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필승’ 국민의힘 동북권 벨트 카드

‘신선하게’ 3선 86세대 공략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텃밭을 무너뜨리기 위해 국민의힘 젊은 피들이 뭉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해당 지역이 고향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상대해야 할 인물들 대부분이 중진급이기 때문이다. 청년 정치인을 앞세운 국민의힘 전략이 통할까?

수도권 위기론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수도권 중 서울 동북권 탈환을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서울 동북권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텃밭과 다름없는 지역이으로 중진 의원을 비롯, 현역 의원들이 즐비하다. 도봉구·노원구·강북구·성북구·중랑구·동대문구·광진구 등이 포함된 지역이다.  

30대 선봉

대표적인 현역 의원은 직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박홍근 의원(3선·중랑구을), 서영교 의원(3선·중랑구갑), 전혜숙 의원(3선·광진구갑) 등이다. 전 의원의 경우 86세대 정치인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친노(친 노무현)계이자 김근태계 인사다.

노원구의 경우 4선인 우원식 의원이 지키고 있다. 또 지난 총선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꺾고 파란을 일으킨 고민정 의원은 광진구에 지역구를 뒀다. 이처럼 민주당 동북권 벨트를 뚫어내기 위해서 국민의힘은 젊은 정치인을 앞세우겠다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정치인 수혈을 통해 민주당의 86세대 정치인을 밀어내고 신선함과 젊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기성 정치인과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한 노림수인 셈이다. 민주당의 서울 동북권 의원들의 평균 나이는 50대 중반 정도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부분 젊은 축에 속한다. 


여기에 젊은 위원장을 포진시켜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게 국민의힘의 전략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에는 직전 당 대표를 지냈던 인물이다.

0선임에도 최초의 30대 당수로 선출된 후 지방선거, 대통령선거를 진두지휘했던 바 있다. 연달아 노원구병 총선서 패배했던 그는 내년 총선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텃밭 탈환 위해 고심
3040 앞세워 젊은 피들 수혈

도봉구갑서 자란 김재섭 도봉구갑 당협위원장은 36세로 비교적 젊은 피다. 어린 나이지만, 그는 정치권서 여러 경험을 두루 거쳤다. 지난 21대 총선서 서른 중반의 나이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 40%의 득표율을 올렸고, 비대위원까지 역임했다. 이런 이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도봉구갑 당협위원장으로서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이다. 

이재영 강동구을 당협위원장도 새롭게 합류했다. 19대 총선서도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바 있는 그는 이미 정치를 경험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서도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정치적인 경험도 어느 정도 쌓았다고 볼 수 있다. 

국회 최연소 보좌관 출신인 이승환 전 청와대 행정관도 이번에 중랑구을 당협위원장이 됐다. 이 전 행정관 역시 보좌관 출신으로 국회 경험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도부의 김병민 최고위원도 1982년생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3월 열린 전당대회서 16%의 득표율을 올리며 2위로 지도부에 입성에 성공했다. 또 지역구인 광진구서도 오랜 기간 당협위원장을 맡아왔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통상 총선에 도전하는 젊은 정치인들은 흔히 원하는 지역구서 당협위원장을 맡거나, 원하는 지역구의 출마가 힘들며 보통 내리꽂는 식의 공천이 결정된다.

그러나 이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고향서 총선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국회의원으로서는 신인이지만, 굵직한 국회 경력을 가졌다는 게 특징이다. 

이 밖에 3040은 아니지만 오신환 전 서울시정무부시장도 광진구을에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오 전 부시장이 불편한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 해당 지역은 오 시장이 민주당 고 의원에게 패배한 지역이었던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선 당협위원장 선정에 상당한 고심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중진 아성 무너뜨린다”
기성 정치인과 대결구도

이들의 공통점은 출마 지역이 자신의 고향이라는 점이다. 선거서 지역 연고성은 큰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보다는 세대성이 두드러지는 현상이 강한 만큼 젊은 피로 참신함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에 입문하면서 서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이들은 추후 함께 행보하며 존재감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전 대표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시너지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전당대회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하나로 묶어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정도의 진용이 갖춰질 경우, 민주당서도 필승 대책이 필요해진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서 낙동강 벨트와 같은 벨트 전략을 앞세워 승리한 바 있다. 낙동강 벨트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PK)의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지역으로 영남 지역이지만 타 지역에 비해 민주당계 정당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을 말한다.

당시 민주당은 지역구 중 9개 지역을 정해 9석을 싹쓸이했던 바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청년 영입과도 궤를 함께한다. 현재 국민의힘은 인재난에 허덕이는 등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이 젊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선 3040세대의 정치인이 필요하다. 당 차원서도 젊은 정치인 영입을 위해 방점을 찍었다.

다만 이들의 중심을 잡아줄 중진급 인물도 필요하다. 인지도에선 다소 민주당의 현역 의원에 밀릴 수 있는 탓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이다.

인증

김재섭 도봉구갑 당협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앞으로 (나 전 원내대표나 원 장관과)책을 함께 쓸 예정”이라며 “(서울 동북권)산에서 등산도 하고 정책 개발, 메시지도 함께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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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