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드라이브 여행 ①인천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드라이브

낭만과 그리움을 찾아서

경복궁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서쪽에 인천 정서진이 자리한다. 강릉 정동진에 대칭하는 개념이다. 정동진 일출이 희망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면, 정서진 일몰은 낭만과 그리움을 대변한다. 정호승도 〈정서진〉이라는 시에서 “해는 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찬란하다”고 노래했다. 차창 밖으로 따스한 봄바람을 즐기기 좋은 4월, 정서진의 붉은 수평선을 향해 달려보면 어떨까.

인천 서구는 2011년 정서진의 관광 명소화를 선언했다. 서울 광화문 도로원표를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 서해와 만나는 경인아라뱃길여객터미널 부근이 정서진 좌표인 북위 37도 34분 8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정서진 표석을 세우고 대규모 광장을 조성했다. 정서진은 고즈넉한 아라빛섬과 어우러져 금세 인천을 대표하는 일몰 명소로 떠올랐다. 매년 마지막 날에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해넘이축제도 열린다.

인천 대표 일몰 명소

아라빛섬정서진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커다란 ‘노을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해의 밀물과 썰물이 만든 조약돌을 본뜬 작품으로, 해 질 무렵이면 붉은 해가 노을종에 매달려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노을종은 고(故) 이어령 선생이 지은 이름이다. 최근 선생의 1주기를 맞아 광장 한쪽에 시비를 세웠다. “저녁노을이 종소리로 울릴 때 / 나는 비로소 땀이 노동이 되고 / 눈물이 사랑이 되는 비밀을 알았습니다”로 시작하는 〈정서진 노을 종소리〉를 새겼다.

노을종 곁에는 ‘사랑의 노을벽’ ‘낭만의 노을벽’ 등 여섯 가지 주제로 만든 조형물이 보인다. 손바닥만 한 도자기 종이 매달렸는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직접 쓴 바람이 있다. 해돋이 명소에는 개인의 성취나 행운에 관한 소망이 주를 이룬다면, 정서진 작은 종에는 가족의 건강과 무탈함을 기원하는 글귀가 눈에 띈다. 잘 여문 저녁노을처럼 우리네 인생도 해가 질 무렵에야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돌아보게 되는 모양이다. 여섯 개 노을벽 맞은편에는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노을 사진이 볼거리를 더한다.

정서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일몰이다. 광장에서 바라보면 드넓은 서해가 넉넉한 품을 벌리고, 주홍빛 수평선 위로 크고 작은 섬이 그림처럼 떠 있다. 물때에 따라 신비로운 갯벌이 드러나기도 한다. 왼쪽에는 범섬을 품은 영종대교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지역별 일몰 시각은 한국천문연구원을 비롯한 각종 포털에서 검색 가능한데,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빛깔을 보려면 적어도 한 시간 전에 도착하길 추천한다.


광장 입구에 들어선 아라타워도 해넘이 명소다. 23층 무료 전망대에 오르면 아라빛섬정서진광장이 한눈에 잡히고, 영종도와 인천대교, 경인아라뱃길, 경인항인천컨테이너부두, 청라국제도시까지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운영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현재 오후 9시까지 개방해 일몰과 야경을 즐기기 적당하다. ‘뷰 맛집’으로 꼽히던 전망대 카페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봄기운이 가득한 정서진로의 다양한 정원
자동차·유람선 모두에서 즐기는 아라뱃길

1층에는 홍보관 아라리움이 있다. 경인아라뱃길의 역사와 조성 과정,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강어귀에 사는 기수어를 비롯해 경인아라뱃길의 생태계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전시관 한쪽에는 직접 배를 운항하면서 갑문의 원리를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돼 아이와 둘러보기 좋다. 정서진과 경인아라뱃길, 아라빛섬 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포토 존도 놓치기 아깝다.

민요 ‘아리랑’의 후렴구 “아라리오”에서 이름을 따온 경인아라뱃길은 서울 한강을 시작으로 경기 김포를 거쳐 인천 정서진에서 바다와 만난다. 그 곁을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이국적인 풍광과 다채로운 볼거리, 아름다운 노을까지 감상할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내비게이션에 정서진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자칫 고속도로로 빠질 수 있으니, 정서진로와 아라로를 이용해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만끽하자.

특히 정서진로에는 다양한 정원이 이어진다. 각양각색 들꽃을 심은 야생화테라스, 동양적인 매력이 풍기는 매화동산, 아라폭포를 조망하는 안개협곡공원 등 어디서든 잠시 자동차를 멈추고 봄날의 신록을 눈에 담아보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느긋하게 하룻밤 묵어가는 노을진캠핑장도 있다. 서해5도수산물복합문화센터에서 갓 잡아 올린 활어회를 맛보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경인아라뱃길을 바라보며 커피도 마신다.

목상교를 건너면 정서진로 맞은편이 아라로다. 중간에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이용해 경인아라뱃길을 즐기는 이들의 휴게소가 있다. 계양산 협곡을 활용한 아라마루전망대도 볼 만하다. 지름 46m 원형 전망대로, 경인아라뱃길을 발아래 두고 걷는다. 가운데 투명한 유리 바닥이 있어 아찔한 재미도 느끼게 한다. 야간에는 알록달록한 조명이 색다른 야경을 빚어낸다.

전망대 아래 국내 최대 인공 폭포라는 아라폭포가 있다. 상부와 하부를 합하면 높이 45m에 달하는 2단 폭포로, 웅장한 바위를 타고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바로 곁에서 폭포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아라폭포는 4~11월 정해진 시간에 운영하며, 일몰 무렵에는 전망대와 함께 조명이 들어와 몽환적이다.


자동차에서 바라보는 경인아라뱃길도 아름답지만, 유람선을 타고 상쾌한 강바람을 직접 느껴도 좋다. 아라뱃길공연크루즈는 시천나루선착장에서 아라김포여객터미널까지 왕복 26㎞, 약 90분 운항한다. 아라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선상에서 댄스와 마술 등 다양한 공연을 감상한다. 아라뱃길공연크루즈는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30분에 출항하는데, 평일에는 예약 인원에 따라 결항하는 경우가 잦으니 운항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아이와 나선 길이라면 녹청자박물관도 흥미롭다. 녹청자는 녹갈색 유약을 발라 구워내는 청자로, 철분이 많은 점토를 사용해 빛깔이 독특하다. 고려 시대에 생활용 청자로 널리 제작했다는데, 인천 경서동 녹청자 요지(사적)가 발굴되면서 주목받았다. 녹청자도요지사료관으로 처음 문을 연 박물관에서 녹청자의 역사와 특징, 문화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운영하니, 아이와 동행하면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가좌시장

인천의 푸근한 정을 느끼고 싶다면 19 70년대부터 한자리를 지켜온 가좌시장에 들러보자. 140여 개 점포가 들어선 이곳은 정기적으로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국수를 대접하며 오랜 세월 따스한 인심을 나눴다. 가벼운 간식 메뉴가 많고, 시장 한가운데 만화카페도 있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알맞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가좌시장→아라뱃길공연크루즈→경인아라뱃길 정서진 드라이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가좌시장→녹청자박물관→아라뱃길공연크루즈→경인아라뱃길 정서진 드라이브
-둘째 날: 영종도→송도센트럴파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인천투어 https://itour.incheon.go.kr
-경인아라뱃길 www.kwater.or.kr/giwaterway
-아라뱃길공연크루즈(현대유람선) www.aracruise.co.kr
-녹청자박물관 www.nokcheongja.or.kr
-가좌시장 http://gjmarket.kr

문의 전화
-경인아라뱃길 정서진관광안내소 032)561-1339
-인천종합관광안내소 032)832-3031
-경인아라뱃길 아라종합안내센터 1899-3650
-아라뱃길공연크루즈(현대유람선) 032)882-5555
-녹청자박물관 032)560-2932
-가좌시장 032)584-5006

자가운전
올림픽대로→개화 IC 부천 방면→수도권매립지·경인아라뱃길(백운교) 방면→수송도로삼거리 드림파크CC·경인아라뱃길(백운교) 방면→경인아라뱃길·경인항(인천) 방면→아라빛섬정서진광장

숙박 정보
-하워드존슨바이윈덤 인천에어포트: 중구 신도시남로142번길, 032)722-0000, http://howardjohnsonincheon.com
-지엘시티호텔 인천공항점 : 중구 영종대로196번길, 1599-1123, http://glcityhotel.com
-호텔월미여관 : 중구 월미로, 032)764-0720, https://hotelwolmi.modoo.at

식당 정보
-칸차이나(짬뽕·탕수육): 서구 뱃길1로, 032)569-5557
-타니스청라레스토랑(피자·파스타): 서구 정서진5로, 032)567-1118
-라메르베이커리(커피·소금빵): 서구 정서진로, 070-8861-7144

주변 볼거리
차이나타운, 인천대공원, 소래습지생태공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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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