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숲으로의 초대 ⑤국립김천치유의숲

숲길·쉼터·건강 완벽한 삼박자!

국립김천치유의숲은 소백산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수도산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서 운영하는 국내 치유의숲 7곳 가운데 평균고도가 가장 높다. 그 덕분에 경북 이남 지역서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을 품고 있다. 김천(구미)역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버스가 하루에 한 번 운행하니 자가용 이용을 추천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내 주차장은 장애인만 이용 가능하며, 일반 방문객은 수도리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산길을 따라 15분 남짓 걸어야 한다.

내륙 깊숙한 곳이라는 것은 어쩌면 청정지역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 경북 김천에 자리한 국립김천치유의숲은 2019년 문을 열어 웰니스 관광지로 빛을 발했다. 52ha(52만㎡) 규모에 자작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전나무, 생강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고, 산림 복지 전문 기관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숲길과 쉼터, 건강의 삼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치유의숲 내 숲길은 4개 코스로 나뉜다. 자작나무 숲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관찰의숲길(1.6㎞, 약 30분), 한반도 습지와 전나무 쉼터를 만나는 성장의숲길(3.6㎞, 약 1시간), 잣나무 덱 로드가 포함된 자아의숲길(4.5㎞, 약 1시간30분), 국립김천치유의숲 전체를 돌아보는 아름다운모티길(5.7㎞, 6~7시간)이다.

관찰의 숲길 

전 구간이 완만해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선택해 자유롭게 탐방하면 된다.

대표 코스는 단연 관찰의숲길이다. 힐링센터서 15분쯤 오르면 하얀 나무껍질이 눈부신 자작나무가 늘어섰다. 가벼운 트레킹으로 7ha(7만㎡)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수도산 정상부에 위치해 생육 환경이 강원도와 비슷할 거라는 판단이 지금 자작나무 숲이 만들어진 시작이다.


사람들이 정성으로 가꾼 자작나무 숲은 성공적인 조림지로 거듭났다. 수령 25년이 넘는 자작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다. 시인 백석이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山)도 자작나무다”라고 읊은 〈백화〉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자작나무의 사계는 뚜렷하다. 여름날 자작나무는 푸름 그 자체. 하얗고 매끈한 나무에 둘러싸여 한참을 걷고 또 쉰다. 김천8경에 드는 이곳의 청량한 풍경에 매료되는 순간이다. 자작나무는 껍질에 기름 성분이 많아 장작이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껍질의 기름 성분은 산골 사람들이 혹한을 견뎌내는 데도 한몫했다. 자작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피톤치드를 다량으로 뿜어 삼림욕 효과가 크다. 자일리톨의 원료이며, 암 치료에 특효라는 차가버섯이 자작나무서 자라는 등 쓰임이 많다.

숲속 명상소를 지나면 자생식물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랏빛 투구꽃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희빈이 받은 사약에도 맹독성 투구꽃 덩이뿌리가 들었을 터. 수도산과 인연이 깊은 인현왕후가 떠오른다. 투구를 쓴 전투병을 닮은 꽃이 멋진 자태를 뽐내는데, 꽃만 봐선 독초로 상상하기 어렵다. 셔틀콕을 닮은 관중, 노루오줌, 산수국 등이 시선을 빼앗는다.

숲길을 오르는 동안 ‘반달가슴곰 출현 주의’ 현수막이 눈에 띈다. 국내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오삼이가 얼마 전에 죽어 현수막은 필요 없어졌다. 종 복원을 위해 방사한 반달가슴곰은 대부분 지리산에 서식 중인데, 오삼이는 8년 전 지리산에 방사한 뒤 이곳 수도산서 종종 발견됐다.

민가 근처에 출몰해 포획 과정서 마취 총을 맞고 도망가다, 인근 계곡물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숲 이용객에겐 안심되는 소식이면서도 안타깝다.

국립김천치유의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산림 치유 프로그램(유료) 참여를 추천한다. ‘수도산보디테라피’가 대표 프로그램이다. 자작나무 숲 아래 너른 덱에서 매트를 깔고 진행한다. 소도구를 이용한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숲속 피트니스다.


취향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숲길 코스
맞춤형 힐링테라피 프로그램도 진행 중

‘수도산마인드테라피’는 수령 150년 된 잣나무 숲 사이 덱 로드서 걷기 명상, 음이온 명상, ‘숲멍’ 체험 등을 한다. 나무 덱에 해먹(그물침대)을 매단 생각 자체가 힐링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해먹 설치하는 법을 간단히 알려주면 저마다 쉼터를 만든다.

여름 불청객 모기가 단잠을 방해할까 싶지만, 잣나무 향이 천연 모기약이 된다. 해먹에도 따로 모기장이 있어 해충을 막아준다. 울창한 잣나무 그늘이 차양이 되고, 고요한 산속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치유의숲에서 잣나무 덱 로드는 아는 사람만 와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밖에 소도구 이완 테라피와 건강 트레킹을 겸한 ‘수도산웰니스테라피’, 힐링센터서 모둠북을 쳐보는 ‘수도산치유두드림(林)’ 등 맞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방문과 산책은 연중 상시 가능하며(무료), 프로그램 운영 시간은 주중 오전 9시~오후 6시다.

방문일 기준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5인 이상 / 주말 프로그램은 15인 이상 예약에 한함). 예약 없이 현장서 참여하는 상시 프로그램도 있다. 힐링센터 2층서 반신욕&힐링 티 체험, 부채 그리기, 반려 식물 심기, 오일 만들기 등 산림치유지도사 상황에 따라 운영한다(유료).

국립김천치유의숲으로 향하는 길목에 주차한 자동차 행렬을 발견했다면 어김없이 맑은 계곡이 흐른다는 것. 성주와 김천에 걸친 아홉 계곡, 무흘구곡은 계곡 맛을 아는 이들의 단골 피서지다. 무흘구곡은 대가천계곡, 수도계곡으로도 불린다.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내려가는 길 기준으로 처음 만나는 곳이 9곡 용추폭포이며, 7곡 만월담까지 드라이브 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무흘구곡의 이름을 붙인 한강 정구의 이야기와 계곡의 절경 사진을 무흘구곡전시관서 살펴볼 수 있다.

인현왕후길은 총길이 8.1㎞ 순환형 둘레길이다. 수도리공영주차장서 출발해 청암사 근방을 거쳐 무흘구곡을 거쳐 내려온다. 10개 구간 표지판에 인현왕후의 이야기를 담아, 왕후와 동행하는 느낌이 든다.

인현왕후길

청암사는 도선국사가 신라 시대에 건립한 천년 고찰이다. 인현왕후가 폐비돼 궁에서 나왔을 때 이곳에 3년간 머물렀다. 청암사는 인현왕후가 복위한 뒤 조선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한적한 경내와 비구니의 단정한 아름다움에 금세 매료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국립김천치유의숲→인현왕후길→수도암→청암사→무흘구곡전시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김천치유의숲→인현왕후길→수도암→청암사→무흘구곡전시관
-둘째 날 사명대사공원→직지사→직지문화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김천시 문화관광 www.gc.go.kr/culture/main.do
-국립김천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수도산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청암사 www.chungamsa.org

문의 전화
-김천시청 관광진흥과 054)420-6670
-국립김천치유의숲 054) 435-3412
-무흘구곡전시관 054)421-1644
-청암사 054)432-2652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김천(구미)역, KTX 하루 27~29회(05:27~22:57)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김천(구미)역서 국립김천치유의숲까지 택시 이용, 약 50㎞.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 korail.com

김천관광택시 관외 주민등록 관광객을 대상으로 김천 전 지역 연중무휴 운행, 총운임 50%만 관광객이 결제(탑승 시 신분증 확인).

*문의: 김천관광택시 콜센터 054)435-2253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김천 IC→대구·거창·성주 방면 좌회전→영남대로→선산통로사거리서 강변로 우회전→대덕교차로서 대구·성주 방면 좌회전, 28㎞ 직진→수도암·청암사 방면 우회전, 8㎞→국립김천치유의숲

숙박 정보
-부항댐생태휴양펜션: 부항면 부항댐길, 054)421-1653, www.gc.go.kr/bhpension
-수도산자연휴양림: 대덕면 증산로, 054)421-1646, www.foresttrip.go.kr
-금낭화타운 : 증산면 수도길, 010-4312-2212, http://gnhtown.co.kr

식당 정보
-두레촌(된장찌개): 증산면 평촌2길, 054)437-4841
-백산가든(흑돼지정삼겹살): 지례면 장터길, 054)430-2252
-배신식당(석쇠불고기): 감문면 배시내길, 054)430-5834
-청산고을(찰솥밥산채한정식): 대항면 황학동길, 054)436-8030, https://cheongsan.modoo.at

주변 볼거리
장전폭포, 섬계서원, 부항댐출렁다리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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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