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평정한 여제 박민지

시즌 3관왕 2연패 시동

‘대세’ 박민지(24)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거침없는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면서 국내 여성 골프계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형국이다.

 

박민지는 지난달 18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인 ‘KB  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박민지는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을 받으면서 올 시즌 누적 상금 10억4166만원을 기록해 KLPGA 투어 최초로 2년 연속 상금 10억원을 돌파한 주인공이 됐다.

대세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박민지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이소영(25)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면서 정상에 올랐다.

박민지는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뒀다. 6월에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와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하며 상반기에만 3승을 거뒀다.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3개월에 걸친 예열을 끝내고 시즌 4승을 따냈다. KLPGA 투어 통산 14승(메이저 2승)째로 박민지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건 지난해 6월 DB그룹 한국여자 오픈에 이어 1년3개월여 만이다.


이번 대회는 ‘역대급’ 난이도로 인해 오버파가 쏟아지는 등 선수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른바 ‘코스와의 전쟁’. 급격한 2단 형태는 기본이고 빠르고 단단하기까지 한 그린에 러프는 최대 90㎜까지 자라 발목을 덮었다. 

지난 8월 한화 클래식의 120㎜ 러프보다는 짧지만 더 질겨서 선수들의 한숨을 유발했다. 이 대회의 3라운드 진출 커트 라인은 12오버파로 한화 대회의 9오버파를 훌쩍 넘었다.

올 시즌 벌써 5승 달성
메이저 대회서만 2승

3라운드까지 선두 정윤지(22)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민지는 이날 전반까지 기세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8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더니 13번 홀(파3)과 14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치고 나갔다. 

박민지의 뒷심이 빛난 홀은 17번 홀(파4)이다. 이소영이 그린 옆 벙커 턱에 걸린 볼을 그린에도 올리는데 실패한 끝에 보기를 기록했고, 박민지는 흔들리지 않고 핀에 공을 가까이 붙이며 버디를 기록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박민지는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 후 박민지는 “좋지 않았던 어제의 후반을 생각하면서 쳤다. ‘아, 이 홀에서 이런 실수를 했지. 그렇게 치지 말아야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집중력을 높였다”며 “13번 홀 롱 퍼트 성공 뒤 자신감이 커졌다. 어려운 코스는 어려운 만큼 전략을 짜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3언더파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한 임희정(22)은 이븐파 288타로 3위에 올랐고,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던 정윤지는 공동 4위(1오버파 289타)에 머물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3년8개월 만에 우승한 뒤 금의환향한 전인지(28)는 공동 23위(8오버파 296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민지의 질주는 여기서 그치지 앉았다.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것이다. 시즌 5승이자 통산 15승으로 역대 공동 4위의 대기록이다.

박민지는 지난 9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G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를 쳤다.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동 타를 적어낸 정윤지(22)와 18번 홀(파5)에서 2차례의 연장 끝에 정상에 올랐다.

2년 연속 상금 10억
현역 최다승 겹경사

연장 1차 18번(파5) 홀에서 박민지와 정윤지는 모두 실수를 범했다. 정윤지는 티샷 미스로 벙커에 빠졌고, 박민지는 페어웨이에서 친 볼을 러프에 갔다. 하지만 정윤지는 긴장한 탓인지 또 실수를 해 볼을 러프에 빠트렸고, 박민지는 침착하게 깃대 옆 1.5m 부근에 볼을 위치시켰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파로 끝냈다.

2차 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민지는 페어웨이를 놓쳤지만 침착하게 볼을 그린에 안착시켰다. 하지만 투온을 노린 정윤지의 2번째 샷은 돌다리 틈에 박혔다. 홀컵 약 2m 부근에서 박민지는 버디에 성공해 환한 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 최다인 5승을 달성한 박민지는 통산 15승으로 장하나(30)와 함께 KLPGA 투어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다. 우승상금 2억1600만원을 챙기면서 누적 상금 12억6458만원으로 상금랭킹 1위 자리를 더욱 굳혔다. 최근 샷감이 절정에 오른 박민지의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지난 시즌 자신이 세운 KLPGA 투어 역대 최다 상금(15억2137만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 

최강

또한 이번 우승으로 대상포인트 584점을 기록하며 김수지(26·589점)에 이어 해당 부분 2위에 올랐다. 다승, 상금, 대상 등 시즌 3관왕 2연패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편 이날 2언더파를 친 김재희(21)와 2타를 잃은 박성현(29)이 공동 3위(이븐파 288타)에 올랐다. 박성현은 기대했던 역전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여전한 장타력을 앞세운 화끈한 경기로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4년 만에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김수지는 이날 4타를 잃으며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