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박 신기루 ‘캥거루 온천랜드’ 추적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4.20 09:15:37
  • 호수 1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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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에 호텔 짓고 온천 판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워너비그룹이 충남 공주서 온천 개발 중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투자자들 사이서 온천이 그린벨트 지역이라고 소문나자 유튜브 등 홍보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지금은 워너비그룹의 자회사 이름을 투자자들에게 말하지도 않고 바꾸는 중이다.

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에 의해 모여진 재산으로 구성된다. 설립자가 생전에 재산을 내놓은 경우, 그 재산은 법인이 만들어짐과 동시에 법인의 것(소유)이 된다. 재단법인은 모두 비영리로, 민법 제32조에 따라 재단법인을 만들려면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비영리 재단법인은 목적사업에 대해 개인·법인 등에 기부금을 받아 사업에 사용한다. 이처럼 재단법인은 기부금을 받기 때문에, 공익법인으로서 회계 등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문체부에
없는 조직

워너비그룹에서도 재단법인을 운영한다. 워너비그룹 전영철 대표이사가 캥거루재단을 2019년도에 설립했고 회장을 맡고 있다. 전 대표이사는 각종 미디어와 워너비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워너비그룹 설립 목표를 발표했다. 

워너비그룹 홈페이지에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워너비그룹의 설립 목적은 약한 이웃인 소리 없이 울고 있는 위기가정 청소년을 품기 위함이다. ‘자생적 복지 시스템’이 곧 워너비그룹이 추구하는 것이기에 지주회사인 워너비데이터㈜의 모든 지분과 수익 배당은 복지재단에 예속돼있다”고 적혀있다.

즉, 워너비그룹의 수익은 고스란히 캥거루재단에 소속되는 셈이다. 캥거루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나온다.

캥거루재단 인사 글에는 “캥거루재단은 ‘약한 이웃(위기가정 청소년)을 품고 점프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제야 그 기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어느 날 방과후 초등학교 운동장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는 엄마가 식당에 다니는 편모 가정 아이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가지 못해 학교 운동장에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캥거루재단은 이런 아이들을 위해 2009년부터 학원, 피자집, 미용실 등으로부터 생활 콘텐츠를 기부받아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16개 교육청과 연계해 1만3000여명의 아이들 명단을 받았고, 지역 목회자 3500명을 지부장으로 선정해 아이들을 돌보도록 했다”.(중략) “캥거루재단은 고정 지출이 짜여 있는 정부자금과 지자체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캥거루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귀하의 관심과 후원이 더해져 소리 없이 울어야 하는 아이들이 활짝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후원을 촉구했다. 

이 같은 캥거루재단의 움직임은 박순선 캥거루재단 이사장과 전 대표이사의 인터뷰서도 나온다. 이 영상은 워너비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

충남 공주시 온천리 개발 추진
알고 보니 불법 다단계 워너비

전 대표이사는 “워너비그룹은 기존 기업과 다른 사회운동을 하는 그룹이다. 한국에는 위기가정 어린이가 50만명이 있다. 이런 아이들을 지역사회가 잘 교육하고 보살펴야 한다”며 “우리 기업은 이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회사 수익으로 아이들이 상처 없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워너비그룹은 캥거루재단을 위해 존재하는데 운영비가 많이 든다. 처음 신생된 법인은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내려주지 않고, 주더라도 1억원 이내로 준다”며 “그런데 우리를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불법’ 다단계가 아니다. 다단계는 투자자를 버리고 도망쳐서 문제인데, 우리는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피해자도 없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 역시 전 대표이사와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펼쳤다. 

박 이사장은 “워너비그룹은 설립 목적 자체가 자생적인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외부 지원금이 없어도 돌아가는 것인데 안티 세력이 많이 생겼다”며 “취지를 왜곡해서 전달한다. 내가 너무 속상해서 하나님께 ‘하나님, 이건 아니잖아요. 이럴 수는 없잖아요’라고 기도했더니 예수님도 핍박받으시고 오해받았는데, 내가 이런 일을 당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당연한 절차다. 어떤 사람은 우리 취지가 너무 대단하고 세계적인 일이라고 하거나 사이비라더라. 새벽예배 때 기도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고 힘을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워너비 수익
캥거루재단으로

이들 주장을 종합해보면 캥거루재단 운영은 워너비그룹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의아스러운 점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허가한 비영리법인에 ‘캥거루재단’이라는 이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자인 전영철, 박순선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워너비그룹은 온천 개발을 홍보했다.

최근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워너비그룹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는 “현재 온천랜드는 850까지 파 내려가고 있고 곧 온천수가 터지면 대박이다. 땅을 지하 1000m 파고들어 가면 35도 온천수가 나오는 것을 100% 확신한다. 150m에서 20도 온천물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빨간 흙이 나오면 35도 온천이 나오는데, 이미 빨간 흙이 나왔다고 한다. 그럼 호텔을 지을 수 있다.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유황 온천이 나오도록 기도해달라. 온천수가 하루에 4000t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글도 있었다.

워너비그룹이 홍보 중인 온천은 ‘충남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번지’에 위치한다. 이름은 캥거루 온천랜드다. 워너비그룹은 이곳의 5만평 중 1만평을 우주와 같은 모양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당시 올라온 설명에는 “돔 형태의 글램핑이 현재 30동 지어져 있고, 기타시설 등 온천수를 활용한 국제급 글램핑장이 공사 중”이라며 “계룡산 준령에 세계 최초 온천수를 활용한 국제급 글램핑장이 들어서는 경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룡산 동쪽 준령으로 금강을 휘감아 도는 천혜의 요지에 세계 최초로 예상되는 우주형 글램핑장을 캥거루재단이 설립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준공률은 98%로 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곳은 백제시대부터 온천이 있다고 해서 마을 이름이 온천리로 불리는 곳”이라고 했다.

“곧 터진다”
이상한 소문

아울러 “캥거루 온천랜드는 캥거루재단이 품어 함께 뛰는 아이들에게 치유와 힐링 공간 겸 호연지기를 다지는 산촌 학교가 될 것이다. 워너비그룹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임직원들에게는 재충전의 장소로, 지역 시민들에게는 여가 선용의 장으로 긴요하게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연과 온천이 만나는 최적의 힐링 장소인 캥거루 온천랜드에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워너비그룹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이들은 “캥거루 온천랜드, 꼭 대박날 겁니다” “캥거루 온천랜드 오픈하면 빨리 가족들과 체험하러 가고 싶다. 선한 기업이 선한 일만 하니까 정말 좋다. 우리 모두 워너비그룹을 응원한다” “캥거루 온천랜드는 전 대표이사의 작품이다. 레저공간까지 준비하는 탁월함에 놀랐다. 펑펑 쏟아지는 온천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뻥 날아갈 것 같다” “워너비그룹을 제대로 알고 쭉 가다 보면 머지않아 엄청난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린 워너비그룹에 탑승한 행운아들”이라는 등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직접 온천랜드에 방문한 듯 블로그에 글을 올렸고, 전 대표이사는 언론에 나와 온천랜드를 홍보했다. 앞서 언급했듯 캥거루 온천랜드 글램핑 수영장 돔 하우스는 지난 2월28일에 준공했고, 향후 모든 개발을 마치게 되면 동학사 주변은 중부권 최고의 글램핑 온천랜드가 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말한 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워너비그룹이 말했던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1번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곳이었다. 

개발제한구역 안에는 건축물의 신·증축,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 변경, 토지 분할 등의 행위가 일체 제한하며, 개발제한구역 지정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서 국민 생활의 편익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로 허가권자의 승인이나 허가받을 경우 개발행위를 할 수 있다.

“개발 허가 수리된 사항 없다”
투자자 유혹 홍보 돌연 중지

그렇다면 캥거루 온천랜드는 어떤 상황일까? 이에 대한 해당 지자체인 공주시의 공식 답변이 나왔다. 민원 내용은 ‘캥거로온천에 대한 사실관계 문의’로, 공주시는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1번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현재 이곳에 대한 허가 신청이나 허가 수리된 사항은 없다.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1번지 인근인 반포면 온천리 2-4번지에선 야영장 시설사업으로 허가받아 공사 중이다. 온천 개발이 아닌 음용수를 위한 지하수 개발(관정파기) 허가를 받았음을 안내해드린다.”

이런 상황임에도 워너비그룹은 온천랜드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홍보했다.

워너비그룹 투자자 A씨의 “캥거루 온천랜드는 개발제한지역이라 온천수를 개발하는 게 아닌, 일반 음용수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룹 카톡 상담센터는 “그린벨트가 해제돼 공사 중이며, 온천수를 개발하는 것이 맞고, 현재 900m까지 파고 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100m만 더 파면 좋은 소식이 들릴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올라오자, 돌연 워너비그룹은 모든 캥거루 온천랜드 홍보 유튜브 자료들을 삭제했다. 다만, 전 대표이사의 언론 인터뷰 자료는 여전히 남아 있어, 워너비그룹이 캥거루온천으로 투자자를 모았다는 사실은 존재한다. 한 언론 매체는 워너비그룹의 캥거루 온천랜드를 두고 ‘노아의 방주’에 비유하기도 했다.

워너비그룹은 현재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 대표이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블록체인사업인 ‘워너비체인소프트’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취재에
묵묵부답

한때 해당 업체에 투자했다던 B씨는 “불과 며칠 전까지 ‘워너비체인소프트’ 홈페이지 이름이 ‘에인트체인소프트’로 변경됐다. 대표 이름도 똑같고, 홈페이지 내용도 똑같은데 회사명만 바뀐 것”이라며 “워너비그룹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워너비체인소프트’에 투자했다고 알고 있다. 회사명이 왜 바뀌었는지 아무도 모르고, 설명도 없다. 워너비그룹 단톡방에도 회사명이 바뀐 것을 한 번도 알린 적 없다”고 지적했다.

<일요시사>는 워너비그룹 홍보팀에 “캥거루 온천랜드의 땅이 그린벨트라고 들었다. 확인 부탁한다” “워너비체인소프트 이름인 에인트체인소프트로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 등의 내용을 질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워너비그룹 충격 실체’ 보도 후…
<일요시사>에 보낸 수상한 이메일

지난 6일 <일요시사>는 ‘불법 다단계 워너비그룹 충격 실체’를 보도했다.

기사 내용은 워너비그룹 대표이사가 한 교단의 목사며, 교회를 통해 워너비그룹을 키운다는 것이었다.

워너비그룹은 금융감독원이 불법 자금모집 업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사 보도 이후인 지난 10일, 워너비그룹은 <일요시사>에 메일을 보냈다.

아래는 해당 메일 전문.

“워너비 그룹 홍보팀에서 문의사항이 있어 실례를 무릅쓰고 연락드렸습니다. 기자님께서 2023년 4월6일에 작성하신 저희 기업 관련 기사 잘 봤습니다. 연락드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기자님께서 사실에 근거해 작성하신 기사 글에 관해 약간의 수정이 가능하신지 여쭙고 싶고, 우리 그룹 차원에서 <일요시사>를 통해 광고 진행 가능 여부를 문의드리기 위해 연락드렸습니다. 기사 정정 요청이나 기사에 대한 반박을 하기 위해 연락을 드린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광고 관련 부분을 편하게 생각해 주시고 회신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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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