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숲으로의 초대 ③울진금강소나무숲길

우리나라 소나무 성지를 걷다

경북 울진군에 자리한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조선 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어우러진 길이다. 산림청이 국비로 만든 1호 국가숲길로, 2010년 7월에 1구간이 열렸다. 총 7개 구간(79.4㎞) 가운데 현재 5개 구간을 운영한다(1·5구간 정비 중).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예약 탐방 가이드제를 시행하고, 탐방은 무료로 운영한다.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 예약으로 선착순 마감하며, 예약은 탐방 3일 전까지 가능하다(화요일 휴무). 구간마다 탐방 인원을 하루 80명으로 제한하고, 자격증이 있는 숲 해설사가 안내한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 홈페이지에 7개 구간 소개와 난도, 소요 시간 등이 자세히 나온다. 1구간(보부상길)과 2구간(한나무재길)은 보부상이 소금을 지고 다니던 십이령옛길이고, 3구간(오백년소나무길)과 3-1구간(화전민옛길)은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는 길이다. 4구간(대왕소나무길)과 5구간(보부천길)은 600년 넘은 대왕소나무를 만나는 길이고, 가족탐방로에서는 오백년소나무와 못난이소나무 등이 반긴다.

7개의 탐방로

더운 날씨를 감안해 7개 구간 중 난도가 가장 낮은 가족탐방로를 예약했다. 총 거리 5.3㎞, 점심 포함 3시간쯤 걸린다. 점심은 탐방을 마치고 숲에서 먹는다. ‘숲밥’이라 부르는데,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한다. 숲밥이 맛있어 다시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당일 아침 인원 점검할 때 신청하면 된다(1인 8000원).

오전 9시40분, 안내 문자메시지에 나온 출발 지점(금강송면 대광천길 83)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 앞에 ‘가족탐방로 출발 지점’ 현수막이 보인다.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구간마다 출발 장소가 달라, 문자메시지로 알려준 출발 지점을 잘 확인해야 한다.

숲 해설사가 구간을 설명하고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출발하자마자 울창한 숲길이 펼쳐진다. 쪽동백나무 커다란 잎사귀 사이로 들어오는 투명한 햇살이 보석처럼 빛난다. 계곡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만나는 맑은 물에 마음이 저절로 씻긴다.


숲길을 20분쯤 걸으니 넓은 공터가 나온다. 이곳은 탐방이 끝나고 점심 먹을 장소로, ‘송낙정’이 있다.

안도현의 〈울진금강송을 노래함〉 시비를 지나면 우람한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띈다. 살짝 기울어졌지만, 기품이 넘친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의 상징 오백년소나무다. 지름 96㎝, 키 25m, 수령 약 540년이다. 흔히 소나무는 200~300년 되면 노송(老松), 300~500년은 고송(古松), 500년이 넘으면 신송(神松)으로 불린다. 오백년소나무 외에도 못난이소나무, 육백년소나무 등 신송이 있다.

오백년소나무 옆 금강소나무전시실에는 금강소나무와 일반 소나무를 비교하는 자료가 있다. 금강소나무가 일반 소나무보다 나이테가 3배쯤 촘촘하다. 척박하고 추운 지역서 더디게 자랐기 때문이다. 뒤틀림이 적고 강도가 높은 금강소나무는 궁궐이나 사찰 등의 건축재로 사용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삼척, 울진, 봉화 등 내륙의 금강소나무가 대량 벌채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해방 후 금강소나무 집산지(봉화 춘양역) 이름을 따 ‘춘양목’으로 부르기도 한다.

기품이 넘치는 소나무숲길
금송 군락지가 한눈에 보이는 관망대

오백년소나무를 지나니 숲 해설사가 산비탈에 선 소나무를 가리킨다. 수령이 약 520년 된 못난이소나무다. 오백년소나무처럼 쭉 뻗지 못하고, 중간에 둘로 나뉜 가지가 구불구불해 못난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런 생김새가 오히려 더 정이 간다.

공생목은 작은 참나무가 크고 굵은 소나무를 받치는 형상이다. 숲 해설사의 설명이 재치 있다. “양지나무인 소나무가 음지나무인 참나무에 기대 사는 모습이죠. 혹시 여러분 가정이 이런 모습이면 남성들은 반성하세요.” 몇 명이 고개를 끄덕이고, 몇 명은 삐쳤는지 먼저 가버린다. 조금 더 올라가면 미인송을 만난다. 이름처럼 하늘로 미끈하게 뻗은 줄기가 곱고 예쁘다.


관망대는 가족탐방로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 장대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관망대서 내려오는 길은 미인송 같은 금강소나무 사이로 이어진 오솔길이다. 여기 있는 포토 존에서 사람들이 소나무를 끌어안고 사진 찍는다. 내리막이 끝나면 공터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탐방을 마무리한다. 잠시 금강소나무의 왕국에 머문 기분이다.

가족탐방로 주차장서 18㎞쯤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내려오면 불영사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서 불영사계곡을 끼고 미끈한 금강소나무가 가득한 산비탈을 10분쯤 걸으면 불영사 마당으로 들어선다. 마당에 정갈한 고추밭이 인상적이고, 넓은 연못에 노랑어리연꽃이 만개했다.

대웅보전(보물) 계단 양쪽으로 돌거북이 머리만 내민 모습이 재미있다. 두 마리 거북이 대웅보전을 업은 형상이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불영사가 있는 자리가 화산(火山)이어서 불기운을 누르기 위함이라고 한다. 연못 앞 벤치에 앉으면 산에 폭 안긴 듯 마음이 편안하다.

불영사에서 가까운 통고산자연휴양림으로 숙소를 잡았다. 숲길을 걷고 숲에서 하룻밤 보내고 싶어서다. 휴양림은 긴 계곡을 따라 시설물이 들어섰다. 관리소를 지나 가장 먼저 나오는 제1야영장에 텐트를 쳤다. 제법 너른 공간에 야영 덱이 10개뿐이라 쾌적하다. 맑은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시원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진짜 바다

다음 날은 ‘숲의 바다’서 나와 진짜 바다를 만날 시간이다. 죽변항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을 타면 하트해변과 죽변등대,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 등 수려한 해변과 명소를 감상할 수 있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인 모노레일이 죽변항부터 후정해변까지 2.8㎞ 구간을 시속 5㎞로 달린다. 모노레일이 생각보다 작아 귀엽다. 느리게 움직이는 모노레일서 커다란 유리창 밖으로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울진금강소나무숲길→금강송테마전시관→불영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울진금강소나무숲길→금강송테마전시관→통고산자연휴양림
-둘째 날: 불영사→죽변해안스카이레일→죽변등대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울진금강소나무숲길 www.uljintrail.or.kr
-울진군 문화관광 www.uljin.go.kr/tour/index.uljin
-불영사 http://bulyoungsa.kr
-통고산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죽변해안스카이레일 www.uljin.go.kr/skyrail/main.tc

문의 전화
-울진금강소나무숲길 054)781-7118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 782-1501
-불영사 054)783-5004
-통고산자연휴양림 054)783-3167
-죽변해안스카이레일 054)783-8881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풍기 IC→봉현교차로→현동교차로→오루숲교차로→금강송테마전시관→가족탐방로 출발 지점(금강송면 대광천길 83)

대중교통
[버스] 서울-금강송,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4회(08:20~16: 50)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삼근정류소서 가족탐방로 출발 지점(금강송면 대광천길 83)까지 택시 이용, 약 3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울진종합버스터미널 1666-7220


숙박 정보
-백암스프링스호텔: 온정면 온천로, 054)787-3007, http://sprin gshotel.co.kr
-금강송에코리움: 금강송면 십이령로, 054)783-89 04, https://pinestay.com
-금강송오토캠핑장: 금강송면 십이령로, 054)781-7797, http://cafe.daum.net/kkscamp
-워너비모텔: 울진읍 울진북로, 054)781-1234

식당 정보
-금강송휴게소(능이왕갈비탕·능이육개장): 금강송면 불영계곡로, 05 4)783-9277, www.ggland.co.kr
-칼국수식당(칼국수·회국수): 울진읍 읍내1길, 054)782-2323
-정훈이네물회(육수물회·회덮밥): 죽변면 죽변항길, 054)782-7919
-예원(죽변짬뽕·해물수사짜장): 죽변면 죽변중앙로, 054)782-5691, http://ye-won.kr

주변 볼거리
왕피천케이블카, 월송정, 국립해양과학관, 등기산스카이워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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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