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투어 진입 장벽을 낮춘 데 따른 변화의 물결이다. 정규 투어에 입성한 리슈잉(19, 중국)을 필두로, 하위리그인 드림·점프투어에 참가하는 외국 선수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도전장을 내민다.
올 시즌 KLPGA 드림 투어에서 활동하게 될 외국인 정회원 3인방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19년 준회원으로 입회해 점프투어에서 활동하다 올해 정회원으로 승격하는 데 성공한 아라타케 마리(26·일본), 에리(26·일본), 지난해 KLPGA 정회원 선발전 본선에서 8위를 기록하며 입회한 요코야마 미즈카(24·일본)가 그 주인공이다.
새 물결
이들은 ‘KLPGA 2019 준회원 선발전’을 통해 준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부모 중 한 명이 한국 국적 소유자인 경우로, 당시 규정상 국적과는 관계없이 준회원 선발전에 응시할 자격을 가졌다. 아라타케 자매와 요코야마는 모두 아버지가 일본인,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준회원 선발전에서 아라타케 마리는 최종합계 1오버파 217타로 6위를 기록했고, 요코야마 미즈카는 최종합계 2오버파 218타로 9위, 아라타케 에리가 최종합계 4오버파 220타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 사람의 행보는 지난해부터 엇갈렸다. 아라타케 마리는 ‘KLPGA 2022 그랜드·삼대인 점프투어 7차전’에서 생애 첫 우승, 점프투어 2차 대회(5~8차전)에서 정회원 승격에 성공하며 외국인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마리의 선전에 자극을 받은 아라타케 에리 역시 4차 대회(13~16차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정회원으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요코야마 미즈카는 다른 방식으로 KLPGA 정회원이 됐다. 4차 대회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아쉽게 정회원 승격에 실패한 요코야마 미즈카는 지난해 10월 열린 ‘KLPGA 2022 정회원 선발전 본선’에 출전했다.
요코야마 미즈카는 예선을 통과해 진출한 본선에서 8위를 기록하면서 상위 10명에게만 주어지는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외국인이 정회원 선발전을 통해 정회원 자격을 얻은 케이스는 KLPGA 역사상 처음이었다.
드림 투어 출전하는 외국인 3인방
정규 투어 노리는 숨은 실력자 다수
미즈카는 “사실 정회원 선발이 될 거라 전혀 생각을 못 해서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다”며 “마지막 홀에서 기록한 보기 때문에 떨어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 끝나고 나니 8위 자리에 내 이름이 있어서 깜짝 놀랐고, 가족들과 함께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전까지 출전했던 선발전에서는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다. 무조건 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실력 발휘를 못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는 모든 걸 내려놓고 쳤던 것, 그냥 재밌게 치자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요코야마 미즈카는 한국과 일본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다가 성인이 된 이후 일본 국적을 택했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모두 능통한 요코야마 미즈카는 한국과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경험했다. 이를 토대로 올 시즌 드림 투어에서 멋진 활약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외에도 KLPGA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 출신의 외국 선수들이 KLPGA 문을 두드리고 있다.
‘KLPGA 2022 IQT’우승자인 쿠스마 미차이(27·태국), ‘KLPGA 2017 IQT’ 우승자이자 ‘KLPGA 2022 IQT’에서 2위를 기록한 첸유주(25·대만), ‘KLPGA 2022 IQT’에서 3위를 기록한 완차나 포루앙롱(29·태국) 등이 한국 무대 진출을 꿈꾸며 ‘KLPGA 2023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쿠스마 미차이는 최종합계 7오버파 295타(29-72-72-72)를 쳐 102위에 자리했고, 첸유주는 10오버파 298타(70-76-77-75)의 성적으로 110위에 그쳤다. 완차나 포루앙롱 역시 최종합계 11오버파 299타(78-71-76-74)로 112위에 그치며 KLPGA 정규투어의 꿈이 무산됐다.
기대 만발
‘KLPGA 2022 IQT’1~5위를 차지한 이들에게는 ‘2023 드림투어 연간 시드권’이 주어진다. 1위부터 3위까지 기록한 쿠스마 미차이와 첸유주, 완차나 포루앙롱과 더불어 4위와 5위를 기록한 팟타마바디 킷티카녹(18·태국)과 케이티 유(21·미국)도 ‘2023 KLPGA 드림투어’에서 코리안 드림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KLPGA 2022 IQT’에서 6위부터 10위까지 기록한 선수들에게는 2023 KLPGA 드림 투어 시드순위전 예선 연간 면제의 특전이 주어졌다. 또한 2023 점프투어 연간 시드권이 부여됐기 때문에,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외국 선수들의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