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는 여행 ②충주 깊은산속옹달샘

건강하고 아름다운 나로 거듭나기

“행복의 주문 하나 둘 셋 넷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하는 노래 제목처럼 ‘행복의 주문’을 입에 달고 살아도 좋을 새해의 시작, 1월이다. 몸과 마음을 단장하고 행복의 주문을 외면 약발이 더 잘 받지 않을까? 그래서 찾아간 곳, 충북 충주 깊은산속옹달샘이다.

충북 충주 노은면 자주봉산 중턱에 자리한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은 많은 이가 한번쯤 받아봤을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비롯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작가 고도원이 매일 아침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아름다운 글귀를 담아 보내는 편지를 일컫는다. 그는 2003년 어느 날 아침편지에 이런 내용을 적었다.

“산 좋고 물 좋은 대한민국 어느 깊은 산속에 세계적인 명상센터를 만드는 것, 그 명상센터의 이름이 바로 ‘깊은산속옹달샘’입니다. 휴식+운동+명상+마음 수련이 잘 짜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여기에 각종 문화 이벤트가 때때로 더해지는 그야말로 꿈에 그리는 환상적인 마음 치료 센터입니다.”

깊은산속옹달샘

그의 꿈에 수많은 개인이 후원해, 20  10년 드디어 깊은산속옹달샘이 개원했다. 명상치유센터라고 해서 어렵게 접근할 필요 없다. 이곳의 지향점은 단순 명료하다. 누구나 일상에 지칠 때 여기서 휴식하며 잠깐 멈추라는 것이다. 그리고 비움과 채움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와 영감을 얻어 일상에 복귀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옹달샘 자연명상스테이가 대표적이다.

1박 2일부터 가능한 자연명상스테이는 숙박과 식사,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첫날 오후 3시에 입실 등록을 한다. 웰컴센터에서 기본적인 안내 사항을 듣고 일정표와 객실 키, 명상복을 받는다. 웰컴센터 벽면에 깊은산속옹달샘의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물이 있으니 살펴보자.


등록한 뒤에는 숲속에그린하우스로 이동한다. 머무는 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자연목과 황토벽, 천연 벽지로 마감한 숙소동이다. 온돌방과 침대방 가운데 선택하는 객실에는 침구와 옷걸이, 책 정도가 비치된다. TV, 냉장고 같은 전자 기기는 없다. 휴식과 숙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다.

숙소동에서 눈도장 찍어둬야 할 곳은 1층의 옹달샘그린스파다. 자연명상스테이 참여자가 무료로 이용하는 시설이다. 아담한 스파 안에는 냉탕과 온탕이 있고, 커다란 창으로 산이 내다보인다.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냉·온욕 안내문이 탕 안에 있다. 냉탕과 온탕을 1분 정도씩 7~9차례 왕복하되, 횟수는 몸 상태에 따라 조절한다. 냉·온욕이 부담스러우면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편하게 반신욕을 한다. 스파를 나서는 길, 한결 상쾌하다. 지난해의 묵은 피로를 털어내고 새해의 활력을 얻은 기분이다. 스파는 오전과 오후 정해진 시간에 운영한다.

자연명상스테이의 진가를 맛보려면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자. 명상 프로그램은 숙소동과 인접한 명상의집에서 주로 진행한다. 1층에는 ‘비우고 채운다’는 뜻으로 이름 붙인 비채방, 2층에는 ‘하늘의 기운을 채운다’는 천채방이 있다. 비채방 한쪽에서 황토와 볏짚을 이용해 자연 친화적으로 지은 건물 내부를 볼 수 있다.

실속있는 1박2일 명상프로그램
탄산온천수로 특별한 경험까지

명상 프로그램은 첫째 날 오후와 둘째 날 오전에 한다. 통나무 명상, 요가, 호흡 명상, 향기 호흡 명상, 걷기 명상, 소리 명상 등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해 누구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 통나무 명상은 편백으로 만든 봉을 활용한 명상 체조법이다. 강사의 설명에 따라 통나무 봉을 신체 부위별로 굴리며 마사지하듯 풀어주고, 들숨과 날숨을 더한다. 통나무 봉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마사지하면 긴장이 싹 풀리며 심신이 가벼워진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 살리는 밥상’을 내걸고 화학조미료 없이 건강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식사가 매끼 뷔페식으로 차려진다. 1박 2일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도착한 날 저녁부터 다음 날 점심까지 세 끼를 제공한다.

도서관, 카페, 산책로 등 자유롭게 즐길 공간도 많다. 다양한 책을 갖춘 도서관은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책 한 권 골라 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앉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카페에서는 직접 만든 차와 주전부리 등을 판매한다. 용서의길, 화해의길, 사랑의길, 감사의길 등 산책로를 걸으며 새해 다짐의 시간을 가져도 뜻있다.


자연명상스테이 외에 싱잉볼, 크리스털, 선무도, 걷기 등 테마별 명상 프로그램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깊은산속옹달샘은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월요일까지 쉰다(설 연휴 예외, 1월 24~27일 휴무).
충주에서 온천 하면 수안보온천을 떠올리겠지만, 앙성온천도 유명하다. 깊은산속옹달샘에서 멀지 않은 앙성온천은 탄산 온천수라는 점이 특별하다.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면 몸에 기포가 방울방울 맺혀 신기하다. 대표 온천욕장으로 능암온천랜드와 앙성탄산온천이 꼽힌다.

갈대와 물억새가 무성한 비내섬은 이름난 곳은 아니었는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가 늘었다. 인위적인 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 간직한 풍경이 돋보인다. 걷기 코스로 인기를 끌며, 다리를 지나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중앙탑사적공원

남한강 변에 자리한 중앙탑사적공원은 일명 중앙탑이라고도 부르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을 중심으로 조성한 휴식 공간이다. 곳곳에 전시된 조각품을 감상하고 강변을 따라 산책하며 쉬기 좋다. 중앙탑사진관과 중앙탑의상실이 눈에 띈다. 초가집에 꾸민 중앙탑사진관은 셀프 사진관으로 운영 중이며, 중앙탑의상실은 한복부터 교복, 개화기 스타일까지 다양한 의상을 대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깊은산속옹달샘→중앙탑사적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중앙탑사적공원→깊은산속옹달샘
-둘째 날: 깊은산속옹달샘→비내섬→앙성온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깊은산속옹달샘 https://godowoncenter.com
-충주문화관광 www.chungju.go.kr/tour/index.do

문의 전화
-깊은산속옹달샘 043)723-2033
-충주종합관광안내소 043)842-0531

대중교통
[버스] 서울-충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2~34회(06:00 ~21:40)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38회(06:00~22:3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터미널(하이마트 건너편) 정류장에서 412번·141번 일반버스 등 이용, 노은 정류장 하차. 노은치안센터 앞에서 깊은산속옹달샘 픽업 서비스(09:00~18:00, 사전 문의 필수) 이용.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충주공용버스터미널 043)845-0001, www.cjterminal.co.kr

자가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 IC→북충주교차로에서 장호원·노은 방면 왼쪽→연하2교차로에서 문성리·우성마을 방면 좌회전→깊은산속옹달샘

숙박 정보
-호텔필림37.2: 충주시 연원로, 043)842-0515
-문성자연휴양림: 노은면 우성1길, 043)870-7911, www.foresttrip.go.kr
-켄싱턴리조트 충주: 앙성면 산전장수1길, 043)857-0055, www.kensington.co.kr/rcj

식당 정보
-행복담는국수집(불쌈잔치국수): 중앙탑면 청금로, 043)845-9777
-메밀마당 충주중앙탑본점(막국수·메밀후라이드치킨): 중앙탑면 중앙탑길, 043)855-0283
-북충주농협참한우마을(한우): 앙성면 가곡로, 043)855-5808


주변 볼거리
오대호아트팩토리, 충주라바랜드, 충주 탄금대, 활옥동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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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