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KPGA 코리안 투어에서 자취를 감췄던 선수들이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군 복무와 해외 투어 활동 등으로 국내 무대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기에 반가움이 앞선다.
‘예비역’ 선수들이 올 시즌 KP GA 코리안 투어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수민(30), 전가람(28)을 필두로 김태우(30), 이승택(28), 이경준(30), 김종학(26), 고인성(30), 박현서(23)까지 총 8명의 선수가 올 시즌 군가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가운 얼굴
2015년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이수민은 현재까지 통산 5승(국내 4승, DP월드투어 1승)을 쌓고 있다. 201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한 이수민은 데뷔 첫해인 2015년 또다시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며 그해 ‘KPGA 명출상(신인상)’을 차지했다. 2016년에는 추천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DP월드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유럽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다 2019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포함해 TOP 10에 7회나 진입하는 활약을 선보이며 ‘제네시스 상금왕’에 올랐다. 군입대 전이었던 2020년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서 1승을 추가했다.
이수민은 “지난해 예비역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을 보고 ‘형들이 정말 잘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혼도 했고 딸도 태어난 만큼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올해는 KPGA 코리안 투어에 전념할 생각이다. 복귀 시즌이라는 부담 없이 우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12월 전역한 KPGA 코리안 투어 2승의 전가람도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한 상태다. 2018년 ‘제14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첫 우승을 기록한 전가람은 이듬해인 2019년 ‘제2회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군 전역자 8명 복귀 신고
“제대 후 책임감 커졌다”
이어 “군 복무 동안 (허)인회 형이나 (박)정민이 형이 투어에 어린 친구들이 거침없이 플레이한다며 제대로 준비해서 돌아오라는 조언을 자주 해줬다. 투어에 적응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올해가 시드 마지막 해인 만큼 꾸준한 성적을 올려 시드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2018년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 우승자 김태우, KPGA 코리안 투어 18홀 최저타수 기록 보유자인 ‘불곰’ 이승택도 올 시즌 투어로 돌아온다. 2020년 ‘KPGA 스릭슨 투어 통합포인트 순위 상위자’ 자격으로 2021년 투어 시드를 확보했으나 군에 입대한 박현서도 군 복무를 마치고 KPGA 코리안 투어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전 PGA투어 멤버’ 박성준(37)은 KPGA 코리안 투어에 정식 데뷔한다. 박성준은 지난해 11월 ‘KPGA 코리안투어 QT’에서 공동 3위에 올라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박성준은 2004~2005년 국가 상비군을 거쳐 2005년 KPGA 프로(준회원), 2006년 KP GA 투어프로(정회원)에 각각 입회했다.
2006년 9월 KPGA 코리안 투어 ‘중흥 골드레이크 오픈’에 추천 선수 자격으로 처음 출전해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최종일 2타를 잃었고, 그 사이 하루에만 3타를 줄인 강경남(40)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돌입했으나 강경남에 패하며 준우승을 거뒀다. 그해 박성준은 전격적으로 군에 입대했다.
박성준, 드디어 고국으로
지긋지긋했던 부상 악령
군 생활을 마친 박성준은 2009년부터 당시 2부 투어였던 베어리버 챌린지투어(현 KPGA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했다. 이듬해부터는 한국과 일본 무대를 병행했다. 국내서는 2010년 ‘베어리버 챌린지투어 3회 대회’, 3부 투어였던 ‘아카데미투어 3·4회 대회’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PGA 코리안 투어는 단 1개 대회만 나섰다.
일본에서는 1부 투어와 2부 투어(아베마TV 투어)를 병행했고 2010년 아베마TV 투어 ‘노빌 컵’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일본투어의 활동 비중이 높았다. KPGA 코리안 투어는 2011년 2개, 2012년 1개, 2013년 1개 대회서 모습을 보인 반면, 일본투어에서는 2011년 18개 대회, 2012년에는 21개 대회에 출전했다. 2013년 ‘바나H컵 KBC 오거스타’에서는 일본투어 첫 승을 거뒀다.
이후 박성준은 미국으로 향했다. 2014년 PGA투어 2부 투어격인 당시 웹닷컴 투어(전 콘페리 투어)에서 활동했고, 상금랭킹 45위에 자리하며 2014~2015년 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루키 시즌 초반 3개 대회서 컷통과에 성공하는 등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던 박성준은 ‘휴마나 챌린지’에서는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출전한 22개 대회 중 9개 대회서만 상금을 획득하는 부진에 빠져 시드 유지에 실패했다. 왼쪽 어깨 부상(연골판 파열)이 원인이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박성준은 재활에 전념했다. 2017년 콘페리 투어 7개 대회에 나서며 부활을 꿈꿨지만 모두 컷 탈락했고, 2018년 일본 투어와 아베마TV 투어로 복귀했다.
돌풍의 핵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그 어느 투어에서도 박성준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박성준은 “부상이 또 재발했다. 재활보다는 수술을 해 완치를 목표로 노력했다”며 “완벽하게 회복해 다시 골프채를 손에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성준은 지난해 아베마TV 투어 13개 대회에 참가했다. 10개 대회서 컷통과에 성공하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11월에는 ‘KPGA 코리안 투어 QT’에 나서 공동 3위의 성적을 거두며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 시드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박성준은 “실전 감각까지 되찾으면서 지난해 괜찮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어느 정도 공백기가 있었지만 투어에 적응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여러 투어에서 활동했고 그동안 큰 어려움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