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살아나고 있다. 이미 해외시장에서 인기 있는 치킨, 닭갈비, 떡볶이 등 전통적인 한국 음식뿐 아니라 햄버거, 커피 등 해외 음식도 국내 브랜드를 달고 한류 붐을 타 해외 진출에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프랜차이즈 해외 진출이 엔데믹 시대를 맞아 본격적인 K-프랜차이즈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외식전문 프랜차이즈 기업 훌랄라 그룹이 코로나19 이후 다소 주춤했던 해외 진출을 다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 동남아시아, 일본, 미국 등 전 세계로 브랜드 진출을 강화했던 훌랄라는 최근 훌랄라참숯바베큐와 홍춘천치즈닭갈비 등 정통 한국 외식업의 해외 진출을 다시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대박
훌랄라는 코로나 이전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맨해튼에 낸 자매 브랜드 홍춘천치즈닭갈비 점포가 대박을 쳤다. 코로나로 다소 주춤했던 해외 창업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최근 필리핀에도 진출하게 됐다. 훌랄라참숯바베큐도 코로나 유행 상황 속에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에서 오픈한 점포가 대박을 쳤고, 최근 베트남과 인도 지역 10여 군데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훌랄라는 원래부터 해외 진출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하고 있다.
김병갑 회장은 “그동안 중국 진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실패도 맛봤지만 미국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시장에 K-프랜차이즈를 당당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고 싶어 다시 해외 진출에 도전한다”며 “꼭 돈만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외식업을 글로벌 표준으로 상승시키기 위해서기도 하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브랜드는 BBQ다.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 독일, 말레이시아 등 57개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글로벌 외식업 전문지인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가 선정한 미국 내 500대 외식 브랜드에 국내 업체 최초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해 6월에는 ‘미국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외식 브랜드 25위’ 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BBQ에 따르면 지난해 BBQ의 미국 사업 매출은 7300만달러(약 1067억원)로, 2020년(3300만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BBQ는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저지,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20개주에 총 1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작 직전인 2019년(58개)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늘었다. 해외 매장(500개)의 약 30%가 미국에 집중돼있다.
현재 추가로 미국 내 오픈 예정인 매장만 100개다. 여기에 미국 전역에서 최근 400여명이 가맹점 신청을 한 상태다. 내년 미국 내 매장 수가 6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교촌치킨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에 7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말레이시아 2개점, 중동 두바이에 5호점을 새로 개설했다. 특히 미국에서 직영 사업만 해오던 교촌은 최근 하와이에 미국 첫 가맹사업장을 열었다.
교촌은 하와이를 시작으로 미국 본토까지 가맹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2025년까지 25개국에 537개의 매장을 오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치킨·닭갈비·떡볶이…전통 음식 활기
햄버거, 커피…외국 음식들도 한류 붐
bhc치킨은 말레이시아에 첫 거점을 마련, 본격적인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bhc치킨은 지난 1일(현지 기준) 몽키아라 지역 내 쇼핑센터인 리테일 파크에 현지 1호 매장인 ‘bhc치킨 말레이시아’를 열었다. 이 매장은 현지 식음료(F&B) 전문 기업인 데일리 에디블에서 운영을 맡아 bhc치킨의 첫 해외 마스터 프랜차이즈 매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bhc치킨의 말레이시아 1호점은 38평에 62석 규모인 비어존 매장으로 리테일 파크 지상 2층에 문을 열었다. 노란색을 메인 컬러로 내부를 장식해 bhc치킨 브랜드 가치인 ‘희망, 행복, 즐거움’을 전하고자 했으며 우드 소재를 활용한 테이블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bhc치킨은 이번 말레이시아 매장 출점 이후 내년 상반기에는 싱가포르 1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지난달 31일 태국 방콕의 대형 쇼핑몰에 태국 1호점을 열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태국은 닭고기 소비가 많은 국가로, 한류 콘텐츠 인기 등에 힘입어 현지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태국을 아세안 지역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해외 진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버거 본토 시장인 미국에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진출해 캘리포니아 지역에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내 100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떡볶이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두끼는 올해 4월 해외 진출 7년 만에 해외 매장 100호점을 돌파했다. 두끼는 베트남,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총 7개국 1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두끼는 연말까지 해외 매장 120호점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차
외식업 전문가들은 K팝, K드라마의 인기로 한국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많은 토종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알릴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로 주춤한 지금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먼저 프랜차이즈 창업가가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겠다는 강한 신념이 필요하다. 정부도 외식업을 정책의 중요한 의제로 여기고 해외진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