. 민간인이었던 둘에게 비화폰(안보폰)이 제공됐고 무속이라는 교집합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통령경호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 및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연루 혐의 등이 대상이다. 경찰청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는 이날 공지를 내고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대통령실 및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착수했다”고 알렸다. 압수수색 대상은 윤 전 대통령 및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관련 비화폰 서버, 대통령실 경호처 사무실, 경호처장 공관 등이다. 또 이 전 행안부 장관의 내란 혐의 관련 대통령 집무실 CCTV도 포함됐다. 다만 경찰은 “이 전 장관의 내란 혐의와 관련한 대통령 안전가옥 CCTV, 비화폰 서버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3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검찰서 불청구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알았나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해 왔지만 경호처는 ‘군사상 기밀, 공무상 기밀’ 등을 이유로 협조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씨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김 차장도 경호처 내부 반발에 최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조본 내부에서는 ‘지금이 기회’라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