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고지전' 막전막후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2 08: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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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다 '낙동강 오리알' 될래? 뭉쳐서 '문안드림팀' 될래?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당내 경선을 통과하자마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대선고지에 깃발을 꽂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문 후보의 고지점령은 '1일천하'였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단 하루 만에 고지를 탈환해 문 후보를 좌절시킨 것. 안 후보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훈련된 정예군도 없이 손쉽게 문 후보를 몰아냈다. 이로써 문 후보 진영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야권단일화를 두고 물러 설 수 없는 한판 대결에 들어간 양 진영의 총성 없는 ‘고지전’. 그 전장으로 <일요시사>가 들어가 보았다.

지난 9월 18일 종합편성채널 JTBC가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역전의 이변'이 연출됐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가 44.9%의 지지율을 얻으며 안 후보를 12.6p% 차로 따돌린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안 후보가 본격 출사표를 던지자 안 후보의 지지율이 수직상승했다. 야권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문 후보에 10%p 앞서며 멀찌감치 앞서 갔다. 하루 사이 고지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때 기다리다 날개 펼쳐
탁월한 전략, 우위 선점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 6대 왕인 장왕은 '3년 동안 한 번도 지저귀지 않은 새처럼 있다가 단 한 번 입을 열어 사람을 놀라게 만들었다'는 고사의 주인공이다.

장왕은 일찍이 역사 흐름의 맥을 짚고 숨죽이며 때를 기다리다 날개를 펼쳐 원대한 고국의 뜻을 펼친 인물이다. 단 한 번의 날갯짓으로 높이 올라 난세를 다스리고 천하를 호령한 것이다.

일찍이 중국학자들은 이러한 정치술을 '도광양회술(韜光養晦術)'이라 일컬었다. '물에 잠긴 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의미의 이 정치술은 자신의 재능을 감추고 후일을 도모하는 중국 고대 제왕에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신의 재능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정치술은 이와 차이점이 있겠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단 한 번 입을 열어 원대한 포부를 밝히고, 이로 인해 민심을 흔들어 지지를 끌어올린 내공은 가히 그런 정치술에 견줄 만하다. 

'세를 모으고 힘을 비축한' 안 후보는 민주당의 경선이 끝나고 추석을 앞둔 지난 9월19일을 적절한 시기로 잡고 대선 전면에 등장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쏠리는 여론을 끌어옴과 동시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추석 밥상에 '안철수'를 올려놓기 위해 19일을 선택한 것”이라며 "정치경험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뭘 좀 아는 사람의 기가 막힌 선택"이라고 극찬했다.

박정희 묘소 앞, 엇갈린 두 사람의 행보
총괄본부장 박선숙 VS 기획위원 박영선

이에 안 후보는 탁월한 전략으로 대선출마와 동시에 문 후보와 단일화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선 레이스를 펼치기 전에 반드시 넘어야 할 야권단일화에서 안 후보가 자신의 셈법으로 우위를 점한 것이다. 

문 후보는 수세에 몰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문 후보는 단일화와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안 후보의 회동제안에 대해서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며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안 후보는 계속 주도권을 쥐기 위해 재촉하겠지만,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끌려가는 회동 테이블에 앉는 모습을 피하려 하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두 사람의 대선행보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출사표를 던진 다음 날인 지난 9월20일 현충원 참배로 첫 대선행보를 내디뎠다.

현충원을 찾은 안 후보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는 이날 "공과 과가 있다면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으려는 노력,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참배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문 후보는 지난 9월18일 현충원 참배 후 페이스북에 "저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 언제든지 참배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쪽은 '통합' 행보
다른 쪽 '반성' 강조

한 정치평론가는 같은 곳을 찾은 두 사람의 행보에 대해 "안 후보는 통합을 강조하며 중도층과 나아가 보수층의 표심을 공략했고, 문 후보는 반성을 내세우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후보에 대한 네티즌의 평가도 다양했다. "안 후보는 국민 시선 맞춰 참배하고, 문 후보는 과거에 집착하느라 미래는 소홀했다" "안 후보는 침착했고, 문 후보는 감정에 치우쳤다"라며 안 후보에 대한 후한 평가가 우세했다.

한편 "문 후보는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화해'를 요구하면서 지지율을 의식하지 않고 참배하지 않은 점이 가장 진심의 정치행위"라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9월24일 있었던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서도 두 후보가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약간의 온도차를 드러냈다.

문 후보는 "힘드셨을 텐데 아주 잘하셨다"라고 밝히면서도 "정수장학회, 장준하 선생 사인규명 문제 등을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오늘 박 후보의 사과가 이런 문제까지 풀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의 사과 표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구체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당부도 놓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날 박 후보의 사과를 두고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필요한 일을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박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안 후보의 이러한 답변에 대해 트위터에는 "박 후보가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은 맞는데 진심으로 사과했을까요? 야권후보한테 추격당해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봅니다"

"(박 후보가) 아직 풀고 정리할 게 남아 있는데 뭔가 얼렁뚱땅 넘어가는 듯한, 서럽고 억울한 마음을 또 한 번 서운케 하는 것 같다"라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한때는 절친, 지금은 적군
'전략통'과 '공격수' 대치

하지만 "두 후보가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각기 중도공략?좌클릭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시너지가 있다"라며 두 후보 모두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 의견도 있었다.

기싸움은 이들만 벌인 것이 아니다. 이들의 오른팔인 박선숙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도 양 후보의 전방에서 대치구도를 이루고 있다.

박선숙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은 일찍이 18대 국회에서 각각 민주당의 홍보전략본부장과 정책위의장이라는 핵심요직을 맡아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또한 1960년생 동갑내기 '절친'인 두 사람이 대선을 앞두고 양 갈래로 갈려져 대선후보만큼이나 이들의 활동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전 의원은 현재 안 후보 캠프에 합류해 총괄선거대책본부장직을, 박 의원은 문 후보 캠프의 선거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에서도 본부장을 맡아 캠프를 총괄했으며, 이때 야권연대 협상 실무단 대표로 나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단일화를 성사한 전력이 있다.

박 의원은 '공격수'로 불린다. 19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면서 전면에 나서 정부와 여당의 공격을 담당했던 인사다.

진선미 민주당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이명박 정권에 맞서 가장 앞장서서 싸운 분"이라며 박 의원이 문 후보의 기획위원으로 발탁된 이유에 대해 '대여 투쟁력'을 꼽기도 했다.

둘은 이제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기 전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위치에 있다.

'SNS 전쟁' 돌입…표심잡기 경쟁에 사활
문, 서울 망원시장 VS 안, 수원 못골시장

선거전략가 ‘양박’이 포진한 두 후보 진영의 경쟁은 우선 SNS에서 판가름이 난다.

SNS는 야권 대선주자 선거운동의 주요수단으로 문 후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안 후보는 언론 담당 페이스북을 통해 일정이나 현안에 대한 견해를 올리며 유권자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문 후보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표시된 '좋아요'는 지난 9월25일 3만5370명, 안 후보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표시한 숫자는 5만4187명에 이르렀다.

또한 문 후보의 게시글 중 안 후보의 출마를 축하한다는 내용의 글에 대해 1만5079명이 '좋아요'를 표시하며 가장 높은 호응을 보였다.

안 후보의 페이스북에는 대선출마 기자회견 전문에 7만91명에 육박하는 네티즌이 '좋아요'를 표시하며 SNS전쟁에서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매체를 통해 "전국 여론의 선행 지표이기도 한 SNS 여론에서 우호적인 유권자를 확보하기 위한 후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양 후보의 오프라인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문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방문해 전통적 지지층 규합에 주력했다. 같은 날 안 후보는 무인차량 로봇 연구센터를 방문해 정책행보에 주력하며 청장년층과 무당파 공략에 나섰다.

이들이 각각 지지층과 부동층을 공략하며 대조적인 행보만 보였던 것은 아니다. 문 후보는 서울 망원동 재래시장, 전날 안 후보는 경기도에 있는 못골시장을 찾으면서 사라져가는 재래시장의 상인들에게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온라인서 안철수 앞서
오프라인 행보도 분주

한 정치권 관계자는 "두 후보가 대척점을 이루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덧셈정치, 통합정치'를 실천하는 '상생의 경쟁'을 통해 외연의 확장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야권단일화라는 고지를 향해 고군분투를 벌여야 하는 두 사람이 '마이너스 경쟁'이 아닌 '1+1=3'을 만드는 상생의 경쟁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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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