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 저격수’ 추미애의 변심

문 나와 이 칼 차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추다르크’가 돌아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총선을 9개월 앞두고 선전포고 하듯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전 대통령, 전 당 대표 등 아군이라고 여겼던 이들이 1차 표적이 되는 모양새다. 작심 발언의 의도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5선 국회의원, 당 대표, 그리고 법무부 장관까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력은 화려하다 못해 눈부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여성 정치인으로서는 입지전적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서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추 전 장관이 최근 말폭탄을 던지고 있다. 

문정부
구원투수

문재인정부는 임기 초부터 ‘검찰개혁’에 열을 올렸다.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데 당정의 역량이 집중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신설됐고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시켰다. 임기 말에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국민의힘)과 힘겨루기를 벌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법안을 공포해 방점을 찍었다. 

추 전 장관은 문정부 국정 최우선 과제를 완수할 이른바 ‘칼’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가족 비리 의혹으로 물러난 자리에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추 전 장관은 조 전 장관 의혹에 관한 수사로 문정부와 척을 지기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과 사사건건 부딪쳤다.

법무부 장관 취임 때부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예고한 것보다 높은 수위의 행보가 이어졌다. 인사권, 수사지휘권 등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십분 활용해 윤 대통령과 맞붙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추윤 대전’이라는 말로 명명될 만큼 치열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난 시기였다.

추 전 장관은 검찰 인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손발을 잘라냈고 수사지휘권을 통해 운신의 폭을 좁혔다. 여기에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해 정직 2개월을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020년 12월24일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윤 총장의 징계를 재가했던 문 전 대통령은 법원 판결 다음 날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결과적으로 국민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추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제청을 한 뒤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언급
임명권자에 전 대표까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추 전 장관의 발언은 이 시기의 일이다. 법무부 장관 사퇴 과정서 문 전 대통령이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한 것. 추 전 장관의 발언은 ‘진실 공방’으로 번지면서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특히 추 전 장관이 국민의힘이 아닌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쪽으로 총구를 겨눈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방송서 법무부 장관직서 내려온 것이 문 전 대통령이 물러나 달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연락을 받은 뒤 중간에 농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국무총리를 통해 해임 건의를 해달라’ ‘자의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후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서도 결론은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의 뒤늦은 주장에 민주당 분위기는 뒤숭숭해졌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를 둘러싼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 등 갖가지 악재로 어수선한 상황서 추 전 장관의 폭탄 발언에 당황하는 눈치다.

자제를 요청하는 목소리, 수습을 하려는 시도에도 추 전 장관의 총구는 계속 불을 뿜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3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낙연 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됐다. 재보궐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한다고 하면 안 됐다”고 말했다. 2021년 초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추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의 갈등이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하자 이 전 대표가 사퇴를 종용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윤대전
판정패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은 문정부가 일관되게 약속한 것이다. 그것을 (이 전 대표가)선거 관리 차원서 유불리를 계산해 좌초시킬 반찬거리가 아니었다”며 거듭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를 연이어 공격하자 민주당 내부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친낙(친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이 경질되는 데 이 전 대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다”며 “계속 이러는 건 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비명(비 이재명)계인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추 전 장관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을 거론하는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이)정치적으로 재기하려고 그런다고 본다. 근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동공신으로 추 전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꼽았다. 특히 추 전 장관이 직무집행 정지 등을 진행하면서 윤 대통령에 박해받는 이미지를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서 윤 대통령의 체급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사퇴한 뒤 정치권에 뛰어 들었고 선출직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면서 “그것 때문에(윤 대통령이)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고 대통령이 되는 데 거의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본다”며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지만 자기를 장관에 앉혀준 대통령까지 불쏘시개로 써가면서 자기 장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싶다”고 덧붙였다. 

자살골
흑역사

문정부서 요직을 맡고 이 전 대표와 당정 간 합을 맞췄던 추 전 장관이 폭로전에 나서면서 총선, 공천, 이 대표 등이 언급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 공천을 받기 위해 이 대표 쪽으로 줄을 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추 전 장관은 총선 출마 여부에 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를 향한 엄호는 의구심에 기름을 부었다. 추 전 장관은 친명(친 이재명)계와 비명계의 계파 갈등에 대해 “(이 대표는)오히려 사법 피해자”라며 “검찰 정권이 사법 리스크를 만들어가는 건데 이 사법 피해자에게 ‘당신 때문’이라고 하며 집안싸움에 전념하고 있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이 대표의 상황을 간디의 ‘무저항 정신’에 비유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2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런 국가 폭력에 대해서 이 대표가 혼자 감당할 일이 아니다”며 “자꾸 방탄국회라고 하니까 (이 대표가)‘그래 나 다 내려놓겠다’고(한 것이다) 어떤 보호장치도 내가 가지고 있지 않겠다고 하는 그런 무저항 정신으로”라고 언급했다. 

일단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 같은 의구심에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추 전 장관과 이 대표는 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러브콜을 보내고 안 보내고 할 그런 사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의 폭로와 이 대표의 연관성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이 검찰개혁에 충정으로서 본인 일을 해오며 느낀 소회를 말한 것 같다”면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사이의 인사 문제에 관해선 사실 비공개고, 그것을 논하는 게 적절한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 보고 작심발언?
이 대표와 주거니 받거니?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 역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추 전 장관의 발언에 이 대표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을 저격하고 당시 당 대표였던 이 전 대표를 저격하는 것이 어떻게 이재명 대표에게 줄을 서는 것이 되겠냐”며 “오히려 더 부담돼서 줄을 서려고 해도 줄 설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의 ‘아군 저격’ 행보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추 전 장관의 ‘흑역사’가 이 대표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준 적이 있다는 점이다. ‘드루킹 특검’으로 정치 생명이 끊어지다시피 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건으로 이 대표는 대선주자로 동력을 얻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2018년 1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 전 장관은 자체 수집한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정황 증거를 경찰에 제출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드루킹 사건’의 발단이다. 같은 해 4월 ‘드루킹’ 일당이 구속되면서 김 전 지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됐고 사건은 당시 여권의 대형 악재로 확대됐다. 

여기에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의 특검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결국 김 전 지사는 1심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서도 형량을 줄이지 못했고 대법원 판결도 마찬가지였다. 김 전 지사가 대법원 판결로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입으면서 ‘추미애 원죄론’이 등장했다. 

그와 별개로 ‘친문 적자’로 불렸던 김 전 지사가 낙마하면서 이 대표가 정치적 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추 전 장관의 당시 행보가 민주당의 대선 경선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내년에
어디에?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총선을 9개월 앞두고 민주당 강성 지지층(개혁의딸, 개딸)을 잡기 위해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현재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계파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총선이 다가오고 공천 전쟁이 시작되면 계파 갈등은 수면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다. 그때 추 전 장관이 어떤 위치에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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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