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여행 ②태안 네이처월드

12월 여행의 밤은 꽃보다 반짝여서

서해 일몰은 12월에 한층 장엄하다. 충남 태안군은 남북으로 길쭉한 서쪽 해안이 바다와 접한다. 그래서 소문난 일몰 명당이 많고, 연말이면 여행객이 모여든다. 태안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 좋은 여행지인 까닭은 또 있다. 해가 지고 나면 태안빛축제가 불을 밝힌다.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이는 불빛이 다시 한번 우리를 설레게 한다.

태안빛축제는 네이처월드에서 열린다. 600만 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오색찬란하다. 사람이 만든 불빛이지만, 마치 겨울의 왕국에 핀 꽃인 양하다. 가장 먼저 남문광장의 커다란 ‘선물 상자’ 조형물이 반긴다. 선물 상자를 열어보듯 두근대는 마음으로 발을 들인다.

선물상자 열어보듯

그 뒤편 ‘TAEAN FESTIVAL’ 글자 옆에는 태안빛축제 안내도가 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걸어도 무방하지만, 네이처월드가 생각보다 넓다. 안내도 사진을 찍어두면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첫 코스는 ‘선물 상자’ 왼쪽의 실내 전시실 ‘빛축제전시관’이다. 천장이 낮아 색색 불빛이 한층 가깝게 느껴지는 통로형 전시실이다. 머리 위를 수놓은 전구가 은하수처럼 반짝거린다. 전시관 반대편 출구로 나오면 가벼운 장면전환이 일어난다. 다시 눈앞에 태안빛축제 전경이 펼쳐지며 본격적인 빛의 향연이 시작되는 듯하다.

그때부터 빛이 부르는 대로 자유롭게 걸음을 떼어보자. 오른쪽 대각은 ‘하트철길’과 ‘조명동산’이 차례로 나온다.


하트 조명이 겹겹이 반짝이는 ‘하트철길’은 연인들이 인생 사진을 찍기에 그만이다. 왼쪽은 ‘트로이목마’로 이어진다. ‘트로이목마’는 네이처월드에서 단일 조형물로는 가장 높다. 어떻게 보면 공룡을 닮은 듯해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트로이목마’ 근처에 유일한 카페가 있다.

토요일만 영업하는데 관람객이 적을 때는 문을 닫기도 한다. 네이처월드는 편의 시설이 아쉽다. 따뜻한 음료 정도는 미리 챙기기를 권한다. ‘트로이목마’를 지나서 작은 섬들과 다리를 품은 중앙 연못에 이른다. 세로로 긴 연못 가운데 ‘만남의다리’가 있다. 다리 아래쪽(동쪽) ‘고니포토존’은 태안빛축제 축제지기가 네이처월드 최고의 포토 존으로 꼽은 곳이다.

다정하게 머리를 맞댄 고니 한 쌍이 사랑스럽다. 특히 연못 속 작은 섬의 반영과 어울려 화려함을 뽐낸다. 관람객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손에서 쉬이 떼지 못한다.

연못 위쪽(서쪽)은 물가에 덱이 있어 사진 찍기에 적당하다. 덱에서 좀 더 서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소원터널’을 지나 ‘숲속LED정원’으로 향한다. ‘숲속LED정원’의 꽃과 나비 조형물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공작’ 조형물도 눈길을 끈다. 이쯤이 하이라이트라 생각해선 곤란하다. ‘만남의다리’ 북쪽 전망대에 오르면 알 수 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
해상인도교서 즐기는 다양한 볼거리

전망대는 태안빛축제 전경을 감상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주변 조망은 기본, ‘은하수카펫’과 ‘메인LED동산’을 위한 전용 전망대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전망대 서쪽 ‘은하수카펫’은 대형 꽃을 수놓은 거대한 조명 카펫이다. 다채로운 불빛이 어우러져 신이 그린 한 폭의 그림 같다.

‘메인LED동산’은 태안빛축제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메인LED동산’을 거닐 때는 전체 문양을 알 수 없지만, 전망대에서 태극기 문양의 진가가 드러난다. ‘메인LED동산’ 서쪽에 ‘출렁다리’가 있는데, 물가에 세운 남녀의 얼굴 조명이 이색 풍경을 연출한다.


네이처월드는 현재 야간에만 개방한다.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운영 시간은 오후 5시30분~10시(9시까지 입장, 연중무휴), 입장료는 어른 9000원, 유아·청소년(36개월~19세) 7000원이다. 비 오는 날에는 점등하지 않으므로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게 안전하다. 반려동물 동반 시 목줄과 배변 봉투를 지참해야 하며, 중·대형견은 입마개 착용이 필수다.

네이처월드에서 드르니항이 멀지 않다. 이곳에 해상인도교 ‘대하랑꽃게랑’이 있어 일몰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일대에서 대하와 꽃게가 많이 잡혀 붙은 이름으로, 다리 모양도 대하와 꽃게를 형상화했다. 대하랑꽃게랑은 태안반도의 드르니항과 안면도 백사장항을 잇는다.

두 항은 자동차로 이동하면 약 5㎞를 돌아가야 하지만, 걸어서 오갈 때는 대하랑꽃게랑을 건너면 된다. 음식점이나 상가는 백사장항 쪽에 많고, 한적하게 일몰을 누리기에는 드르니항이 적당하다. 해가 길마섬 쪽으로 지는데, 태안의 꽃지해수욕장이나 운여해변과 견줄 만하다. 대하랑꽃게랑은 야경이 또 다른 볼거리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해양유물전시관도 가볼 만하다. 자동차로 닿는 태안의 가장 서쪽, 신진도에 위치한다. 군청이 있는 시가지에서 약 20㎞ 거리지만, 가족이 재미나게 보고 체험하는 전시관이다. 전시관은 1~2층으로 나뉘는데, 특별전시실을 제외한 상설전시실은 실제에 가깝게 재현한 마도1호선이 두 층을 아우르며 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 층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

1층 수중발굴체험전시실은 ‘수중 문화유산 실감 영상 체험’과 ‘수중 발굴 가상현실(VR)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아이들에게 인기다. 전시관 야외에서 안흥항까지 해상인도교가 놓여 일대의 바다 풍경도 한 눈에 들어온다.

태안읍 백화산 남서쪽에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있다. 지난해 10월에 개관한 태안의 ‘신상’ 여행지이자, 전국에서 세 번째 동학 기념관이다. 태안은 내포 지역 동학혁명군이 마지막 항전을 벌인 곳이다. 기념관에는 동학혁명과 태안의 동학혁명 역사를 4가지 주제로 전시한다.

전시는 주로 1층에서 관람하고, 2층 휴게실에서 기념관 뒤 교장바위 쪽 갑오동학혁명군추모탑으로 길이 연결된다. 백화산 정상 방향으로 가면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국보)을 만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해양유물전시관→드르니항→네이처월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해양유물전시관→드르니항→네이처월드
-둘째 날: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네이처월드(태안빛축제) www.ffestival.co.kr
-태안관광 www.taeantours.com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해양유물전시관 www.seamuse.go.kr/taean

문의 전화
-네이처월드 041)675-9200
-태안군청 관광진흥과 041)670-2583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해양유물전시관 041)419-7000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 041)670-5967


대중교통
[버스] 서울-태안,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4회(07:20~20:2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회(07:50  ~20:0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4회(07:20~18:1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태안공영버스터미널에서 731번 버스 이용, 모레논 정류장 하차, 네이처월드 남문매표소까지 도보 약 340m.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태안여객 041)675-6674~5 태안대중교통정보 www.taean-pti.kr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홍성톨게이트→갈산교차로에서 내포로·해미 방면 1.3km→상촌교차로에서 천수만로·남당리·천북·안면 방면 좌회전, 23km→원정교차로에서 안면대로·안면·고남 방면 좌회전, 98m→마검포길 마검포·신온리 방면 오른쪽, 1km→마검포길 마검포 방면 우회전, 988m→네이처월드

숙박 정보
-어나더비치: 남면 곰섬로, 010-2859-6249, www.anotherbeach.co.kr
-스테이앤드스튜디오 여여재: 남면 몽대로, 010-3223-1183, www.yeoyeojae.com
-그람피하우스: 남면 안면대로, 010-8515-6653, www.grumpy.co.kr

식당 정보
-생생왕꽃게(생생왕정식): 남면 천수만로, 041)675-4133, www.sjcrab.modoo.at
-원조뚝배기식당(우럭젓국): 태안읍 시장5길, 041)674-0098
-몽산포제빵소(마늘빵): 남면 우운길, 041)675-9802

주변 볼거리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유류피해극복기념관, 만리포해수욕장, 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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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