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여행 ③부산 금정산성

가까이 두고 걷기 좋은 길

부산에 자리한 금정산은 금정구 금성동·구서동·남산동·청룡동·부곡동, 동래구 온천동, 북구 화명동·만덕동에 걸쳐 있다. 공식 안내 지도서 27개 지정 등산로를 소개하지만, 주민들이 찾는 샛길을 포함하면 무려 100여개 진입로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상과 가까이, 언제든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이다.

금정산성(사적)은 금정산 꼭대기서 동남·서남쪽 능선과 계곡을 따라 축성했다. 금정산성 입구에 ‘18845M’ 포토 존이 있는데, 산성 둘레 1만8845m를 뜻한다. 국내 산성 중 가장 큰 규모다. 둘레가 너무 길어 수비군이 부족했을 정도다. 동래부사 한배하는 1707년 금정산성을 남과 북으로 나누는 중성을 쌓고, 장대와 군기고 등을 정비하기도 했다. 4망루에 오르면 중성의 흔적이 선명하다.

가장 큰 규모

상고시대부터 대한제국 말기까지 모든 제도와 문물을 기록한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금정산성은 숙종 때인 1701~1703년에 쌓았다. 그러나 현종 때인 1667년 통제사가 금정산성 보수를 건의했다는 기록도 발견돼, 그 이전부터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고종 때 제작한 ‘금정산성진지도’에는 동서남북에 성문이 있고 본성과 중성에 망루 12곳을 갖춘 모습이다. 지금도 금정산성에 오르면 낙동강 하구와 동래 일대가 시원스레 눈에 들어온다. 오랫동안 요충지로 쓰인 까닭을 단박에 알 수 있는 풍경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금정산에 오르는 길이 워낙 많다 보니 금정산성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현지 해설사가 추천하는 가장 매력적인 코스는 동문서 출발해 3망루와 4망루로 이어지는 길이다. 넉넉잡아 1시간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는데, 완만한 숲길서 가파른 암벽까지 다채롭게 어우러져 걷는 맛이 빼어나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한 나무 덕분에 초여름의 상쾌함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금정산성 동쪽 고갯마루를 지키는 동문은 해발 415m에 자리한다. 꽤 높게 느껴지지만, 203번 버스를 이용하면 정류장서 도보 5~10분 거리다. 금정산성 축조와 함께 설치한 동문은 일제강점기에 허물어져 일부만 남은 것을 1972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진입로가 성문보다 낮아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고, 구불구불한 지형을 이용해 앞쪽서 성문이 잘 보이지 않도록 방어력을 높인 점도 흥미롭다. 30~40분 걸으면 3망루를 가리키는 표지판을 만난다. 나비바위와 부채바위 사이에 있는 3망루는 해발 550m 암벽에 절묘하게 얹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목적지인 4망루까지 오르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단번에 힘을 쏟기보다 가끔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기 바란다. 경사에 비례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펼쳐지기 때문. 해발 620m 주 능선에 있는 4망루는 외성과 중성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북쪽으로 의상봉이, 서쪽으로 낙동강이, 동쪽으로 금정구 일대 아파트가 즐비해 다양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걷기에 자신 있는 이는 여기서 1.5㎞ 떨어진 북문으로 향하자. 4개 성문 중 가장 투박하지만 담백한 건축미가 돋보인다. 북문서 900m 더 가면 금정산 주봉인 고당봉이 기다린다.

금정산성을 조금 편하게 오르는 방법도 있다. 금강공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 1966년에 개통한 케이블카는 해발 540m 금정산 등성이까지 왕복 운행한다. 남문 근처에 조성 예정이던 종합 위락 단지 수송편으로 설치했다가 1972년부터 민간서 운영한다.

당시 국내 최장 1260m로, 오가는 내내 금정산의 짙푸른 숲과 부산 시가지 전망이 눈에 담긴다. 최근에는 이곳 케이블카 특유의 레트로한 매력에 빠진 젊은 이용객도 늘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15분 남짓이면 상부정류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1.5㎞ 거리에 남문이 있다. 대부분 완만한 흙길이라 아이들과 걷기도 적당하다. 남문은 동제봉과 상계봉을 잇는 능선 사이 잘록한 고개에 세웠다. 건축 양식은 북문처럼 단순하고 소박하다. 산성고개와 도로로 연결되고, 만덕동과 덕천동 등 인근 마을서 이어지는 등산로도 많아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다.

서문은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만들었다. 낙동강서 대천천을 따라 금정산성마을로 들어서는 입구가 서문 위치다. 해발고도는 가장 낮지만, 왜적의 진입로로 쓰일 확률이 높아 중요성이 가장 컸던 곳이다. 방어에 유리하도록 계곡을 활용한 것도 그 때문이다.

금정산성의 서문은 4개의 관문 중 유일하게 
계곡 바로 옆에 만들어져 있는 게 가장 큰 특징

서문 왼쪽은 지형이 험준해 등산로도 없는 석문 능선이고, 오른쪽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파류봉(파리봉)과 연결돼 천연 요새 역할을 했다. 건축양식 또한 견고하고 화려해 가장 아름다운 성문으로 평가받는다.

등산 애호가라면 단연 최고봉인 고당봉에 자리한 금샘에 올라야 한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에 “금정산 정상 돌 위에 항상 마르지 않는 샘이 있는데 물빛이 황금색으로 빛난다”는 기록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황금빛 물고기가 하늘에서 내려와 이 샘에서 놀다 갔다고 한다.

이름과 달리 금샘은 물이 솟는 게 아니라 빗물이 고인 것인데, 깊이 50㎝가 넘는다. 안개의 영향으로 웬만해선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금정산이란 이름도 이 샘에서 유래했다. 주변에 안전장치가 없으니 사진 찍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금정산 자락 해발 400m 분지에 모여 앉은 금정산성마을은 금정산성에 오르지 않더라도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부산 사람들에게 인기다. 한여름에도 시원한 공기를 즐길 수 있고, 흑염소불고기와 오리불고기 등 먹거리가 다양하다. 금정산성을 거닐고 마시는 막걸리 한잔의 여유도 유혹적이다.

여기서 내는 금정산성막걸리는 우리나라 민속주 1호다. 500년 전 방식 그대로, 15대째 전통을 지키며 빚은 막걸리의 깊고 진한 구수함이 오래도록 남는다.

금정산 동쪽 기슭에 자리한 범어사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조선 중기 목조건물의 섬세함이 오롯이 드러난 대웅전(보물), 전형적인 통일신라 후기 석탑 양식을 보여주는 삼층석탑(보물)이 눈에 띈다.

돌기둥 넷에 화려한 지붕을 얹은 조계문(보물), 독성전(부산유형문화재) 아치형 입구 양쪽에 숨은 남녀상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초여름에는 범어사 입구 계곡과 등나무 군락(천연기념물)이 시원한 휴식처다.

피로 회복의 제격

걷기의 피로를 풀기에 온천만한 곳이 없다. 금정산성과 인접한 동래온천은 신라 시대부터 이름을 알렸고, 일제강점기에 본격적으로 개발돼 호황을 누렸다. 지금도 온천욕장을 갖춘 관광호텔이 다수 운영 중이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노천족욕탕도 있다. 노천족욕탕 뒤쪽에 조선 숙종 때 탕을 만들었다는 기록을 담은 온정개건비(부산기념물)가 남아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역금정산성(동문-4망루)→금정산성마을→동래온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금정산성(동문-4망루)→금정산성마을→동래온천
-둘째 날: 금강공원(케이블카)→금정산성(남문-동문)→범어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비짓부산 www.visitbusan.net
-금정구 문화관광 www.geum jeong.go.kr/tour
-금강공원(부산시설공단) www.bisco.or.kr/geumgangpark
-금정산성마을 https://sanseong.invil.org
-범어사 www.beomeo.kr

문의 전화
-동래 문화관광 www.dongnae.go.kr/tour/index.dongnae
-부산역관광안내소 051)441-6565
-부산관광안내소 051)502-7399
-금정구청 문화관광과 051)519-4061
-금강공원 051)860-7880
-범어사 051)508-3122
-동래온천(동래구문화시설사업소) 051)550-6601~4

대중교통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30~60분 간격(06: 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부산종합버스터미널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까지 도보 약 120m 이동, 온천장역 하차, 5번 출구서 온천장역 정류장까지 도보 약 240m 이동, 203번 버스 환승, 동문 정류장 하차, 금정산성 동문까지 도보 약 31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3~22:48)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까지 도보 약 320m 이동, 온천장역 하차, 5번 출구서 온천장역 정류장까지 도보 약 240m 이동, 203번 버스 환승, 동문 정류장 하차, 금정산성 동문까지 도보 약 31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1788, www.letskorail.com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신갈 JC서 원주 방면→호법 JC서 원주 방면→여주 JC서 충주 방면→김천 JC서 대구·구미 방면→금호 JC서 부산·안동·칠곡 방면→도동 JC서 부산 방면→동대구 JC서 서부산·밀양 방면→김해부산톨게이트→대감 JC서 부산 방면→대동톨게이트→대저 JC서 만덕 방면→덕천 IC서 양산·화명생태공원 방면→산성터널·금곡대로 방면→화명대로 방면→금정산성 방면→금정산성


숙박 정보
-녹천온천호텔: 동래구 금강공원로26번길, 051)553-1005, www.nokcheonhotel.com
-호텔프렌치코드: 금정구 중앙대로1805번길, 051)515-8143
-오름레지던스호텔: 동구 중앙대로180번길, 051)936-1123, http://orumhotel.com

식당 정보
-포구나무집(염소숯불구이·오리불고기): 금정구 산성로, 051)517-5815
-금성 금정산성본점(흑염소코스요리·오리석쇠불고기): 금정구 산성로, 051)517-4848
-헤이든신씨어(커피·소금빵): 금정구 산성로, 051)515-4360, www.instagram.com/hayden__sincere

주변 볼거리
회동수원지, 동래읍성지, 전포카페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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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