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프 유망주 산실인 점프투어와 드림투어서 생애 첫 우승자가 쏟아져 나왔다. 점프투어에서 뛰고 있는 정지현, 드림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승주와 유지나가 그 주인공. 이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3일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백제 컨트리클럽(파72 /6258야드)의 사비(OUT), 한성(IN) 코스서 열린 ‘KLPGA 2023 백제CC-삼대인 홍삼볼 점프투어 4차전(총상금 3000만원, 우승상금 450만원)’서 정지현(19·삼천리)이 연장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새 얼굴
1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채며 7언더파 65타를 기록해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정지현은 2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4개를 추가해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65-72)의 스코어로 경기를 마치고, 2라운드에서 보기 2개와 버디 4개, 이글 1개를 기록하면서 7언더파 137타(69-68)를 친 최이수(18)와의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승부는 첫 번째 홀에서 갈렸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최이수가 파로 홀 아웃을 한 반면, 정지현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연장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고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기쁨을 맛봤다.
정지현은 “오늘 2번 홀에서 티샷 실수가 나오면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해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최대한 빠르게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더니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앞으로 드림투어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성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성격에 운동을 좋아해 초등학교 4학년 때 방과 후 수업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는 정지현은 지난해 9월, 한국중·고등학교골프연맹의 여자 고등부 우수선수 추천자 특전으로 KLPGA 준회원에 입회했다.
입회 후 정회원 선발전에 출전했던 정지현은 본선에서 기권하면서 점프투어와 드림투어를 거쳐 정규투어에 입성하는 것으로 목표를 선회했다.
정지현, 연장 접전 끝 생애 첫 우승
한승주, 입회 5년 만에 감격의 정상
정지현은 점프투어 1차 대회(1~4차전)가 종료된 시점에서 상금 약 840만원을 벌어들이며 상금순위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정지현은 정회원 승격 기준을 충족함과 동시에, 점프투어 1차 대회 종료 기준 상금순위 1위자에게 ‘K LPGA 2023 제2차 드림투어 시드순위전’부터 ‘KLPGA 2023 무안CC-올포유 드림투어 시드순위전’ 전까지의 모든 드림투어 시드권을 부여하는 특전 규정에 따라 드림투어 출전권까지 확보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달 19일 전북 군산에 위치한 군산 컨트리클럽(파72/6 400야드)의 부안(OUT), 남원(IN) 코스서 열린 ‘KLPGA 2023 드림투어 5차전(총상금 7000만원, 우승상금 1050만 원)’에서 한승주(24)가 우승을 차지했다. 1라운드서 보기 없이 1개의 이글, 6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중간합계 8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던 한승주는 최종라운드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4번홀과 6번홀, 12번홀서 버디를 낚은 한승주는 15번홀과 16번홀서 연속으로 보기를 범했지만 2위와 1타차, 최종합계 9언더파 135타(64-71)로 입회 5년 만에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8년 5월에 정회원으로 입회한 한승주는 입회 후 드림투어서 활동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가장 좋은 성적은 2020시즌 ‘군산CC 드림투어 10차전’서의 공동 5위 기록이다.
한승주는 “3년 전쯤 드라이버 입스가 와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완전히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퍼트도 잘 따라줘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원래 목표는 ‘톱텐에 한 번만 들어보자’였는데 오늘 우승을 했으니 남은 시즌 한 번 더 우승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겠다”며 웃었다.
지난달 26일 군산에 위치한 군산 컨트리클럽 (파72/6400야드)의 부안(OUT), 남원(IN) 코스서 열린 ‘KLPGA 2023 엠씨스퀘어-군산CC 드림투어 6차전(총상금 1억원, 우승상금 1500만원)’에서 유지나(21·태왕아너스)가 우승했다.
1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7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에 오른 유지나는 2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5개와 이글 1개를 솎아내며 6타를 줄여 중간합계 13언더파 131타로 선두에 오른 채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유지나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65-66-69)로 경기를 마쳤지만, 1라운드서 10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로 나섰던 이선영2(23·온오프골프)가 유지나와 같은 성적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전서 3차 연장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 유지나와 이선영2의 희비는 네 번째 연장서 갈렸다. 이선영2가 약 7m 버디 퍼트를 놓친 반면 유지나는 1.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끝냈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이다.
유지나, 연장 접전 끝 마수걸이
기량 갈고 닦아 더 높은 곳으로
유지나는 “우승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부담을 버리고 차분하게 쳤더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며 “사실 3차전까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정말 힘들었는데, 신기하게도 4차전부터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놀이를 좋아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하기도 한 유지나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이후 2017년, 15살의 나이로 ‘제12회 전라남도지사배 여중부 대회’서 우승하는 등 맹활약을 펼친 유지나는 그해 여중부 랭킹 1위까지 달성하기도 했다.
중학교 시절의 훌륭한 성적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으로 드라이버 입스를 겪기도 했지만, 피나는 연습으로 극복해 낸 유지나는 2021년 4월, KLPGA에 준회원으로 입회했고 점프투어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그해 8월 정회원으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열린 ‘KLPGA 2022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 출전해 나흘간 16언더파 272타(68-69-69-66)를 쳐 시드순위전 차석을 기록하고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정규투어의 벽은 높았다. 28개 대회에 출전해 컷통과는 단 일곱 번에 불과했고, 상금순위도 98위에 그치면서 시드권 획득에 실패해 다시 한번 ‘지옥의 레이스’ 시드순위전으로 향해야 했다. 샷과 퍼트가 흔들리면서 시드순위전 본선 진출에 실패한 유지나는 겨울 내내 정규투어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유지나는 “지난해 정규투어를 통해 파악한 나의 가장 부족한 점이 퍼트였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며 “기술적인 부분을 조금 더 발전시켜서 하반기에 한 번 더 우승하고, 내친김에 드림투어 상금왕까지 노려보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될성부른 떡잎
‘KLPGA 2023 드림투어 5차전’까지 406만3500원을 수령하며 상금순위 33위에 그쳤던 유지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1500만원을 보태며 누적 상금 1906만3500원을 기록해 상금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다. 유지나와의 연장서 패배한 이선영2는 이번 대회 상금을 포함해 총 2120만2000원을 누적하며 이번 대회 종료 기준 상금순위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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