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막노동과 100억원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2.09.14 10:37:12
  • 호수 13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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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한 장으로…76년 돈 찾기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막노동과 100억원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70대 노인이 현재 100억원 가치로 추산되는 부친의 현금보관증을 소유한 사연이 화제다. 3대째 돈을 찾지 못해 정부 당국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은행은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2만엔

경북 예천군에 거주하는 79세 김규정씨는 부친이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 남긴 거액의 돈을 수십년이 지나도록 인출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에 따르면 부친 고 김주식씨는 14세이던 1910년 일본으로 건너가 막노동을 시작했다. 1945년 해방을 맞자 고생하며 모아놓은 엔화를 들고 귀국했다. 거액이던 돈을 집안에 보관해두기 어려워 예천군의 조흥은행 지점을 찾아 맡기고 현금보관증을 받았다.

현금보관증에는 1946년 3월5일 조흥은행 풍천지점의 박종선 지점장이 예천군 보문면 미호동에 사는 부친의 일본 돈 1만2220엔을 받아 보관함을 증명한다고 적혀있다. 부친의 사인과 조흥은행 직인이 찍혀 있으며 다른 사람이 소유권을 침해할 수 없다고도 명시돼있다.


당시 환율과 물가상승, 화폐개혁 등을 감안할 때 현재 가치로 40억~70억원으로 평가된다. 76년간 은행 이자까지 합하면 1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아들 김씨는 “1980년대 초 방문한 조흥은행의 한 국고 담당 대리관에게 ‘우리 은행 것이 맞다. 거액이라 인출하려면 재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금융당국에 문의했으나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며 인출을 거부당했다.

1946년 은행에 맡긴 현금보관증
3대 걸쳐 찾지 못해 도움 요청

부친은 계속 정부기관들을 수소문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69년 화병으로 눈을 감았다. 현금보관증은 창고에 있다가 1982년 김씨 가족이 다시 발견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안타깝지만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최선을 다해 자료들을 찾아봤고 금융당국에도 알아봤다. 은행 직인과 지점장 이름, 계좌 등을 조사했으나 현금보관증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앉아서 주고 서서도 못 받는…’<webs****> ‘주고 싶지 않은 거겠지∼’<kmh0****> ‘이래서 어른들이 은행도 믿을 수 없다고 했구나∼’<pjs0****> ‘자료가 왜 없냐? 당시 담당자명도 있고, 지점명도 있고, 자필 확인도 있고, 단서가 될 만한 게 한두 개가 아닌데…’<anam****>


‘반대로 대출금 회수엔 악착같을 거다’<dadl****> ‘그 시절 일본 가서 돈벌이 한다는 건 고생이 상상을 초월한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말 한마디 통하지 않은 일본 땅에서 벌어들인 돈이다’<sion****> ‘성공보수 걸면 대형 로펌에서 달려올 거 같은데…’<shin****>

‘14살의 어린 나이에 일본 가서 온갖 핍박과 멸시를 받으며 막노동…35년간 모은 돈을 은행에 맡겼는데 못 준다고 하면 화병 날 만하지’<jimm****> ‘민사소송을 하세요’<raso****>

진짜·가짜란 증거는?
“진위 여부 확인 불가”

‘소송을 안 하는데 어느 직원이 자진해서 저 돈을 내주겠냐?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소송해라’<blue****> ‘저게 가짜란 증거를 은행이 제시해야 하는 거 아닌가?’<rega****> ‘안타깝다, 일본에 맡겼으면 받았을 텐데∼’<afoo****> ‘내가 은행장이어도 안 줄 거 같은데? 노인네가 가져온 오래된 문서 하나로 100억원이란 돈을 줄 수 있나? 100만원 문서 가져와도 안 줄 거 같은데 100억?’<wjda****>

‘어떻게 저런 큰돈을 모으고 예금했을까? 막노동으로 설명 가능한 부분인가?’<pkw5****> ‘저 당시 조선인이 엘리트 계급도 아니고 막노동으로 저 큰돈을? 오랜 세월 동안 못 받았으면서 소송 한번 제기 안 한 것도 의심스럽고…’<soul****>

소송은?

‘이해가 안 간다. 일본에서 막노동으로 35년 동안 지금의 가치로 40억∼70억원을 번 것도 이상하다. 그 오랜 기간 동안 한 푼도 안 찾았다는 것도…그리고 이런 큰 일을 손녀가 창고에서 발견해 집안이 알게 된 것도 수상하다’<love****>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은행 현금보관증 효력은?

현금보관증은 상대방에게 현금을 잠시 맡긴다는 내용을 문서로 작성한 증서로서 차용증이나 금전대차계약서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만 현금보관증이라고 해서 다 현금을 보관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주면서 받은 것이면 명칭이 어떻든 돈을 빌려준 증거가 될 뿐 형사처벌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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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