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고아권익연대 조윤환 대표

“고아는 국가가 입양한 자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여름 18‧19세 보호종료아동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내는 기자에게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기자님. 저는요, 이런 일을 너무나 많이 보고 듣고 겪어서요.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 

어느 날 자정이 다 된 시각,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보호종료아동의 장례식에 가고 있다고 했다. 차를 몰고 가는 건지 통화 음질은 좋지 않았다. 조 대표는 얼른 장례식장으로 오라고 기자를 채근했다. 언론이 사건을 알려야 한다고, 빨리 와달라고. 

버려진 아이

매번 보고 듣고 겪어서 놀랍지 않다고 해도 슬픔까지 없으랴. 조 대표는 오랜 시간 속울음을 삼켜왔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조 대표의 모습은 ‘위로’처럼 느껴졌다. 보육원에서 학대 피해를 입고 사회로 나와서 적응하지 못하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많은 보호종료아동에게 건네는 애도. 

지난해 9월29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아권익연대 사무실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따로 생업이 있는 조 대표는 이날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뺀 상황이었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간 동안 조 대표는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자신도 보육원 출신으로 고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의 울분이었다. 

조 대표는 6세 이후 16년을 고아원에서 살다가 2001년 퇴소했다. 그는 스스로를 ‘보호종료 22년 차 고아’라고 소개했다. 고아원에 살던 어린 시절부터 당사자 단체의 대표가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주변은 ‘죽음’으로 가득했다. 옆에서 잠을 자던 친구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폐쇄된 고아원에서 살던 고아 선배가 연기처럼 사라지는 일이 일어났다. 


“고아는 가족이 없기 때문에 소재가 불분명해도 실종신고가 이뤄지질 않습니다. 그러니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어요. 사건에 휘말려도 경찰 입장에서는 ‘종결’ 처리가 쉽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부모형제가 없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실종신고도 사망신고도 안 된 채 죽었지만 살아있는 존재가 되는 거죠.”

한 달에 한 번 만나 밥을 사주고 이야기를 나누던 아이와 연락이 안 돼 수소문 끝에 사망 사실을 접한 일도 있었다. 그나마도 고아권익연대에 후원하던 회원이 먼저 소식을 듣고 귀띔해줘서 알게 됐다.

잇따라 사망한 보호종료아동
대책 마련 외치지만 그때뿐 

조 대표는 “고아원에서 성적 학대를 당하다 탈출한 한 고아가 집창촌을 전전하다가 숨진 사건도 있다. 아직도 나는 그 아이가 어디에 묻혔는지 사인이 뭔지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아의 죽음에 공권력이 닿지 않는 현실도 개탄했다.

조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사망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에서 범죄에 연루됐다는 흔적이 발견되면 경찰이 개입해 사건을 살핀다. 하지만 고아는 그런 절차가 많이 생략된다. 말 그대로 그 절차를 위해 애써줄 사람이 없다. 몇몇 고아의 사망 이후 철저한 수사를 통해 투명하게 사인을 밝혀줬으면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복지 철학이 유독 고아에게만큼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다 보니 사망한 고아를 향하는 애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실제 배웅하는 사람 하나 없이 쓸쓸하고 외롭게 떠나는 고아가 대부분이다.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돼 한 줌의 재로 변해 어딘지 모를 곳에 산골 되는 마지막을 맞는 경우가 많다. 

조 대표는 사회가 고아를 교묘하게 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아라는 호칭 대신 ‘보호대상아동’이라는 말을 사용하거나 무연고자라는 포괄적인 표현 안에 고아의 존재를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이 고아라는 단어를 쓰기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그 본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아원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자연적으로 세상의 관심은 제도와 법으로 이어집니다. 누군가에겐 고아가 ‘사업 아이템’이거든요. 그런데 고아의 안타까운 죽음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면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결국 근본으로 가게 돼있어요. 그럼 잘못이 드러나거든요. 고아의 죽음은 우리나라 아동복지 체제의 참사입니다. 그게 드러나면 안 되는 거죠.”

고아 주제로 첫 콘퍼런스
현장의 목소리 듣는 시간

지난해 8월 광주에서 보호종료아동이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8월18일 광주 광산구 한 대학교 건물 주변에서 유모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보육원 출신 새내기였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건물 옥상에 올라가는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엿새 뒤인 24일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사망한 임모양이 발견됐다. 임양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가 아버지가 사는 임대아파트로 옮긴 상태였다. 

6일 간격으로 보호종료아동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그때뿐, 두 보호종료아동의 죽음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보호종료아동의 절반가량이 ‘자살 생각’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호종료 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

임양과 유군의 죽음 전에 또 다른 죽음이 있었고 이후에 또 다른 죽음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29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고아 콘퍼런스’가 열렸다. ‘시설아동의 삶과 역사 그리고 정책의 변천사’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국민의힘 김미애·최재형 의원의 주최로 진행됐다. 신인성 고아권익연대 자립지원국장은 “4년 전부터 준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고아권익연대는 “아직도 곳곳에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가 많다. 그들의 삶을 들어보고 제도를 살펴보고 좀 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현장을 중심으로 현실을 더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제도로 아이들이 더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사라지는 아이

“고아는 국가가 입양한 자식입니다. 국가가 유일한 가족인 셈입니다. 고아는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됩니다. 국가는 ‘보호종료’라는 말로 고아를 파양하지 말고 정책적으로, 제도적으로 보살펴 줬으면 합니다. 특히 고아가 외로운 죽음을 맞지 않도록 국가가 함께 애도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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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