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단오 더비’란 강릉 제일고와 중앙고의 축구 정기전을 말한다. 제일고 전신인 강릉상고와 중앙고 전신인 강릉농고의 대결은 ‘상농전’ 또는 ‘농상전’으로 불리다가 강릉단오제 기간 중에 열려 단오 더비가 됐다.
지난달 18∼2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인 ‘2023 강릉단오제’가 열렸다. ‘단오, 보우하사’라는 주제로 13개 분야 66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62만3000명이 찾은 이번 단오제의 최대 볼거리는 역시 ‘단오 더비’였다.
최대 볼거리
강릉 지역의 ‘연고전’ ‘고연전’으로 불리는 중앙고(옛 강릉농공고)와 제일고(옛 강릉상고) 간 축구 정기전이 지난달 24일 강릉종합운동장서 열렸다. 38년의 역사를 가진 영원한 맞수의 경기는 강릉단오제의 최대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다.
이날 정기전은 김진태 강원도지사, 권성동 의원, 김홍규 강릉시장, 권혁열 강원도의장, 김기영 강원시의장, 김동찬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 권은동 강원도 축구협회장 등 지역 인사들과 양교 동문, 시민 등 1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킥오프 휘슬이 울렸다.
경기 직전까지 유명 트로트가수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져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김 지사는 “양팀의 실력이 팽팽해 어느 팀이 이길지 궁금하다”며 “오는 7월 도청 제2청사가 개청되는데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양교의 축구야 말로 지역의 문화유산”이라며 “단오를 마음껏 즐기고 시민 모두가 화합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양교의 축구는 강릉축구의 양대 산맥이고 뿌리”라며 “강릉단오의 대표 행사로 더욱 사랑받고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릉 축구 명문가 대결 ‘단오제 정기전’
각 학교 동문들과 시민들 뜨거운 응원전
전·후반 40분씩 치러진 이날 경기는 치열한 공방이 이어진 끝에 3대2로 제일고가 승리를 거뒀다. 제일고는 역대 단오 정기전 34전 11승 15무 8패로 우위를 유지했다.
접전이 이어지던 전반 30분 제일고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이후 후반 시작과 함께 중앙고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제일고가 다시 앞서가자 중앙고도 바로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23분 제일고가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재차 앞서갔고, 이후 경기는 추가골 없이 그대로 끝났다. 팽팽한 승부 속 후반 막판 양 팀 선수단의 몸싸움이 벌어지며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각 학교 동문들과 시민들은 자리를 지키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다만, 정기전 백미였던 양교 재학생들이 펼쳤던 응원전은 볼 수 없었다. 양 학교가 변화한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응원 준비보다는 학업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응원전을 펼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승부
제일고와 중앙고 정기전은 1935년 축구부가 창단된 중앙고와 1941년 창단된 제일고의 축구 역사를 건 자존심 대결로, 그동안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가 펼쳐져왔다. 강릉단오제마다 매년 열리는 경기는 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들로 시내 상가가 문을 닫을 정도로 최고의 볼거리다.
1976년 시작된 정기전은 1982년 재학생 집단 난동사건 이후 중단돼 1989년 부활했다가 또다시 1991년 경비 부담으로 양교가 합의, 3년간 중단되고 나서 1994년 다시 부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