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힘 최전방 공격수 장예찬 최고위원

“강한 이재명? 까보면 약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청년재단에는 고용부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한 청년들로 북적거렸다. 문을 열고 사무실이 있는 제일 안쪽까지 들어가면 장예찬 최고위원의 사무실인 이사장실이 있다. 그는 지난 3월에 열린 전당대회서 55.16%를 득표하며 최다 득표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방어를 담당하고, 역공까지 펼치는 국민의힘의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음악, 자동차 회사 홍보팀장 등 여러 경험을 해왔던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현재 집권여당의 지도부를 맡고 있다.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중요하다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만큼 인생의 경험 스펙트럼이 다양한 편이다. 먼 미래에는 소박하게 맥주를 마시며 젊은 세대와 대화를 나누는 게 목표다. <일요시사>가 장 최고위원을 만나 정치 현안, 국민의힘 총선 전략, 총선 출마 여부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격받고 방어하는 역할이다. 요즘 말로 탱커인데?

▲김병민 최고위원 역시 방송을 많이 출연하는데, 안정적이고 어려운 이슈를 잘 풀어내는 스타일이다. 청년에 속하는 최고위원이라고 할 수 있는 김가람 최고위원,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아무래도 체급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그래왔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최근 잼버리 사태가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한 지시를 내리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에 가서 화장실 청소까지 하자, 현장 상황이나 전 세계서 온 대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윤 대통령이 나서기 전에, 한 총리가 화장실 청소하기 전에 중앙부처와 지방 정부서 알아서 잘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점이다.


물론 지방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나도 지방 사람이기 때문에 지방 시대가 필요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지방자치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볼 때다. 지난 정부 때 단순히 예산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권한을 너무 많이 지방 정부에 내려줬다.

-지난 정부의 권한 이행이 잼버리 사태까지 촉발시켰다고 보는 건가?

▲전북서 그동안 최초 지방 정부 주도의 국제적 행사라고 광고해왔다. 냉정하게 보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국제 행사를 컨트롤하고 핸들링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느냐에 관해 여론이 크다. 지방자치에 회의적이라고 해서 수도권 중심으로 가야 하고, 지방은 죽으라는 말이 아니다. 지방을 효율적으로 살리고 지방서 줄줄 새는 예산을 감시해서 정말 지방 시민을 위해 쓰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감독이나 지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당서도 이 사태와 관련해서 사과하긴 했다

▲네 탓 공방을 떠나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다. 본의 아니게 기상 상황으로 잼버리 K팝 공연의 장소가 전주구장서 상암구장으로 변경됐다. FC서울의 홈구장이라 K리그 팬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 국가적·국제적 규모의 행사이고 대한민국의 국격이 달린 문제다. 피치 못할 측면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나 이런 곳이 K리그 구단과 잘 협의하고 소통하는 모습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여당 지도부를 대신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국민의힘 차원에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

▲잼버리가 열린 첫째 주가 가장 심각했다. 국민의힘은 대책회의를 원내서 열고 현장도 내려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태풍까지 겹치면서 안전 문제로 수도권으로 잼버리 대원들이 올라왔는데 이후 여러 지자체나 수도권 각지로 오신 분에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전 세계 청소년이 한국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후에 책임 소재에 대해 따질 부분이 있다면 전 정부, 지차체, 나아가 현 정부 부처의 실수까지도 가리지 않고 가감없이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회가 정쟁을 벌이고 있는 지점은 잼버리 사태만 있는 게 아니다. 불체포특권도 포함됐다

▲나는 말로 하는 약속을 믿지 않는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말이라는 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정당한’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영장이면 언제든 정당하지 않다고 말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2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서명했다.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민주당도 서명해야 한다. 문서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국민과의 계약서를 쓰는 것과 다름없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요청을 자꾸 거부하고 있다. 나중에 쌍방울 건이나 백현동으로 영장이 청구됐을 때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정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반대표를 다 던져버리면 이 대표가 ‘나는 포기했는데 우리 의원들이 그랬다’며 책임을 회피할 여지가 너무 많아진다. 불체포특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다음 총선 공약으로 내놔야 한다. 

-불체포특권 포기가 총선 때 국민의힘의 무기로 작용할 수 있을까?

▲확실하게 이 부분은 과거 민주당 같은 소위 진보 계열 정당이 도덕적 우위를 늘 점하고 있었다. 윤리나 도덕이 진보 정당의 주무기였다. 국민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이제는 국민의힘이 좀 더 적어도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정당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이 내용은 민주당서 외부에 공개한 자체 조사서도 한 번 거론됐던 내용이다.

“불체포특권 민주당 얼른 동의해야”
“총선 정책과 민심 챙기는 게 전략”

이 대표라는 아주 특이할 정도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대표가 민주당을 장악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굵직한 부정부패 이슈는 대부분 민주당서 나왔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가장 뼈아픈 상처다.

-이준석 전 대표의 전망은 다르다. 총선서 야당이 180석 이상 차지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때도 천하람 후보가 2등을 한다고 예측했고, 천아용인 중에 일부는 당선된다는 말도 안 되는 전망을 했다. 전망이 맞지 않다는 게 전당대회서 증명된 것 아니냐? 고장 난 시계다. 어쩌다 몇 번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할 때마다 틀렸다. 그래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최근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수도권서 계속 이기고 있지만, 자만할 단계는 절대 아니다.

물을 계속 찾아서 발굴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총선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다만 현재 추세로만 봤을 때 야당 180석론이 등장할 때는 아니다. 이 같은 예측은 끊임없이 위기설을 퍼뜨려 현 지도부 체제의 빈틈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문제는 전라도다. 지지율이 높지만은 않은데?


▲호남 정서와 맞지 않는 발언을 한 분들에 대해선 과감한 조치를 내렸다. 그게 시작이다.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 시대에 관한 윤 대통령의 철학은 확고하다. 대선 때 공약한 부분도 상당히 많이 진척됐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도 호남 출신 당협위원장 같은 인물이 많다. 강성만 금천구 당협위원장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의힘이 호남 출신 인재를 잘 키워 호남서 지지를 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면 같이 영향을 받는데 오르면 함께 오르진 못한다

▲지금 체제에서는 정부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어느 정도 연동관계를 이루고는 있다. 다만 그게 부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당에 있는 분들도 여전히 정권 초이기 때문에 다음 총선까지는 윤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정부와 당은 운명공동체로 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 전략은 무엇인가?

▲여당 프리미엄을 노출시킬 필요성이 있다. 지금부터 남은 기간 국민의힘은 정책 위주로 당을 끌어가려고 한다. 민주당과 싸우고 정치적인 파이팅도 해야 하지만 여당답게 정책과 민생 관련 성과를 계속 내겠다. 앞서 청년정책 네트워크가 냈던 여러 가지 청년정책들이 꽤 있었다. 1000원 학식의 경우 반향이 좋아서 민주당도 뒤늦게 따라왔다. 이런 것처럼 정책과 민생 이슈를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이기 때문에 정부 부처와 대화도 빠르다. 야당에 비해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런 것이야말로 여당 프리미엄이다. 민생을 챙기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총선 전략이다. 


-인재 영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젊은 기업인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아직까지는 큰 틀의 기조가 있진 않다. 다만 특정 직군, 특정 연령대 사람만 대거 혜택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들 중에서 국가를 위한 소명감, 정무적 감각을 갖춘 분을 잘 선별해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상대적으로 볼 때는 586 용퇴가 하나의 시대정신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진보 정당의 무기는 도덕과 윤리였는데 그걸 빼앗겼다. 진보 정당이 또 다른 무기를 갖고 있던 게 운동 청년이다. 그런데 더 이상 민주당을 보면서 청년 정당, 젊은 정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다음 번 총선 때는 국민의힘이 오히려 젊은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586 용퇴는 최고위원 후보 시절부터 줄곧 외쳐오던 말이다

▲586보다 선배들이 물러나라고 하는 건 이상하다. 후배 세대인 30대와 40대가 주축이 돼 이제 집에 가라고 말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 돼야 한다. 이건 단순히 청년을 많이 공천하자는 게 아니다. 하나의 시대정신을 만들 수 있는 정도의 무브먼트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부산 지역으로 출마 가닥
“단순한 정치인 되고 싶어”

이 아젠다 역시 총선의 한 전장이 될 것으로 본다. 586세대를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아직 자신들 세대의 대통령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건 그 사람들 생각이다. 20년 동안 국회의원 했으면 충분하다. 특정 세력이 대거 유입되고 정치가 더 좋아졌느냐? 국민의 평가는 그렇지 않다. 

-김기현 지도부 출범 5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나? 말이 많았는데?

▲당의 리스크를 수습하고 매듭 짓는 게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우리는 시작하자마자 그걸 겪었는데 너무 컸다. 그러나 김 대표가 잘 정리했다. 김 대표의 경우는 안정적인 당정 관계가 기반이 돼 여러 리스크가 터져도 잘 수습하고 정리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은 국민의힘 리스크가 터졌을 때 반사이익을 전혀 보지 못했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김은경 혁신위원장 발언 리스크 등 이 대표가 칼로 자르듯이 징계하거나 읍참마속 하지 않았는데 이는 이 대표의 리더십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본인도 늘 내려오라는 요구를 받고 있지 않은가? 사고 친 사람들에 대한 징계를 못하는 이유 아니겠느냐? 이 대표의 캐릭터가 강한 축에 속하지만 사실 까보면 허약한 리더십이라고 말하겠다. 

-당내서 이 대표 공격수를 맡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를 시기는 9월 이후로 본다. 의도적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 대표가 나를 굉장히 싫어한다는데 나보고 패륜이라고 직접 언급한 적도 있었다. 당내서 이미지 관리도 하고 고소·고발당하면 피곤하고 적당히 하라고들 이야기하긴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는 언제든지 정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윤 대통령을 도운 건 순전히 검찰총장 시절 보여준 모습에 반해서다. 나는 나름대로 방송서 파급력을 가진 사람이라 물불 가리지 않고 이 대표를 때리고 공격할 수 있다. 

-내년 총선 출마 결심은 한 건가?

▲개인적으로 고민 중이고 당에서도 여러 요청들이 있는데 나갈 확률이 높다. 다만 출마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국회의원을 왜 하고 싶냐’는 질문에 단순히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서’라고 답한다면 너무 저급하다. 내가 국회의원이 돼서 반드시 이거 하나만큼은 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당선 자체가 목표면 누가 해도 상관없다. 또 이제 30대 후반인데 40대 10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내 인생서 중요한 숙제다. 

-어느 지역으로 나가라고 권유받았나?

▲부산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다만 부산의 어느 지역이 될지 대해선 아직까지 세밀하게 이야기하고 있진 않다. 부산은 중요한 도시다. 부산이 중심축이 돼 우리나라 2축 경제가 형성돼야 한다. 수도권 못지 않게 외국서 독자적으로 출장 올 수 있을 만한 곳이 필요한데 그런 지역이 바로 부산이다. 부산이 발전하면 부산만 잘사는 게 아니라 한국 전체에 숨통이 트인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두고 언론탄압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처음에는 아들 학교폭력 우려 때문에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보도된 사안을 보면 친구끼리 싸웠던 것이었다. 그 이후에 민주당이 제기하는 게 딱히 (큰 문제는)없다. 이 부분이 해소됐으면 이 후보자 정도 되는 인물이 와야만 망가진 방송 환경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매주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으로서 문제는 MBC나 KBS 등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출·퇴근을 담당하는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보도된 적이 있다. 이 후보자에게 바라는 건 윤정부 칭찬하는 방송을 만들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1대1 균형을 맞춰달라는 부분이다. 

-장예찬은 어떤 정치인인가?

▲단순한 정치인이고 싶다. 전당대회 때 슬로건이 최전방 공격수였다. 골을 넣고 화려한 스트라이커보다는 궂은일을 하는 다재다능한 만능 선봉장을 꿈꾼다. 길에 돌이 있으면 끄집어내고 치우는 그런 단순한 사람 말이다. 실제로도 그러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윤 대통령의 국정 방향 큰 틀을 다 동의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관철시키는 데도 앞장설 것이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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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도움으로 대선후보 지위를 유지했다. 확실한 명분을 쥔 김 후보는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당권 장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김 후보가 당내 주도권 다툼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당원들의 반대로 진압한 후에야 선대위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로 등록했고,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같은 날 진행된 의원총회서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갑툭튀 위원장 권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했다.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엔 의원 107명 중 50명만 참석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가담한 친윤계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서 김용태·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등 7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을 대신해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서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틀 동안 확정·발표된 인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임명이었다. 30대 중반 막내 초선 의원을 당 대표격 직책에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서 후보 교체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이끌던 지도부에 참가했다. 이어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도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던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표 시절엔 소장파 ‘천아용인’ 중 1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고, 이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대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소장파로서의 행보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서 “친윤계가 김 비대위원장을 화살받이·방패막이로 앞세워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의 역량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 및 출당을 제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윤선 정치 전문 기자는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일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대선서 크게 패배하면, 그 책임을 김 후보가 아닌 김 비대위원장이 지는 방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허수아비로 세워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거들었다. 친윤계는 의원총회 불참으로써 김 비대위원장 지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로써 친윤계의 후보 교체 시도를 진압했기 때문에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초선 비대위원장 총알받이? 방패막이? 김 후보가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후 먼저 교체한 사람이 이 전 사무총장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김 후보 선출 취소 공고와 새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신청 공고에 제시된 등록 신청 기간은 지난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고, 등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총 32종이었다. 등록 장소는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실이었다. 이 황당한 상황은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 사이엔 공고를 본 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등록하러 왔다”면서 국회 경비대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조롱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동이 끝난 후 의원 단톡방에 김 후보를 비판하고 권 전 비대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어느 정치평론가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으로부터 “총장님 입맛에 맞는 정치평론가의 글을 단톡방서 읽을 이유는 없다”고 비판받았다. 김 후보로선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후보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는 이 전 총장을 유임시킬 이유가 없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권 원내대표까지 교체해 파문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휘어잡을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움직일 당 사무총장은 빨리 교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시켜 ‘휴전’ 메시지를 보낸 후 친윤계와의 암묵적 합의를 거쳐 김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1991년 8월 발생한 소련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연상시킨다. 보수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는 KGB 알파그룹과 전차부대 등이 동원돼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이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소련은 해체됐다. 이처럼 정치적 기획을 군사작전처럼 몰아쳐 진행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당 대표 2명과 비대위원장 1명을 쫓아낸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지령, 국민의힘 연출로 시작된 대선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행보가 약하다” 윤 전 대통령도 본의 아니게 자수 아닌 자수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게시글엔 “김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 과정을 겸허히 품고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김 후보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게시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대결이 ‘휴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시글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 중 친한계 좌장 6선 조경태 의원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란이 분분했던 지난 9일에도 “무책임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대선을 치를 거라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면서 김 후보를 두둔했다. 이를 두고 “당원투표서 김 후보 교체 시도가 부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친한계 당원들의 반대 움직임”이라고 보는 일각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등 여러 사안서 의견이 엇갈렸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이 대선서 패배하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당권 투쟁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김 후보는 56.53%를 얻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가 얻은 43.47%도 무시하긴 어려운 수치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및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사과 등 자신의 선대위 참여 조건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후보는 당내 유력 계파들인 친윤·친한과의 불씨를 두고 있다. 두 계파 모두 앙숙이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두 계파 모두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2026년엔 국회의원들의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진행된다. 불씨가 들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선거 상황에선 김 비대위원장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도 바보가 아닌 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자신도 친윤계의 쿠데타로 인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직을 잃을 뻔했다. 대선 이후엔 곧바로 당권 투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면 당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후보에게도 우군이 필요하다. 남겨놓은 갈등 불씨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 같은 해 8월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자를 연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등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라거나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는 등 호통을 치는 등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119에 전화해 갑질했던 ‘도지삽니다’ 사건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전 목사는 후보 교체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이날 “멀쩡하게 뽑아놓은 김문수를 아웃시키고, 한덕수를 영입했다”며 “국민의힘이 사기 치는 것 봤죠? 이건 완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본도 같은 날 배포한 입장문서 “국민의힘은 종북 좌파와 맞서 싸우겠다는 애국 보수만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서 “광장 세력과도 함께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기독교의 교회 조직과 말씀 때문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목사 등 강경보수 성향 일부 교계를 극찬했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서 친윤·친한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김 후보로선 우군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강경보수 세력 내부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24일 전씨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했다. 전씨는 전 목사의 경쟁자로 통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전씨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분석하면서 “김 후보가 기득권 정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호남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V 토론서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막판에 보수 우파가 단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와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인원 동원 능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을 국민의힘 내부에 유입시켜 전당대회서 승부를 본다면,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방선거서 급한 일은 의원들의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서 손발 노릇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장악하면, 의원들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후보 교체 시도 5적 지역구서 공천 전쟁? 김 후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의원은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 ▲성일종·박수영 의원이다. 이 중 이 전 총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서 ‘4적’이라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지도부였던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은 후보 교체 시도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성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가자 “김 후보 주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총리는 가라앉고, 김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일컬어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스스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면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캠프 내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왕년의 투사 김문수가 돌아온 것이냐”고 반응했다. 이날 김 후보의 대응을 돌아보면, 대선 이후 당권 투쟁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 영역을 구축한 친윤·친한과 달리 김 후보는 외부 세력을 당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명분부터 구축해야 한다.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대선에 출마했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됐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과 785만여표(약 24%) 득표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선 직선제 2위 후보 중 당선자와 최다 표차 낙선과 보수 정당 최저 득표율이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약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한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예나 지금이나 당내 세력이 미약한 홍 전 시장은 당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 차원으로 당대표직서 물러났다. 대선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 전 시장의 지도력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김 후보로선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패배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서 명분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를 완전히 접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한선 35% 무너지나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3% 뒤처진 33%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면 40% 이상의 독자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저 하한선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에겐 승패 여하를 떠나 많은 것이 달린 대선일 수밖에 없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