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부티에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2주 연속으로 스코어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것. 이로써 부티에는 올 시즌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올랐다.
셀린 부티에(프랑스)는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서 끝난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7월31일(한국시각) 대회 마지막 날 3언더파 68타를 친 부티에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브룩 헨더슨(8언더파, 캐나다)을 6타 차로 여유 있게 제쳤다.
무서운 상승세
부티에는 태국서 프랑스로 건너온 이민자 부모 밑에서 자랐다. 2019년 ISPS 한다 빅 오픈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자치한 부티에는 지난 5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서 올 시즌 첫 승을 올린 데 이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통산 4승째를 올렸다.
부티에는 1994년 프랑스서 창설된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서 프랑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 선수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1967년 US여자오픈서 캐서린 라코스테, 200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셰브론 챔피언십)서 파트리샤 뫼니에 르부에가 차지했고, 20년 만에 부티에가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타오카 나사(일본)보다 3타 차 앞선 1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부티에는 1번(파4) 3m, 2번 홀(파3)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었다. 이어 5번 홀(파3)에서 5m 버디 퍼트를 넣고 5타 차로 달아났다.
챔피언 조서 함께 경기한 하타오카는 6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6타 차로 벌어지며 부티에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후 12번 홀까지 파 행진을 펼치며 타수를 줄이지 못한 부티에는 13번 홀(파4)에서 티 샷 한 공이 벙커에 들어가면서 보기를 범했다.
기량 만개한 투어 3년 차
메이저 대회 점령 파란
하지만 부티에를 압박하며 따라붙는 선수는 없었다. 부티에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승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감격스러운 듯 퍼터 헤드를 품에 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아림(28)이 4라운드서 2언더파를 보태 공동 3위(7언더파 277타)를 차지했다. 지난 4월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공동 4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톱5’ 진입이다. 김아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 GA) 투어서 통산 3승을 수확했고, 비회원 신분이던 2020년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서 우승한 뒤 2021년 LPGA투어에 입성했다.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미국)가 공동 9위(5언더파 279타)에 올랐고, ‘KLPGA 멤버’ 김수지가 4언더파를 쳐 공동 9위로 선전했다. 국내 무대 1인자인 박민지는 5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20위(2언더파 282타)로 도약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2타를 줄여 이 그룹에 합류했다.
부티에는 메이저대회 우승 직후 또 한 번 승수를 추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티에는 지난달 7일(한국 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서 열린 ‘프리디그룹 스코틀랜드 여자 오픈(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부티에는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에비앙 챔피언십과 바로 이어진 대회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건 부티에가 처음이다. 우승 상금은 30만달러(약 3억9000만원). 또한 부티에는 올 시즌 가장 먼저 투어 3승 고지를 밟았다.
김효주 뿌리치고 연승
통산 5승 중 올해 3승
우승은 부티에가 차지했지만, 가장 돋보였던 건 최종 라운드서 불꽃 추격전을 벌인 김효주(28)였다. 김효주는 4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으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부티에보다 2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랐다.
지난 6월 숍라이트 클래식에 이은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이자 7번째 ‘톱10’ 입상이다.
경기 내용 면에서 흠잡을 게 없었다.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적중률은 93%에 달했고, 그린적중률 또한 77.8%에 이를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대회가 스코틀랜드 특유의 링크스 골프장에서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효주의 이날 경기력은 더욱 돋보였다.
대회가 열린 골프장은 그린과 주변의 경사가 심해 정확한 샷이 아니면 그린에 떨어진 공도 밖으로 굴러갈 때가 많다. 이날 그린을 단 4번만 놓쳤다는 건 그만큼 아이언샷의 정확성이 좋았음을 의미한다. 또 퍼트는 26개만 적어냈을 정도로 마무리도 깔끔했다.
부티에에 7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효주는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특히 불과 26개의 퍼트로 18홀을 마친 그린 플레이가 돋보였다. 14번 홀까지 6타를 줄인 그는 선두를 질주하던 부티에가 16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은 사이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부티에가 17번 홀(파4)에서 10m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떨궜고 18번 홀(파5)을 파로 막아내면서 2타 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돋보인 활약
경기 후 김효주는 “스코어 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성적이 잘 나와서 괜찮다”며 “아픈 부분이 발이다 보니 나 자신을 내려놓고 경기했고, 압박감이 덜해서 좋은 점수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6타를 줄인 인뤄닝(중국)이 3위(12언더파), 김아림이 공동 4위(11언더파)다. 신지은은 5언더파 67타를 때려 공동 16위(7언더파)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미향은 공동 24위(4언더파), 이정은6은 공동 28위(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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