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성인 실종’의 민낯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5.08 14:31:52
  • 호수 14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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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막히는 가족 찾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모여 있어서 각종 행사가 많다. 그렇기에 더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가족을 잃은 사람이다. 이들이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해도 부딪히는 것이 있다. 바로 ‘성인’이라는 점이다. 또 해외로 입양된 사람이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에 오면 ‘개인정보’의 벽에 부딪힌다.

“사람을 찾습니다. 사례금 있습니다. 20대 남성(여성)을 찾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종 전단지에는 실종된 사람의 이름, 실종 일시, 실종 장소, 신체 특징, 실종 당시의 복장, 실종 경위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보통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수단으로, 자녀를 찾는 부모가 나눠주는 경우가 많다. SNS에도 ▲부모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 ▲그리운 사람을 찾는다 ▲사기꾼을 찾는다 등의 글이 종종 올라온다.  

연기처럼 
증발하다

반대의 상황도 목격된다. 해외로 입양된 경우다. 실종 아동이었던 김씨는 10살에 네덜란드로 입양됐다. 친가족이 누군지 궁금해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가족을 찾을 수 없었다.

김씨는 “내 이름은 Suzy Batteau다. 한국 이름은 ‘김숙희’다. 1975년이나 1977년 5월13일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나는 1983년 5월13일 오후 2시경 경남 진주시 ○○동 길가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됐으며, 뇌성마비로 다리 한쪽이 불편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위 두 가지 상황은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찾고 있는 사람’이 성인이면 실종 이후 경찰에 신고해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2월3일 경찰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 해에 무려 성인 6만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신고 시 ▲18세 미만 아동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는 즉각적으로 경찰 수사가 이뤄지지만, 성인일 경우는 사례별로 대응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성인 실종자에 대한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지난해 12월9일 단순 가출인으로 관리됐던 실종 성인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개인 위치정보 및 이동경로 정보 조회 등 수색을 위한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실종 성인의 발견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다.

법안이 통과됐다고 하더라도 실종 성인이 범죄에 연루됐거나 자살 징후가 포착되지 않으면 위치정보 조회 등 수색을 위한 조치가 불가능하다.

사라지는 19세 이상 1년에 6만명
사회복지사 요청으로 극적 상봉도

연보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실종신고인 가출인 신고 접수는 2019년 7만5432건, 2020년 6만7612건, 2021년 6만6259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해제 건수는 2019년 492건, 2020년 645건, 2021년 931건으로 매년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접수된 ‘실종아동 등’에 대한 신고 건수의 1.71배다. 18세 미만 아동,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치매환자를 찾는 실종신고 건수는 2019년 4만2390건, 2020년 3만8496건, 2021년 4만1122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성인 가운데 매년 1000여명이 숨진 채 발견된다. 최근 5년간 사망한 가출인은 2018년 1773명, 2019년 1695명, 2020년 1710명, 2021년 1445명, 지난해 1200명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의 가출인에는 가출, 실종, 극단적 선택 의심, 연락두절 등이 모두 포함됐다.

A씨는 ‘동생이 가출한 지 3개월이 다 되어간다’는 글을 온라인에 올려 실종신고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에 엄마가 돌아가셨고, 동생이 대기업에 취직한 후 잘다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계속 쉬었다. 실업급여를 받고 쉬던 중 동생이 화장품 다단계를 시작했고, 내가 당장 그만두라고 해서 싸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동생과 함께 생활비를 내고 있었는데, 일을 그만둔 동생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나도, 동생도 생활비 때문에 제대로 돈을 써본 적 없는데, 동생은 대기업을 그만두고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동생이 가출한 지 3개월이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지금 동생의 카드 연체 금액이 700만원을 넘었다. 카드 담당자한테 전화해보니 본인이 전화하는 거 아니면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다고 하더라. 우리가 원래 알고 있던 핸드폰 번호가 맞는지 사정해서 물어봤더니, 핸드폰 번호가 바뀐 것 같다고 알려줬다”며 “동생은 자기가 잘못해서 가출했고, 이렇게 집에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런데 경찰 신고조차 하지 못한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어른이
집 나가?

한편으로는 이런 방식으로라도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지만, 경찰에 신고해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결론 내린 그는 흥신소를 이용해 동생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결국 동생의 빚을 갚고 있는 것은 A씨고 동생 카드를 연체해 정지시킬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할까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실종신고 이후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12월, 60대 택시기사인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아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아들은 경찰에 “아버지가 6일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30분 전에 카톡을 했는데 다른 사람인 것 같다”고 신고했다.

당시 아버지를 찾은 것은 경찰이 아니었다. 그날 오전 11시22분 “경기도 파주시 B씨의 아파트 옷장 안에 죽은 사람이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원 파악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이 실종신고된 택시기사인 것으로 확인했다.

실종신고된 70대 남성이 사망 처리됐다가 무려 47년 만에 가족을 찾은 경우도 있다. 정신질환을 앓던 그는 자신의 생년월일과 형제들의 이름, 졸업한 초등학교까지 기억하고 있었지만, 장기간 무연고자 신분으로 기도원과 사찰,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살았다.

지난해 12월13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충북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과 담당자가 “70대 남성의 정확한 신원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구지검에는 충북지역 검찰청에 없는 무적자의 호적 확인을 상시로 처리하는 ‘공익 대표 전담팀’이 있었다.

죽어서
만나다


70대 남성은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하루빨리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사회복지 담당자가 행정 전산망으로 여러 차례 지문을 조회해도 일치하는 인물이 없어, 환자 입원에 필요한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할 수 없었다.

해당 남성은 조현병을 앓고 있었고 말도 횡설수설했다. 전담팀은 경찰청 실종 수사팀과 함께 남성이 언급한 초등학교에 연락했고, 생활기록부의 존재를 확인했다. 학교 담당자의 도움으로 동창생들의 연락처를 확보한 전담팀은 그가 살던 마을까지 확인했고, 학교 소재 지역의 군청을 통해 마을 이장과 연락이 닿았다. 이 남성은 마을에 머물고 있던 그의 친척들과 통화하면서 마침내 가족을 찾았다.

전담팀에 따르면 70대 남성은 오래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았고, 1975년 4월19일 27세에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실종신고됐다. 이후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되면서 1996년 법원서 실종 선고된 뒤 사망으로 처리됐다. 가족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만나지 못한 것이다.

가장 힘든 경우는 한국서 해외로 입양간 뒤 다시 가족을 찾는 것이다. 이들은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오지만, 관계기관들의 비협조로 대부분 가족 찾기를 포기한다.

지난 3월, 46년 만에 한국을 찾은 C씨와 D씨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다시 유럽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했다. 남매인 두 사람은 지난 1977년 유럽으로 입양됐다. 원래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어떠한 정보도 찾을 수 없었다. 

“가족을 찾았다”는 연락은 출국 하루 전날에 날아들었다. 그것도 입양 기관이 아닌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던 것이었고 그렇게 친형제와 상봉했다. 


가족 찾으러 한국 왔지만…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

두 사람은 입양기관이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돕기는커녕 방해를 했다고 주장한다. C씨는 “해당 기관에 가족 정보를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개인정보라 줄 수 없다며 아동권리보장원에 연락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두 사람의 부모가 이미 사망했고, 형제들은 한국에 거주 중이라고 확인해줬다. 

한국 가족들이 이들을 찾지 않은 것도 아니다. C씨는 “오빠도 해당 기관에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남겨놓고 우리가 혹시 찾아오면 꼭 연락달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관에선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만나지 못하게 방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입양 관련 서류조차 정확하지 않았다. 1977년 입양 당시 유럽 입양기관서 받은 서류엔 부산서 태어난 고아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해당 기관서 받은 입양 관련 서류에는 다른 주소지가 적혀 있었고 부모 성명도 기재돼있었다. C씨는 “기관 담당자들은 당시에 자신들이 근무하지 않아서 모른다고 책임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가족을 찾는 일이 쉽진 않지만, 기적이 일어날 정도로 어려워서도 안 된다. 하지만 현실에선 성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실종 시 경찰 신고를 할 수 없다. 게다가 ‘개인정보’여서 가족을 찾을 수 있는 핵심적인 정보도 제공받기 어렵다. 

반론도 존재한다. 성인에게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고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데 이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성인에게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어 집을 떠날 수 있다. 사생활의 자유 역시 있는데 가족들이 원한다고 위치 추적 등을 사용하는 건 위헌 요소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경찰이 강제 실종 여부를 판단해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인 실종 사건의 데이터를 축적한 뒤 그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강제실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강제 실종이라고 판단될 경우 경찰이 보다 쉽게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등 융통성을 부여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산 넘어 산
부모 찾기

입양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해외 입양을 줄이고 국내 입양을 늘려야 한다. 윤석열정부는 국내 입양 활성화 기본계획을 2026년에 수립하기로 했다. 입양 시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등 휴가·휴직제도를 개선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모든 입양기록을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이관해 입양인의 뿌리 찾기도 지원하기로 했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춘천 초등생 실종 피의자
횡성 여중생 유인도

강원도 춘천 소재의 한 초등학교 여학생을 꾀어 충북 충주까지 데리고 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남성이 지난해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12일 경찰에 따르면 실종아동법 위반 및 미성년자 유인‧감금 혐의를 받는 김모씨는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강원 횡성에 사는 중학생 A양에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접근한 뒤 자신이 사는 충주로 유인한 것이다.

당시 경찰은 “막차 타고 집에 온다는 아이가 안 들어온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고 김씨의 충주 거주지에서 A양을 찾아냈다.

경찰은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실종아동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했지만 일부 혐의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누구든 정당한 사유 없이 실종 아동(18세 미만)을 경찰관서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채 보호할 수 없다.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씨는 지난 2월10일 SNS로 춘천에 사는 초등생 A양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겠다” “잠을 재워주겠다”며 접근한 뒤 다음 날 자신의 거처인 충주 소태면 창고 건물로 데려갔다. 

A양은 지난 2월14일 밤 어머니에게 메신저를 통해 “충주에 있다”고 알렸고, 경찰이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A양의 위치를 파악했다.

경찰은 당시 붙잡은 김씨를 지난 2월24일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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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