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진검승부 총결산 - 마지막날 결정된 최후의 승리자

국내 남자프로골프 투어가 끝맺음했다. 배용준이 수상한 신인왕 타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수상 부문의 주인이 가려지지 않았던 KPGA 코리안 투어에서는 김영수가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KPGA 챔피언스 투어 최강자로 우뚝 섰던 김종덕은 올해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김영수(33)가 KPGA 코리안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정상에 오르며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 등 3관왕에 올랐다. 김영수는 지난달 13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한승수(미국)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둘은 최종합계 24언더파 264타로 승부를 내지 못했고, 곧바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영수는 18번 홀(파4)에서 펼쳐진 3차 연장전에서 2번째 샷을 홀 가까이에 붙이고 버디를 낚으며 정상에 우뚝 섰다.

치열했던 승부

시즌 2승째를 달성한 김영수는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5915.05점)와 상금 1위(7억9132만324원)로 도약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2억6000만원이다. 특히 2018년 박상현(39)이 작성한 코리안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7억9006만원)을 돌파하며 활짝 웃었다.

아울러 김영수는 1억원의 추가 보너스와 제네시스 차량 1대를 부상으로 받았다. 또한 향후 5년간의 코리안 투어 시드권, DP 월드 투어 1년 시드권을 획득했으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까지 추가로 얻었다.


김영수는 아마추어 시절 유망주로 꼽히던 골퍼였다. 2006-2007년 상비군을 거쳐 2008년엔 국가대표를 지냈고, 2007년 송암배, 익성배, 허정구배 등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아마추어 대회를 모두 우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선 아마추어 시절의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2부 투어인 스릭슨 투어를 오갔다.

그랬던 김영수가 올해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KPGA 코리안 투어 메이저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첫 우승을 차지하며 재기를 알린 데 이어 한 달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기록한 것이다. 

시즌 막판 3개 대회에서 우승-3위-우승의 성적을 썼다. 이로 인해 개인 타이틀 판도를 바꿔버리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김영수, 대상·상금·다승 3관왕
시즌 최종전에서 아름다운 결실

김영수는 “최종전에서 우승을 거두고 제네시스 대상과 제네시스 상금왕 타이틀까지 얻게 돼 기쁘다”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지금까지 참고 기다려왔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정말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어 “솔직히 열심히 계속하다 보면 한 번 정도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하고 내 골프 인생이 바뀌었다.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고도 했다.

2020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한승수는 마지막까지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황도연(29)이 3위(21언더파 267타), ‘디펜딩 챔피언’ 김비오가 4위(20언더파 268타)로 대회를 마쳤다.


KPGA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은 배용준(22)에게 돌아갔다. KPGA는 지난달 2일 “까스텔바작 신인상 포인트 부문에서 2490.47로 1위를 달리는 배용준이 장희민(1242.88)을 제치고 신인상 수상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둘의 격차는 1247.59였지만 장희민이 지난달 3일 경북 구미의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개막한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원)에 불참을 결정해 남은 2개 대회에서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신인상 포인트는 우승자에게 900점, 2위에게 480점을 지급한다.

올 시즌 16개 대회에 출전한 배용준은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우승 포함 TOP 10 4회 진입 등 총 13개 대회서 컷통과했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4위(4250.46P), 제네시스 상금 순위 11위(3억3636만1962원)에 위치하는 등 데뷔 첫 해 투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종료 후에는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자 자격으로 ‘더 CJ컵’에도 출전했다.

배용준은 아마추어 시절인 20 18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2018년 ‘허정구배 제65회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호심배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2019년 ‘제23회 매경 솔라고배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제26회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배용준, 까스텔바작 신인상 차지
김종덕, 챔피언스 최강 재확인

2020년 11월 KPGA 투어 정회원으로 입회했고 지난해에는 KPGA 코리안 투어와 스릭슨 투어를 병행했다. 지난해 KPGA 코리안 투어 7개 대회에 나서 제네시스 상금 순위 37위에 자리해 이번 시즌 시드를 확보해 투어에 데뷔했다.

배용준은 “투어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받게 된 시즌 타이틀인 만큼 기쁘다. 또한 생애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기 때문에 더욱 감격스럽다”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최종전 최종 라운드의 마지막 홀까지 최선을 다해 시즌을 마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챔피언스 투어 최강자’ 김종덕(61)은 KPGA 챔피언스 투어 상금왕 2연패에 성공했다. 김종덕은 지난달 9일 펼펴진 ‘제27회 한국시니어 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억원, 우승상금 1500만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스 투어 통산 15승째다.

김종덕은 지난달 8일부터 양일간 제주 애월읍 소재의 타미우스 골프앤빌리지 우드, 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째 날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 4언더파 68타로 박성필(51), 오세의(55)와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대회 최종일에도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작성해 최종합계 14언더파 130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종덕은 시즌 2승을 거뒀다. 올 시즌 KPGA 챔피언스 투어 상금 순위 1위(6475만5513원)를 차지하며 2년 연속 KPGA 챔피언스 투어 상금왕에 등극했다. 통합 포인트 순위 1위(6만4745.51P)에도 올랐다.


영광의 순간

김종덕은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그린 스피드도 빠르고 대회 코스 환경이 선수들에게 플레이하기 최적이었다”며 “차분한 코스 공략이 이틀간 노보기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회를 치르기 전 KPGA 챔피언스 투어 상금왕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할 수 있어 기쁨이 더욱 크다”며 “60세 이상의 나이에 현역으로 활동하며 상금왕을 차지했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종덕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우승 횟수를 33승(KPGA 코리안 투어 9승, 일본 투어 4승, KPGA 챔피언스 투어 15승, 해외 시니어 투어 5승)으로 늘렸다. 또 2011년 ‘제16회 한국시니어 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2번째 ‘한국시니어 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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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