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거액의 코인(가상자산)’ 거래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던 김남국 의원이 지난 8일,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같은 당 김성원 의원을 고소하자 장 최고위원이 1:1 공개토론을 자청하고 나섰다.
장 최고위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인 중독자가 국회의원 자리를 유지하며 세금 낭비하는 꼴을 더는 못 보겠다”며 “그렇게 억울하면 당당하게 토론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구하자”고 요구했다.
그는 “그동안 김 의원이 남긴 거짓 해명들, 언론과 전문가들이 제기한 의혹들, 토론으로 뭐가 맞고 틀린 지 검증하자”며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해도 좋다. ‘열린공감TV’나 ‘더탐사’서 해도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저를 고소했는데,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고소”라며 “첫째, 대체 무엇이 허위인지 모르겠고 둘째, 김 의원에게 훼손당할 명예가 남아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주말 동안 김 의원의 답변을 기다리겠다. 고소할 정신은 있으면서 토론을 회피하는 비겁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상임위원회의와 본회의는 나오지도 못하고 무노동 세비를 받으면서 고소장 작성할 시간은 있었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질의나 장관 청문회 도중 코인을 거래했던 것처럼 혹시 고소장 작성하는 중에는 코인 거래를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비꽜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양심도 염치도 없는 김남국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세비와 의원실 유지비 꼬박꼬박 받아가며 행복하느냐? 월급 루팡이 아닌 세비 루팡 김 의원은 부디 국민 세금으로 받은 세비까지 잡코인에 투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훈수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김남국 의원이 모든 거래내역을 깨끗하게 공개한다면 모든 의혹들이 정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열린 ‘진상조사단 5차 전체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검찰을 향해서도 “국민적 의혹에 대해 신속한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국 의원 거래는 알려진 것처럼 전문가 수준의 거래가 아닌 수준의 거래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단기간에 100억원대 거래가 유추되는 것을 봤을 때 일종의 정보 상납 형태, 정보 매매 의혹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또 “클레이페이 클레이스왑(코인 예치·교환 서비스의 하나)을 자금세탁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분할매수가 아닌 쌍끌이 매수와 같은 거래 형태를 본 적이 없고, 납득되지 않는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국민의힘의 ‘자금세탁’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민주당 탈당 후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 언론 대응을 자제해왔는데 이번 사안처럼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비롯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남국 의원의 고소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의 진행자의 질의에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말로 코멘트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진 교수는 그거(고소)하기 전에 해명이나 했으면 좋겠다“며 ”해명도 안 해놓고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윤리위 문제고 대국민 해명을 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됐으면 국민 앞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직자를 향한 의혹 제기와 이를 수단으로 정치적 공세를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범위와 수준은 합리적이어야 할 것이고 사실에 기반해야 할 것”이라며 “너무나 악의적이고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반복해 부득이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한 의혹 제기와 비판의 수준을 넘어 너무나 명확한 허위 사실에 기반한 보도와 발언 등은 앞으로도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장 최고위원과 김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두고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코인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 의원을 고소했다는 것은 자칫 ‘의혹 제기도 하지 말라’거나 ‘겁박하겠다’는 뉘앙스로 읽힐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김 단장은 김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 코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오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김 단장은 2030세대 청년 코인 투자자들과 ‘재야의 코인 고수’로 불리는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 경찰 출신으로 알려진 사이버 포렌식 전문가, 지갑 분석 전문회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간담회서 정보 상납, 매매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날 전체회의 참석자들은 김 의원이 모든 코인 거래 내역을 상세하게 제출한다면 그와 관련된 모든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료 제출을 촉구하기도 했다.
윤창현 조사단 간사는 “코인과 현금의 중간단계인 KRW 포인트라는 형태가 있는데 사실상 돈이지만, KRW 포인트 형태가 됐을 때는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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