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물금고 야구부가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 선수권 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서 준우승했다. 범어고 축구부도 제60회 청룡기 전국고교대회서 준우승했다. 모두 인구 35만명의 지방 소도시 경남 양산의 자랑거리가 됐다.
서울 경북고가 정상에 선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이번 대회서 단연 시선을 끈 팀은 따로 있다. 경남 양산 물금고가 주인공이다.
물금고는 비록 최종 우승은 경북고에 내줬지만,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을 일으킨 팀으로 또 다른 주인공이 됐다. 2015년 창단한 물금고는 종전까지 8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으로, 전국대회 결승 무대를 밟을 것이란 기대는 많지 않았다.
자랑거리
하이라이트는 16강전이었다. 마산고와의 경기서 3회까지 1-11로 뒤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4회 말부터 반격을 시작, 10점 차 열세에도 집중력을 발휘해 14-12로 뒤집는 데 성공했다.
8강에는 행운이 따랐다. 전통 강호라 불리는 충암고에 7-3으로 앞서다 7-7 동점이 됐지만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 승기가 기울던 상황서 다음 날 11-9로 승리하며 창단 첫 4강에 올랐다.
4강에선 경기상고를 만나 대승을 거뒀다. 2-3으로 뒤지던 7회 7득점의 빅이닝을 연출해 13-5 역전승으로 결승전에 올랐다. 1학년 투수 조동휘는 이날 7이닝 3실점 2자책점으로 호투하며 물금고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물금고는 2015년 9월 야구부를 창단했다. 선수 17명으로 출발했다. 마산고 수석코치를 지낸 강승영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지금까지 지도하고 있다. 도내 고교 야구부 창단은 마산고, 마산용마고, 김해고에 이어 4번째였다.
양산엔 현재 야구 동호인 리그만 100개팀, 3000여명에 육박하는 등 야구 사랑이 각별하다. 양산시가 앞장섰고 시 야구협회, 야구동호회, 기업체 등도 잇따라 야구부 지원에 동참했다.
물금고·범어고 전국고교 대회 돌풍
인구 35만명 소도시 ‘경사 났네∼’
당시 창단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나동연 시장은 “이번 물금고 야구부의 전국대회 준우승으로 양산은 야구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야구협회, 양산지역 국회의원 등과 협의해 물금고 야구부 등 지역 야구부는 물론 국가대표가 전지훈련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야구장 건립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산엔 고교 야구만 있는 게 아니다. 고교 축구도 훨훨 날고 있다.
국내 고교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청룡기 전국고교축구대회는 올해 전국 9개 시도 39개팀이 경쟁을 펼쳤다. 경기도서 가장 많은 13개팀이 참가하고, 부산에선 7개팀이 나섰다. 서울 6개팀, 경남 5개팀에 이어 대구·경북, 전북서 2개팀씩 출전했다. 인천과 충남에선 1개팀씩 참가했다.
아쉽게 시흥 서해고에 우승을 내준 범어고는 창단 후 첫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범어고는 2021년 제26회 무학기 전국고교축구대회 3위에 오른 성과를 낸 바 있다. 역대 전국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 2월 제54회 부산MBC 전국고교축구대회와 5월 제28회 무학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선 16강에 올랐지만, 청룡기 결승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김기남 감독은 “경기를 뛰는 선수나 뛰지 않는 선수나 하나의 팀으로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완주한 점이 준우승을 거머쥔 원동력이 됐다”며 “축구계에서는 (범어고 준우승을)기적이라고 하는데 기적을 실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 산업도시로 탈바꿈
지역 체육계 소통하며 추진
양산시는 스포츠 산업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월 시는 ‘스포츠는 산업이다, 체육인과 소통 간담회’를 열고 양산을 스포츠 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킬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지역 체육계 숙원사업인 시민축구단 2024년 창단과 2025년 K4 리그 참여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음 달 27일부터 29일까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양산서 열리는 경남생활체육대축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양산에선 지난 1월에만 축구 28개팀, 태권도 7개팀, 육상 9개팀, 탁구 3개팀 등 580여명이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게다가 2월 열린 제9회 양산시장배 우수팀 초청 중학야구대회에 14개팀 700여명, 제54회 부산MBC전국고교축구대회에는 39개팀 1500여명이 양산을 찾은 바 있다.
이처럼 양산이 전지훈련장과 대회 개최지로 주목받자 시 역시 전지훈련팀에 공공체육시설 사용 보조금을 지원하고 전국 단위 대회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시는 양산이 어느 지역보다 기후 조건이 알맞아 동계 전지훈련과 대회 등이 진행되면 숙박·식사 같은 소비활동으로 20억원 이상 경제 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한다. 양산을 찾은 훈련팀이 자연스럽게 주요 관광지도 방문해 관광·홍보 차원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시장이 앞장
나 시장은 “문화체육관관광부 통계자료에 스포츠 산업 생산유발계수·부가가치유발계수 등 경제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산업 평균보다 높다는 결과를 봐도 스포츠 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무엇보다 우수한 기반시설, 기후 등으로 전국 각지서 전지훈련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를 계기로 스포츠 산업 발전 전략을 체육회와 소통하며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